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현대사회에서 대유행하고 있는 ‘콜레라 균’의 발생지와 확산 경로를 확인하는 연구 성과를 제시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제백신연구소(IVI) 김동욱 박사팀과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천종식 교수팀은 차세대 염기서열 해독기업을 사용해 현재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콜레라 팬데믹(대유행)의 발생지와 어떻게 확산되었는지를 확인하는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지진 발생후 아이티에서 대유행을 일으킨 특정 콜레라균은 40년전 인도 뱅갈만에서 첫 출현한 조상균주(ancestor strain)에서 유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연구진은 영국 Welcome Trust Sanger Institute 등과 공동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으며,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Nature’ 24일자(현지)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지난 40년 동안 전세계에서 수집된 154개의 콜레라 원인균(Vibrio cholerae)의 지놈 염기서열을 분석해 병원균의 확산을 추적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이 병원균의 염기서열 내 단일 DNA 변화를 활용해 콜레라균의 전달 루트를 세계 지도상에서 추적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1950년대에 처음 등장해 현재 전세계에서 유행하고 있는 콜레라는 뱅갈만 지역으로부터 유래했으며, 한번이 아니라 최소한 세 차례에 걸쳐 세가지 다른 균주들이 세계 여러 대륙으로까지 확산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러한 콜레라의 움직임은 인간의 활동과 긴밀히 관련돼 있어, 인간의 여행에 따라 콜레라균이 확산된 것으로 추정했다.
국제백신연구소 김동욱 박사는 “이 연구는 콜레라균의 대륙간 이동과 진화를 추적하기 위해 V. cholerae 균의 새로운 변종들과 유전체의 정보를 종합 분석한 첫 연구들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향후 보건 계획 수립과 콜레라 첫 발생지역을 역추적 하는 연구에 활용되고, 주로 최빈국 지역에서 매년 300만명 혹은 500만명을 감염시켜 1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내는 콜레라의 확산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공동저자인 영국 Welcome Trust Sanger Institute의 Julian Parkhill 박사는 “이는 콜레라는 항상 지역내 균주에서 발생한다는 전통적인 믿음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으며, 발라크리시 나이어(G Balakrish Nair) 인도 콜레라 및 장감염 연구소(NICED) 소장은 “이러한 발견은 향후 콜레라 팬데믹이 왜 동남아시아에서 시작하여 전세계로 확산됐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제백신연구소(IVI)의 Cecil Czerkinsky 사무차장(부소장)은 “이러한 발견은 연구자들이 전염성 질환의 이동 형태를 추적하고, 그 발원지를 찾아가는데 새로운 접근방향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학교 연구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