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내미생물 대사산물에 의한 미토콘드리아 자가포식 기능 회복을 통해 장애 개선 -
[연구필요성]
장내미생물로 당뇨병성 인지 장애를 예방 및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한호재 교수(서울대학교) 연구팀이 장내미생물 대사산물인 뷰티르산*에 의한 미토콘드리아 자가포식** 기능 회복을 통해 당뇨병성 인지 장애를 예방·완화하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 뷰티르산 : 단쇄지방산 중 하나로, 미토콘드리아의 자가포식 작용을 돕는다.
** 미토콘드리아 자가포식: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여 세포 항상성과 정상 기능 유지에 중심적 역할을 한다.
자가포식은 기능을 상실한 미토콘드리아 등 세포 소기관, 변성 단백질, 축적된 지방을 스스로 분해해 세포 내부 항상성과 세포 생리 기능을 유지하는 과정이다. 이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퇴행성 신경 질환, 당뇨병, 암 등의 질병이 생기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왔다.
특히, 고혈당 환경에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는 자가포식 기능의 장애는 신경세포 사멸을 유도함으로써 인지 장애를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는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분자·세포적 측면에서의 기전 연구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연구 추진 배경 등
[연구성과/기대효과]
이에 연구팀은 당뇨병 질환 모델 동물 및 세포를 활용하여 장내미생물 및 관련 대사산물의 변화를 조사해 당뇨병성 인지 장애 발생과의 상관관계를 밝히고자 했다.
당뇨병 질환 모델 동물의 대변에서 장내미생물 구성 및 대사체를 분석한 결과, 단쇄지방산* 중 뷰티르산을 생산하는 장내미생물의 수와 혈장 뷰티르산의 농도가 유의성 있게 감소했다.
* 단쇄지방산 : 장 내에 서식하고 있는 미생물이 생성하는 물질로 뷰티르산, 아세트산, 프로피온산 등이 있다. 장관세포의 면역반응을 조절하고 암 발생과 비만, 지질대사, 당뇨 등의 질병 개선 효과가 있다.
이는 미토콘드리아의 자가포식 작용을 도와주는 뷰티르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신경세포가 사멸하면서 당뇨병성 인지 장애로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뷰티르산을 당뇨병 질환 모델 동물에 투여한 결과 Parkin* 발현이 증가하며 미토콘드리아 자가포식 과정이 정상화됐고, 이를 통해 당뇨병성 인지 장애가 완화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 Parkin: PRKN 유전자에 의해 암호화되는 단백질로, 미토콘드리아 자가포식을 매개하는 효소이다.
한호재 교수는 “뷰티르산이 당뇨병성 인지 장애를 포함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예방 및 치료 물질로 활용될 수 있다는 새로운 기전을 제시했다”며,“향후 대사성 질병에 기인한 뇌 질환을 예측, 진단, 나아가 예방 및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는 프리바이오틱스와 심바이오틱스 제제 개발 등 바이오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중견후속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세포생물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오토파지(Autophagy)’에 2024년 3월 6일(수) 온라인 게재되었다.
[본문]
1. 연구의 필요성
당뇨병 환자의 장내미생물 총변화와 당뇨병 합병증의 상관관계가 주목받으면서 당뇨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으로 장내 미생물군 이식이나 대장에서 생산되는 대사산물인 단쇄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의 투여가 활용되고 있으나, 개개인의 생활 습관에 따라 장내미생물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관련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당뇨병 환자에서 만성적인 고혈당 환경이 신경세포 사멸 등을 일으켜 신경 퇴행성 질병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특히,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는 자가포식 기능의 장애는 신경세포 사멸을 유도하여 인지 장애의 유발 요인이 된다는 결과들이 보고 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분자·세포적 측면에서의 기전 연구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그러므로 당뇨병 환자에게서 일어나는 장내미생물 및 대사체 구성 변화와 인지 장애와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연구는 당뇨병성 인지 장애의 효과적인 예방 및 치료 전략 수립에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한호재 교수 연구진은 당뇨병 질환 모델 동물 및 세포를 활용하여 장내미생물 및 관련 대사산물의 변화를 조사하여, 이들 변화와 당뇨병성 인지 장애 발생과의 상관관계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2. 연구내용
당뇨병 유도 마우스 모델의 대변에서 장내미생물 구성 및 대사체를 분석한 결과, 단쇄지방산 중 뷰티르산을 생산하는 장내미생물의 수와 혈장 뷰티르산의 농도가 유의성 있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신경세포의 고농도 포도당 환경 노출은 미토콘드리아 자가포식에 중요한 Parkin 발현을 감소시켰고, 이는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축적해 신경세포 사멸을 일으켰다.
**미토콘드리아: 세포호흡을 담당하는 중요한 세포 소기관이며, 뇌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가 고장 나면 뇌 질환 발생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미토콘드리아 자가포식: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여 세포의 항상성과 정상 기능 유지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Parkin: PRKN 유전자에 의해 암호화되는 단백질로, 미토콘드리아 자가포식을 매개하는 효소이다.
