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D 전자현미경으로 발달단계별 신경근육계 미토콘드리아 고해상도 지도를 만들다 -
[연구필요성]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주에너지원으로 신경 및 근육 활동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지만, 발달 과정에서 미토콘드리아 구조가 어떻게 변화하며 신경회로와 근육 기능을 지원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특정 시점에서 단편적인 미토콘드리아 구조를 분석하는데 그쳤으며, 발달 전 과정에서 미토콘드리아 구조의 변화와 기능적 역할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사례는 없었다. 특히, 다양한 발달 단계에서 미토콘드리아 구조가 어떻게 세포 간 시냅스 연결과 상호 작용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행동과 신경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이 문제를 고해상도 3D 전자현미경과 딥러닝 기반 분석 기법을 예쁜꼬마선충에 활용하여 발달 단계별 미토콘드리아 구조의 변화 양상을 최초로 종합적으로 규명하고, 신경계 및 근육에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적 적응 메커니즘을 밝히고자 하였다. 미토콘드리아 구조 변화가 어떤 기능적 차이를 초래할 수 있는지 이해한다면, 이를 통해 노화, 신경퇴행성 질환, 대사 장애 등 다양한 생물학적 현상과의 연관성을 탐구할 수 있기에 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다.
[연구성과/기대효과]
고해상도 3D 분석 기술: 이번 연구는 3D 전자현미경과 딥러닝을 활용한 미토콘드리아 재구성 기법을 통해 여러 데이터의 정량 분석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특히, 발생 단계 전체에 걸쳐 개체 수준에서 미토콘드리아의 구조와 분포를 나노 스케일로 정밀하게 재구성한 것은 세계 최초의 결과이다.
미토콘드리아 구조와 시냅스 연결성: 신경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구조적 특성이 시냅스 연결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러한 특징은 발달 단계 전반에 걸쳐 일정하게 유지됨을 확인했다.
미토콘드리아 구조 변화와 신경 기능: 미토콘드리아 분열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drp-1 돌연변이 개체에서 행동 결함이 나타났으며, 이는 미토콘드리아 구조가 신경 기능 유지에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다우어 단계의 특이적 미토콘드리아 구조: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다우어 상태에서는 신경세포의 미토콘드리아 밀도가 증가하며, 근육 내 미토콘드리아가 복잡한 그물망 구조 를 형성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각 발달 단계의 행동적, 생리적 요구를 지원하기 위한 미토콘드리아의 구조적 변화를 통해 미토콘드리아의 구조와 노화, 신경퇴행성 질환, 대사 질환을 연관 짓는 연구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
[연구결과]
Structural diversity of mitochondria in the neuromuscular system across development revealed by 3D electron microscopy
J. Alexander Bae, Myung-kyu Choi, Soungyub Ahn, Gwanho Ko, Daniel T. Choe, Hyunsoo Yim, Ken C. Nguyen, Jinseop S. Kim, David H. Hall, Junho Lee
(Advanced Science, https://doi.org/10.1002/advs.202411191)
미토콘드리아는 신경 및 근육 활동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동물의 다른 발달 단계에서는 다른 행동적, 생리적 특성이 나타난다. 그러나 발달 과정에 따라 이 미토콘드리아의 구조가 신경근육계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 연구에서는 3D 전자현미경 사진과 딥러닝 기반 분석 기법을 활용하여 예쁜꼬마선충의 발달 단계별 nerve ring 근처의 신경 세포와 근육 세포 내의 모든 미토콘드리아를 3D로 재구성하였고, 이를 이용하여 고해상도의 정밀한 변화를 분석할 수 있었다.
신경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의 분포 및 모양이 시냅스 연결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 같은 특성은 모든 발달 단계에서 유지가 되는 특성임을 밝혔다. 시냅스 연결과 같은 모든 발달 단계에서 필수적인 구조적 특성은 보존되고 있는 것을 밝혔다.
