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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연구성과

연구성과

물리천문학부 장소연 교수팀

냉각이 필요없는 적외선 센서를 위한 원자 단위 리프트-오프 에피택셜 박막 박리

2025. 4. 25.

[연구필요성]

최근 초박형 단결정 산화물 박막은 기존 박막이 지니던 성능의 한계를 극복하며, 고감도 센서, 차세대 반도체, 에너지 저장 장치 등 다양한 응용 가능성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이러한 박막은 기판에서 자유롭게 떼어내 다양한 기판 위에 이식할 수 있어, 기기 설계의 유연성과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주목된다. 하지만 기존의 박막 박리 기술은 여러 버퍼층에 의존하여, 버퍼층의 성장이나 전사 과정 및 제거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여 대면적 양산에 큰 제약이 있었다.

한편, 적외선 센서 분야에서는 냉각 없이 실온에서 작동 가능한 고감도 센서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재 상용 고성능 센서는 극저온 냉각이 필수적인 HgCdTe 기반 센서이지만, 냉각 장치로 인한 부피, 비용, 유지관리 부담이 크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파이로일렉트릭 센서는 냉각이 필요 없지만 감도가 낮아 실용성이 떨어졌다. 본 연구는 이러한 기술적 공백을 해결하고자, 별도의 버퍼층 없이 원자 수준 정밀도로 박막을 분리하는 ‘Atomic Lift-Off’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냉각장치 없이도 세계 최고 수준의 적외선 감지 성능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었다.

[연구성과/기대효과]

본 연구에서는 납(Pb)을 포함한 산화물 박막에서 계면의 전자 이동이 억제되어 결합력을 약화시키는 메커니즘을 이론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버퍼층 없이 원자 수준 정밀도로 박막을 박리하는 'Atomic Lift-Off (ALO)'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다. 이 기술을 통해 10nm 두께의 초박형 단결정 PMN-PT 박막을 고균일, 대면적(10×10mm)으로 제작하였고, 이를 이용한 센서에서 기존 대비 수십 배 이상 향상된 파이로일렉트릭 계수를 실현하며, 실온에서 장파장 적외선(Far-IR)을 감지할 수 있는 고성능 적외선 센서를 구현하였다.

이러한 성과는 냉각장치 없이도 고감도 적외선 감지가 가능한 차세대 센서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하였으며, 향후 자율주행, 우주 탐사, 국방, 의료, 환경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ALO 기술은 다양한 산화물 시스템으로 확장 가능하고, 양산성까지 확보될 수 있으므로 향후 플렉서블 전자소자, 차세대 반도체 공정, 에너지 소자 등 광범위한 산업적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본문]

서울대학교 장소연 교수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를 중심으로 한 연구팀과의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별도의 냉각 장치 없이도 작동 가능한 세계 최고 성능의 적외선 센서를 구현하는 데 핵심적인 박막 박리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 센서는 두께가 머리카락의 1/100 수준에 불과한 초박형 산화물 박막(membrane)을 기반으로 하며, 기존 센서보다 작고 가벼우면서도 감도는 크게 향상됐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를 포함해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김지환 교수, 위스콘신대 엄창범 교수, 렌슬리어 폴리테크닉 (RPI) 윤펑 시 교수 등 국내외 유수 연구진이 협업해 이루어진 성과로, 특히 장 교수는 논문의 교신저자로서 연구의 이론적 기획 및 핵심 분석을 이끌었다. 연구팀은 기존 적외선 센서의 가장 큰 한계였던 냉각장치의 필요성을 완전히 제거하고도, 오히려 기존 대비 수십 배 향상된 감도를 실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의 핵심은 초박형 단결정 산화물 박막을 손상 없이 대면적으로 박리하는 새로운 방식, 이른바'원자 리프트-오프(Atomic Lift-Off)' 기술에 있다 (그림 왼쪽) . 기존에는 복잡한 버퍼층의 전사/성장 및 제거 등 공정을 거쳐야 했지만, 연구팀은 납(Pb)이 결정 사이 결합력을 약화시키는 원리를 활용해 별도의 버퍼층 없이도 산화물 박막을 완벽히 분리해내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제작된10nm 두께의 초박형PMN-PT(납계 페로브스카이트) 막은, 지금까지 보고된 어떤 박막보다도 높은 파이로일렉트릭(초전기) 계수를 기록했다 (그림 오른쪽). 특히 이 기술은15마이크로미터 이상의 장파장 적외선(Far-IR)을 실온에서 감지할 수 있어, 기존HgCdTe(수은-카드뮴-텔루라이드) 센서보다 광대역·고성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소연 교수는 “기존 적외선 센서는 고성능을 위해 반드시 냉각이 필요했지만, 이번 연구는 실온 작동이 가능한 차세대 열감지 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이라며“향후 웨어러블 센서, 자율주행차, 우주망원경, 바이오 헬스케어까지 응용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Nature에 4월 23일 온라인에 “Atomic Lift-off of epitaxial membranes for cooling-free infrared detection”의 제목으로 게재되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우수신진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연구결과]

Atomic lift-off of epitaxial membranes for cooling-free infrared detection

Xinyuan Zhang, Owen Ericksen, Sangho Lee, Marx Akl, Min-Kyu Song, Haihui Lan, Pratap Pal, Jun Min Suh, Shane Lindemann, Jung-El Ryu, Yanjie Shao, Xudong Zheng, Ne Myo Han, Bikram Bhatia, Hyunseok Kim, Hyun S. Kum, Celesta S. Chang, Yunfeng Shi, Chang-Beom Eom & Jeehwan Kim
(Nature (2025), https://doi.org/10.1038/s41586-025-08874-7)

본 연구진은 산화물 박막을 생성하기 위해 버퍼층 없이 분리가능한 ALO 기술을 소개하고 시연하였다. Pb(납)에 의해 유도된 약한 공유결합으로 인한 계면을 활용하여 대면적 고품질 초박막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을 제작하는 데 성공하였으며, 높은 균일성과 우수한 결정성을 확인하였다. 또한, 스폴링(spalling) 모델을 바탕으로 ALO를 구현하기 위한 응력 조건에 대한 기준을 제공하였으며, 이 기준에 따라 원자 수준의 정밀도로 균열이 전파됨을 보였다. 본 연구 기술을 응용하여 역대 최고 수준의 파이로일렉트릭 계수를 달성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높은 수율의 파이로일렉트릭 소자를 제작해 기존의 HgCdTe 기반 소자의 성능을 능가하는 냉각이 필요치 않은 FIR(원적외선) 검출기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전반적으로, 본 기술은 프리스탠딩 단결정 산화물의 기초 연구와 산업적 응용 모두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다.

[그림설명]

▲원자단위 리프트-오프에 의해 박리된 박막 사진 (좌), 실온에서 필름 두께에 따른 검출기의 강유전 계수(pyroelectric coefficient)를 나타낸 벤치마크로, 본 연구의 결과는 기존에 보고된 값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강유전 계수를 기록하였다. (우). 서울대 제공
▲원자단위 리프트-오프에 의해 박리된 박막 사진 (좌), 실온에서 필름 두께에 따른 검출기의 강유전 계수(pyroelectric coefficient)를 나타낸 벤치마크로, 본 연구의 결과는 기존에 보고된 값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강유전 계수를 기록하였다. (우). 서울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