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과 홍두승 교수, 한국사회의 계층 분석한 <높은사람, 낮은사람> 펴내
사회학과 홍두승 교수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과 계층문제를 추적해온 중진 사회학자다. '한국 사회의 계층을 말한다'는 부제를 달고 최근 출간한 《높은 사람, 낮은 사람》(동아시아)은 그간의 계층문제에 대한 학술적 연구를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쉽게 풀어낸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양극화와 빈곤, 중산층과 '강남(江南) 현상' 등 우리 사회의 민감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19일 인터뷰에서 홍 교수는"한국에서 불평등과 계층 격차가 문제로 떠오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계층 격차가 심하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적 양극화'란 개념도 정확하지 않다고 했다. 양극화는 중간이 공동화되고 소수를 제외한 다수가 하위 계층으로 전락하는 구도를 뜻하는데, 한국 사회는 중산층이 다수 존재한다는 것이다.
"중산층이 빈곤층보다 많지만 강남 富세습이 계층이동 막아 입시제도만 바꿔선 해결 안돼"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유달리 '평등 의식'이 강한 것인가."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다"는 말도 있다.
"한국은 매우 동질적 사회다. 사회적 네트워크가 촘촘하게 연결돼 있어 두세 명만 거치면 서로를 다 알 수 있다. 또 성취욕이 매우 높기 때문에 남과 비교하고, 거기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 강한 성취욕은 사회 발전의 동력이지만 이 때문에 불만은 높아진다. 한국 사회가 압축 성장을 경험하면서 벌어진 계층 격차를 사람들이 견디기 힘들어 한다."
―'강남 엄마 따라잡기'라는 TV 드라마가 나올 만큼 '강남 사람'이 도마에 오른다. '강남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강남 현상'은 결국 불평등과 사회 이동의 경직화 문제로 귀결된다. 자녀의 교육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엄마의 정보력과 할아버지의 재력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지 않은가. 1980년에 서울대 교수가 됐는데 신입생 조사를 해보면 부모의 교육 수준과 경제력이 갈수록 좋아진다. 2009학년도 신입생의 경우 아버지 교육 수준은 대학원 졸업이 28%, 대졸이 53%로 대졸 이상이 80%를 넘는다. 1981년도 보호자 학력 중 대학 이상(중퇴 포함)이 43%였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사회 불평등은 입시제도만 바꿔선 해결할 수 없다. 입시제도를 어떻게 바꾸든 새로운 제도에 빨리 적응하고 그 제도하에서 승자가 되는 데에는 부모의 능력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불평등문제의 해결책은 뭔가.
"계층 간의 격차 해소를 내세우기보다 취약 계층의 삶의 질 향상이나 빈곤 퇴치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 상대적 빈곤보다 절대적 빈곤을 해소하는 데 무게를 둬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의 상류층이 누리는 부와 권력이 정당하게 취득한 것인가 또는 지위에 걸맞은 사회적 기여를 하고 있는가 하는 데 대한 의구심이 많은 것같다.
"우리 상류층의 사회적 책임 의식은 여전히 약하다. 6·25전쟁 때 미국의 대통령·장관·장성 등 고위층 아들 가운데 참전한 사람이 140명이 넘고, 이 중 30여명이 전사하거나 부상했다. 미8군 사령관 밴 플리트 대장 아들은 전폭기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행방불명됐다. 우리 사회가 모든 계층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터전이고, 상류층이 자신들이 누리는 부와 명예에 걸맞은 사회적 기여를 당연히 해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2010. 1. 20
서울대학교 연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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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과 홍두승 교수, 한국사회의 계층 분석한 펴내
2010.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