신경세포 내에서 포유류에서 발견된 특성과 같이 시냅스 연결을 받는 쪽의 미토콘드리아가 시냅스 연결을 보내는 쪽의 미토콘드리아보다 긴 모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 이런 구조가 기능적인 시냅스 연결에 필요한 존재인지 확인하기 위해 행동실험을 진행하였다. 미토콘드리아 분열이 억제되는 drp-1 돌연변이체에서 방향전환을 하는 행동이 줄어든다는 것을 관찰하였고, 방향전환을 담당하는 신경세포(SMD)의 미토콘드리아만 분열을 정상으로 돌려놓았을 때, 방향전환 행동이 평소처럼 복구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미토콘드리아의 구조가 신경회로의 기능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
특이적인 행동, 생리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 발달 단계에서는 신경세포와 근육세포에서 다른 발달 단계와 다른 미토콘드리아 구조적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밝혔다. 다우어 단계에서 신경세포들 내의 미토콘드리아 밀도가 증가하는 것을 밝혔고, 닉테이션(nictation)이라는 다우어 단계 특이적인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 신경세포들에서 그 변화가 크게 나타나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근육세포에서는 다른 발달 단계와 다른 복잡한 그물망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고, 다우어 단계에서 에너지 저장 및 활용을 최적화하기 위한 구조일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신경세포의 미토콘드리아 구조가 신경전달물질에 따라 다르게 조절되는 것을 발견하였고, 다우어 단계에서는 클루타메이트 및 아세틸콜린을 분비하는 신경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 밀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발견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신경근육계에서 미토콘드리아가 다른 행동, 생리적 특성을 가진 서로 다른 발달 단계에 따라 구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밝혔고, 이를 통해 미토콘드리아 구조가 어떻게 기능을 조절하는지 이해하는데 중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였다. 이를 통해 미토콘드리아 구조 변화가 신경퇴행성 질환, 노화 등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탐구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세계적 학술지의 하나인 Advanced Science에 게재됨. 본 연구의 1 저자이자 공동교신 저자인 배준환 박사는 서울대학교 기초과학연구원의 자율운영 중점연구소의 SNU Science Fellow로 연구를 진행하였음. SNU Science Fellow 제도는 아주 우수한 박사후연구원을 지원해서 우리나라 과학 연구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시행하는 서울대학교 기초과학연구원의 주력 프로그램임. (배준환 연구원 별도 인터뷰 가능함)
- ○Nerve ring (신경환) : 선충(C. elegans)과 같은 무척추동물에서 두뇌의 역할을 하는 주요 신경 구조로, 여러 신경절(ganglia)과 신경 다발이 고리 형태로 연결된 부분. 신경 신호를 통합하고 운동 및 감각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함. 가장 단순한 구조의 뇌라고 볼 수 있음.
- ○다우어 단계 : 선충(C. elegans)이 스트레스 환경(영양 부족, 고밀도, 고온)에 적응하기 위해 진입하는 비활동성 생존 단계로, 대사율이 감소하고 수명이 연장되며, 적절한 환경에서 정상 발달을 재개할 수 있음.
- ○닉테이션 : C. elegans의 dauer 단계에서 관찰되는 특이적 행동으로, 몸을 들어 올려 공중에서 흔들며 숙주나 새로운 환경으로 이동할 기회를 증가시키는 행동. 주로 기질의 가장자리에서 발생하며, 다른 생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종을 확산하는 데 기여함.
[그림설명]
신경세포와 그 안의 미토콘드리아를 3D로 재구성한 그림. 오른쪽 전자현미경 사진으로부터 미토콘드리아 (흰색 화살표), 시냅스 (노란색 화살표) 등을 구분할 수 있고 딥러닝을 활용하면 이 요소들을 자동으로 찾고 재구성할 수 있다. 그 결과 왼쪽의 사진처럼 미토콘드리아의 모양 및 분포의 구조적 특성들을 세포 내 시냅스 등 다양한 특성들과 연관지어 분석이 가능하다.
전자현미경과 딥러닝 방법론을 활용하여 다양한 발달 단계에서의 모든 신경세포(위) 및 근육세포(아래) 내의 미토콘드리아를 3D로 재구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