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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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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과 김병종 교수 개인전 [황홀] 열어

2010. 10. 7.

미술대학 동양화과 김병종 교수가모로코·알제리·튀니지를 돌며 받았던 감흥을 화폭에 옮긴 그림을 모아 <황홀>이라는 이름의 개인전을 열었다. 

김병종 교수는 2006년 쿠바와 멕시코 등 라틴아메리카 7개국을 돌아본 뒤 2008년에는 북아프리카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곳에서 거칠 것 없는 햇빛에 질세라 원색(原色)의 힘을 뿜어내는 풍경을 들여다봤다. 그가 카리브해를 돌며 받은 라틴기행의 감동이 작렬하는 빛에 있었다면, 북아프리카 기행에서는 태양을 안은 관조적인 원색이 드러난다.

모로코에서 찾아간 정원을 그린 〈마조렐 정원〉은 나무와 꽃에서 생명력이 뿜어져 나오는 듯하다. 세계적인 디자이너였던 이브 생로랑이 소유했던 마조렐 정원은 이브 생로랑에게 풍부한 영감을 주기도 했다.

<시디브사이드〉는 튀니지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의 하나로 꼽히는 시디브사이드에서 바라본 지중해를 '튀니지 블루(blue)'로 표현한 작품이다. 녹색 가루를 뿌린 듯 신비롭고 환희에 찬 물색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튀니지에서 블루와 화이트가 뛰어난 조화를 이루는 색의 조합을 목격하면서 탄성을 터뜨렸다.

<튀니지 기행 1〉에서는 먹을 자연스럽게 번지게 해 그린 붉은 꽃이 도드라진다. 그는"생명의 절정에서 순간적으로 개화(開花)하는 모습을 그렸다"면서"숨을 멈추고 정신을 집중해 그려야 하고, 서른 장 정도 그려야 한 장쯤 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북아프리카는 토속문화와 유럽 문화가 어우러지면서 제3의 미감(美感)을 보여주고 있다"면서"사람들은 풍성한 색을 통해 삶의 어려움을 이기고 삶을 즐기고 있었다"고 말했다.

동양화 기법으로 어떻게 서양의 풍광을 표현해내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캔버스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렸지만 학이 날고 거북이가 등장하는 동양화적 요소가 정답게 느껴진다.

알제리는 '문청'이었던 김 교수가 흠모했던 알베르 카뮈(Albert Camus·1913~1960)를 떠올리게 하는 곳이었다. 김 교수는 카뮈가 자랐던 알제리 벨쿠르라는 극빈자 동네를 찾아가 그가 생전에 사용했던 책상에 앉아서 체취를 느껴보기도 했다. 이렇게 북아프리카 기행은 김 교수에게 문학과 그림에 대한 탐구의 길이었다. 글과 그림이 서로 교호(交好)하면서 빚어낸 그림들이 이번에 전시됐다

2009. 6. 26
서울대학교 연구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