고농도 포도당에 의한 활성산소(ROS, reactive oxygen species)의 증가는 p65의 핵 내 이동을 증가시켰고, HDAC8의 활성을 유도함으로써 p65-HDAC8 복합체를 형성하였다. p65-HDAC8 복합체 형성은 Parkin 발현을 억제하였다.**ROS(reactive oxygen species): 몸속으로 들어간 산소가 산화 과정에 이용되면서 생성되는 활성산소이다.**p65(nuclear factor NF-kappa-B p65 subunit): RELA (V-Rel Avian Reticuloendotheliosis Viral Oncogene Homolog A) 유전자에 의해 암호화되는 단백질로, 자가포식을 포함한 세포 기능 및 행동에 관여하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한다.**HDAC(histone deacetylases): 히스톤의 라이신 잔기에서 아세틸기를 제거하는 효소로, 염색질 응축을 유도해 유전자의 전사 억제를 매개한다.
뷰티르산은 활성산소와 핵 내 HDAC8의 활성을 억제하여 p65-HDAC8 복합체 형성을 막음으로써 Parkin의 발현을 회복시켰다. Parkin의 회복은 미토콘드리아 자가포식 조절을 통해 비정상적인 미토콘드리아의 축적을 감소시켰다.
당뇨병 질환 모델 동물과 신경세포에서 뷰티르산 투여는 감소 된 Parkin 발현 증가와 이로 인한 미토콘드리아 자가포식 과정 정상화를 통해 인지 장애를 완화하였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뷰티르산이 고농도 포도당 환경에서 감소한 Parkin 발현 수준을 회복시켜 인지 장애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음을 규명함으로써, 장내미생물 대사물질 중 하나인 뷰티르산이 당뇨병성 인지 장애를 포함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예방 및 치료 물질로 활용될 수 있다는 새로운 기전을 제시하였다.
장내미생물 또는 대사산물을 이용해 대사성 질병에 기인한 뇌 질환을 예측, 진단, 나아가 예방 및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는 프리바이오틱스와 심바이오틱스 제제 개발 등 바이오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다.
장내미생물과 관련 대사산물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소화기, 대사성 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질병의 예방 및 치료 방법을 제시하여 국민 건강 증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진이 2020년 6월 Cell Death Dis에 발표한 논문(Sodium butyrate inhibits high cholesterol-induced neuronal amyloidogenesis by modulating NRF2 stabilization-mediated ROS levels: involvement of NOX2 and SOD1; doi: 10.1038/s41419-020-2663-1)과 2023년 10월 Autophagy에 발표한 논문 (TRIM16-mediated lysophagy suppresses high-glucose-accumulated neuronal Aβ; doi: 10.1080/15548627.2023.2229659)에 이어 대사성 질환 환자에서 많이 발생하는 인지 장애에 장내미생물 대사체 및 자가포식이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원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 분야 기초연구사업 (중견후속연구)으로 진행됐으며, 세포생물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Autophagy (2023년 영향력 지수: 13.3; 분야 상위 10% 이내)에 “Sodium butyrate ameliorates high glucose-suppressed neuronal mitophagy by restoring PRKN expression via inhibiting the RELA-HDAC8 complex“의 논문명으로 2024년 3월 6일 온라인 게재되었다 (2024 Mar 6:1-18. doi: 10.1080/15548627.2024.2323785. Online ahead of print).
[연구결과]
Sodium butyrate ameliorates high glucose-suppressed neuronal mitophagy by restoring PRKN expression via inhibiting the RELA-HDAC8 complex
Ji Hyeon Cho,Chang Woo Chae,Jae Ryong Lim,Young Hyun Jung,Su Jong Han,Jee Hyeon Yoon,Ji Yong Park & Ho Jae Han
Autophagy, https://doi.org/10.1080/15548627.2024.2323785
[그림설명]
당뇨병(고농도 포도당)은 장내미생물의 불균형을 초래하였고, 신경세포에서 p65-HDAC8 복합체 형성을 유도하여 Parkin 발현을 감소시켰다. Parkin의 발현 억제는 미토콘드리아 자가포식의 기능 부전을 유발하여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축적됨으로써 신경세포 사멸 및 인지 장애를 발생시켰다. 뷰티르산은 p65-HDAC8 복합체 형성을 억제함으로써 Parkin 발현을 회복시켰다. 그 결과 뷰티르산은 당뇨병(고농도 포도당)으로 인한 신경세포 사멸을 억제하여 인지 장애를 완화하였다.
[그림 설명 및 그림 제공 : 서울대학교 한호재 교수]
고농도 포도당에 의한 활성산소는 신경세포에서 p65 핵 내 이동을 통한 p65-HDAC8 복합체 형성을 유도하여 Parkin 발현을 감소시켰다. Parkin의 발현 감소는 미토콘드리아 자가포식을 억제하여 신경세포 사멸(세포자살) 및 인지 장애를 유발하였다. 뷰티르산은 p65-HDAC8 복합체 형성을 억제함으로써 Parkin 발현을 회복시켰다. 그 결과 뷰티르산은 고농도 포도당으로 인한 신경세포 사멸(세포자살)을 억제하여 인지 장애를 완화하였다.
[그림 설명 및 그림 제공 : 서울대학교 한호재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