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훈 교수, 나노입자로 새로운 잉크 개발
서울대 전기공학부 권성훈 교수는 색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인쇄 후에 색상도 바꿀 수 있는 잉크를 개발해 '네이처 포토닉스'에 발표했다.
권교수가 개발한 새로운 잉크는 나비의 날개나 딱정벌레 껍질과 같은 기존 염료로 표현하기 불가능한 색을 자유롭게 인쇄하고 카멜레온과 같이 인쇄 후에 색상을 바꿀 수도 있다. 자기력이 가해지면 스스로 조립해 특정 색깔의 빛을 반사시키는 구조를 이루는 자성 나노입자와 광 경화 물질을 혼합해 자기장의 세기에 따라 물질의 색이 변하도록 한 것이다.
연구진은 미세 자외선 패턴기술인 '마스크리스 리소그라피'(Maskless Lithography)를 이용해 여러 색상의 염료를 사용하지 않고 한 가지 물질로 총 천연색의 복잡한 무늬 패턴을 고해상도로 인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술은 한 가지 나노 물질로 총 천연색을 인쇄할 수 있는 잉크 및 인쇄기술로서, 흔히 부르는 삼원색의 카트리지를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으며 개발된 잉크에 전자석을 이용해 자기장의 세기만 바꿔주면 된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나비의 날개, 공작새의 깃털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화려한 색은 화학 염료에 의한 것과 달리, 규칙적으로 배열된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한 구조와 빛의 상호작용에 의한 것으로서 이를 구조색(Structural color)이라 한다.
유기 염료에 의한 색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백화현상(photo-bleaching)이 일어나 고유의 색이 변질되지만, 구조색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고유의 색이 변질되지 않는다. 또한, 구조색은 유기 염료에 의한 색과는 달리 금속성의 색감을 띠며 일반 생활환경에서 높은 주목성과 명시성이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어떠한 표면에도 인쇄될 수 있기 때문에 휴대전화기, 휴대용 컴퓨터 등 소형 휴대기기의 외장에서부터 자동차나 가전제품, 광고판, 건물 내·외장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표면에 활용 가능하다.
연구진은 카멜레온과 같이 색깔이 변하는 기능을 부여해 새로운 개념의 외장 도색용 기술 또는 새로운 디자인의 섬유 및 소재의 개발에 응용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의 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번 기술은 각종 위조지폐나 가짜명품의 방지를 위한 차세대 위조방지 기술로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권 교수는"이번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색과 모양 패턴을 코드(code)로 인쇄해 생체물질 검출이나 진단 등 바이오칩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9. 9. 21
서울대학교 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