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미술사학과 이주형 교수 연구팀은 '구법승'들에 대한 3년간의 연구 결과를 모아 <동아시아 구법승과 인도의 불교 유적> 을 발간하였다.
구법승(求法僧)이란 인도로 직접 떠나 붓다의 유적을 참배하던 승려들을 말한다. 3세기부터 11세기에 걸쳐 많은 동아시아 승려들이 불교 발상지인 인도로 떠났고, 문헌에 이름이 알려진 구법승만 적어도 165명이다. 현장·법현 등 중국 승려들이 대부분이지만 혜초 등 고구려·백제·신라 승려들과 일본 승려도 있었다.
이들 구법승은 불교사나 동서교류사뿐 아니라 불교미술사 연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들의 인도 방문이 경전과 불상 수입 등 가시적 성과 외에도 당시 인도 불교와 불교미술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교수의 저서는 바로 이 구법승과 관련한 문헌기록을 조사·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도의 불교 유적을 답사한 인도 불교미술 기초연구서다.
"그동안 국내에서 구법승에 대한 연구는 단편적인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인도 불교미술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도 드물었습니다. 이번 작업을 위해 조사·분석한 문헌자료만 600여권에 달하는데, 국내용이 아니라 국제용으로 내놓아도 손색없는 연구를 하려고 노력했어요."
이주형 교수는"구법승들이 남긴 문헌은 역사문헌이 희소한 당시의 인도 불교와 불교미술을 이해하는 데 매우 귀중한 사료"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책은 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2003년부터 3년간 진행된 같은 이름의 프로젝트 성과물이다. 연구팀은 구법승과 인도 불교 유적에 관한 문헌 조사와 분석을 바탕으로 중인도, 중·동인도, 남인도·스리랑카의 불교 유적을 답사하고 각지 박물관의 소장유물들을 조사했다.
책은 4·6배판으로 500쪽이 넘는다. 특히 구법승 관련 자료들을 700여 항목으로 정리한 표만 100쪽을 웃돈다. 이 교수는 “인도 불교미술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초 자료에 굉장히 공을 들였다”면서 “이 표는 전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3부인 책은 1부에서 현장의 <대당서역기> 등 구법승과 그들이 남긴 문헌을 분석·정리했다. 2부는 문헌들에 언급된 마투라, 사르나트, 보드가야, 날란다 등의 불교 유적과 유물을 답사한 결과와 구법승의 왕래를 통한 아시아 불교미술의 전개를 담았다. 마지막 3부는 구법행 관련 문헌과 구법승 일람 등을 표로 정리했다.
이 교수는 이번 작업이 어디까지나 ‘기초’를 다지는 일임을 강조했다. ‘인문학의 위기’가 말해지는 오늘날 “기초 연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고 “국내 연구 가운데 ‘최초’라는 걸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쓸모 없거나 기초 능력이 없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삼성 반도체나 현대 자동차 등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제품처럼 인문학도 그런 철저함으로 가야 합니다. 인문학의 문제는 과장 분양광고를 하고도 후유증이 없다는 겁니다. 만약 건설회사가 그랬다면 당장 문제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2009. 7. 1
서울대학교 연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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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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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교수팀, 구법승 연구자료 저서로 발간
2010.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