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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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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박영환 교수, 카이스트 공동연구팀, 강철보다 강한 섬유 개발

2010. 11. 26.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박영환 교수, 카이스트 공동연구팀, 강철보다 강한 섬유 개발

강철보다 강한 거미줄을 생산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방탄복, 현수교 지지 케이블 등 응용 분야가 다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카이스트)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와 서울대 박영환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교수 공동연구팀은 27일 유전자 재조합으로 개량한 대장균을 이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분자량 거미 실크 단백질’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거미는 일곱 가지 실크를 만들어내는데, 긴급상황 때 거미가 타고 내려오는 ‘드래그라인 실크’가 가장 강해 오래 전부터 이를 모사해 방탄복, 낙하산, 콘크리트 건조물 보강재 등에 이용하려는 연구가 진행돼 왔다. 과학자들은 염소 젖이나 대장균 등 갖가지 방법으로 거미 실크를 모방하려 했지만, 실제 거미 실크 단백질에 많이 들어 있는 글리신 아미노산이 충분히 생성되지 않았다.

이상엽 교수팀은 단백체(프로테옴) 등 세포와 관련한 각종 정보들을 통합해 세포의 상태를 다차원적으로 분석하는 ‘시스템대사공학’을 통해 대장균이 거미 실크 단백질을 생산할 때 글리신 부족현상이 발생하는 작동 원리를 찾아냈다. 이어 관련 유전자들을 증폭하거나 제거해 대장균의 대사를 재구성한 뒤 대장균으로부터 분자량이 최고 285kDa(킬로달턴)에 이르는 거미 실크 단백질을 합성해냈다. 이는 실제 거미줄의 분자량에 버금가는 것으로, 지금까지 인공합성을 통한 거미 실크 단백질의 분자량은 100~150kDa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대장균이 생산한 거미 실크 단백질을 거미가 엉덩이 쪽에서 거미줄을 자아내는 것을 흉내낸 생체모방 기술을 통해 실크 섬유로 만들었다. 박영환 교수팀이 이 실크의 물성을 측정해보니 강도는 508㎫(메가파스칼), 인장탄성률은 21㎬(기가파스칼)에 이르렀다. 이는 고강도 인조섬유인 케블러에 견줄 만한 것으로, 같은 굵기의 강철보다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상엽 교수는 “기존 석유화학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고성능 섬유를 생산하는 기반기술을 확보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논문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