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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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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대학 지구환경과학부 정해진 교수팀, “대기 중 질소 증가가 바닷물 적조 주범” 밝혀

2011. 11. 16.

정해진 교수

○ 우리나라 인근 해역 질소 농도 상승

포스텍 이기택 교수, 서울대 정해진 교수,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정희동 연구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레이먼드 나자 박사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인간 활동 때문에 발생해 대기를 오염시킨 질소가 바다로 들어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 익스프레스’ 23일자에 발표했다. 사이언스 익스프레스는 사이언스에 실리기 전에 중요 논문을 선정해 미리 소개하는 온라인 논문 속보다. 이 교수팀의 논문은 ‘사이언스’ 10월호에 게재된다.

대기 중 질소 농도의 증가가 바다의 화학 조성을 바꾼다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황해와 동해, 동중국해의 질소와 인(P)의 비율은 약 13 대 1, 세계 평균은 약 15 대 1 정도로 알려졌다. 연구진이 제주도, 경북 울진, 일본 오키 섬 등 3곳과 기존 연구자료를 통해 해양 질소량을 조사 분석한 결과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인근 바다의 질소 비율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체로 질소와 인 비율이 13 대 1의 비율이 깨졌으며 심한 곳은 16 대 1이나 됐다. 질소와 인은 해양 생태계의 근간을 이루는 식물 플랑크톤에 필수 영양소다. ‘13 대 1’ 환경에서 적응한 한반도 연안의 생태계에서 이 같은 현상은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바닷물에서 질소 농도가 높아진 것은 대기 중 질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질소는 화석연료를 태우거나 유기물질이 분해될 때 발생해 공기 중으로 퍼진다. 인간이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할수록 대기 중 질소의 농도는 높아진다. 식물을 잘 자라게 하기 위해 질소계 비료를 많이 사용하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바다는 대기 중에 떠다니는 질소를 잡아 가두기도 한다. 대기 중에 떠다니던 질소가 비를 만나 바다로 떨어지기도 한다. 이기택 교수는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수집한 질소 오염물질을 분석했더니 바다에 질소가 많아진 이유는 대기 중 질소의 양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양 질소 농도를 보면 제주도는 1980년대 초반 2ppm에서 2000년대 중반에는 8ppm으로, 동해안은 1ppm에서 7ppm으로 급증했다.

○ 질소량 늘면 식물 플랑크톤의 종 달라져

바다에서 질소와 인의 비율이 깨지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질소 비율이 낮은 바다에서는 ‘남조류’의 양이 많다. 질소가 점점 증가하게 되면 남조류가 사라지고 ‘와편모류’가 증가한다. 대형 해조류에 부착하여 살아가는 미세먼지 크기의 광합성 생물인 와편모류는 바다에 적조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적조는 플랑크톤이 갑자기 늘어나 바다나 강의 색이 변하는 현상으로 수중 산소량이 줄어 어패류 질식 등 해양 생태계에 큰 피해를 준다. 따라서 먹이사슬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해진 교수는 “질소와 인의 비율이 달라지면 식물 플랑크톤의 종이 변하고 이를 먹고사는 포식자도 달라져 생태계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해와 동중국해는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강이 많아 앞으로 동해보다 질소의 양이 빨리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화석연료와 질소비료 사용량이 꾸준히 늘면서 질소오염물질이 늘고, 이것이 바람을 타고 한반도와 일본 쪽으로 날아와 대기와 바다에 퍼지기 때문이다. 2003년 기준으로 중국의 질소화합물 배출 총량은 우리나라의 8배, 암모니아는 60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기택 교수는 “유럽 연안이나 미국 동부해안 등도 도시화, 산업화의 영향으로 질소 오염물질이 해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로 인한 해양 환경 변화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대학교 연구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