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성의 대장암 발생률이 아시아 1위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가 나온 가운데 머리카락 한 올 굵기의 1만분의 1에 해당하는 미세한 입자를 다루는 나노기술을 이용해 대장암 세포를 죽이는 치료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 의대 조남혁·성승용 교수팀과 고려대 공대 김영근 교수팀 등은 대장암 세포가 만드는 단백질을 부착한 특수 나노입자를 통해 환자의 면역세포를 훈련시켜 대장암을 효율적으로 공격하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의 논문은 지난 11일 나노기술 분야 최고 권위를 가진 학술지 'Nature technology' 온라인판에 실렸다.
우리 몸에는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이나 암세포를 공격하는 'T-세포'라는 면역 세포가 있는데, 암과의 전투 최일선에 있는 첨병과 같다. 이 병사들을 훈련시키는 교관에 해당하는 것이 수지상(樹枝狀)세포다. 연구진은 직경 10나노미터의 입자에 대장암 항원을 부착한 다음 수지상세포에 이를 주입해 T-세포를 잘 훈련시키도록 만들었다. 성승용 교수는"앞으로 3∼4년 내에 실제 대장암 환자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연구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