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매일 먹으면 심혈관 질환 생길 가능성”
인삼의 특정 성분을 매일 먹으면 심혈관계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삼 성분의 ‘부작용’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 약학과 정진호 교수팀은 “인삼에 들어 있는 성분인 ‘Rg3’이 평활근(smooth muscle) 세포를 죽여 혈관 구조를 바꾸는 역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독성학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인 ‘톡시컬로지컬 사이언스(Toxicological Science)’ 19일자에 온라인 속보로 게재됐으며 다음 달 말 책자로 발행될 예정이다. Rg3은 인삼의 사포닌 배당체를 가리키는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의 하나로 인삼의 주요 유효성분이다. 특히 Rg3은 혈관 수축을 억제해 고혈압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Rg3에 의해 한번 수축이 억제된 혈관은 영원히 수축 기능을 잃는다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팀은 흰쥐 7마리의 정맥에 4주 동안 매일 Rg3 5mg을 주사한 결과 혈관 내벽의 두께가 얇아지고 혈관의 지름이 커지는 등 혈관이 비정상적인 구조로 바뀐 현상을 발견했다. 정 교수는 “흰쥐의 동맥을 떼어내 분석한 결과 평활근세포가 사멸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평활근세포는 혈관의 수축을 담당한다. Rg3을 혈관에 주입하면 세포의 칼슘 채널을 손상시켜 평활근세포가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되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평활근세포가 더는 살아있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자살’한다. 이로 인해 혈관의 수축 기능도 마비된다.
정 교수는 “고혈압 치료제인 아모디핀을 Rg3의 대조군으로 실험에 사용했다”면서 “아모디핀의 경우 흰쥐의 혈관에 주사했을 때만 혈관 수축이 억제될 뿐 혈관에서 제거하면 혈관 수축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정 교수는 “인체에 순기능만 하는 것으로 인식돼온 인삼 성분이 유해할 수 있다는 점을 처음 알렸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독성학 분야 권위자인 국내 모 대학 관계자는 “Rg3을 포함한 인삼추출물이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지는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정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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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학과 정진호 교수, 인삼 부작용 발견
2010. 1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