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RCA2 결손 암에서 나타나는 텔로미어 이상의 원인 규명 -
[연구필요성]
염색체 말단의 텔로미어는 유전자 발현이 없는 이질염색질임에도 18억년의 진핵생물의 진화의 시간에서 [TT(A/T)GGG]n 의 반복 서열이 보존되어 왔다. 구아닌(G)의 반복 서열이 텔로미어의 정체성과 유전체 항상성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또, 나이가 들수록 텔로미어가 손상되면서 암이 발생하는 근본 이유는 무엇일까? BRCA2 돌연변이 세포에서 텔로미어 이상이 관찰됨을 토대로 서울대학교 이현숙 교수와 김성근 교수의 공동 연구진은 BRCA2와 판 구조의 네가닥 텔로미어와 결합하는 현상을 분자 수준에서 물리화학적 방법을 동원하여 규명하고 텔로미어 이상이 어떻게 암을 발생 시키는지의 오래되고도 근본적인 질문에 도전한다.
[연구성과/기대효과]
BRCA2 돌연변이는 가족력이 있는 유방암과 췌장암의 원인으로 텔로미어 구조의 이상을 동반한다. 연구진은 BRCA2가 DNA 복제기의 텔로미어에 결합함을 확인하고, BRCA2가 결합된 텔로미어 구조의 특징을 생물물리화학적으로 분석하였다. DNA 복제기에 한 가닥으로 풀린 텔로미어 DNA는 보편적인 왓슨-크릭 결합 대신 반복된 구아닌 사이의 수소결합으로 네가닥의 판이 겹겹이 쌓인 의자 모양의 특이 구조 (G4)를 형성하였으며, BRCA2는 이 네가닥 텔로미어에 특이적으로 결합하였다. 네가닥 텔로미어 G4 구조는 매우 역동적으로 움직였으며 BRCA2는 G4 구조의 변환 중 G3 중간 매개체에 결합함으로써 매듭처럼 묶인 G4로 인해 복제 멈춤이 일어날 때 핵산분해효소로부터 텔로미어를 보호하고 복제의 재개시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보고한다. 이 논문은 텔로미어 특이적인 구아닌의 반복 서열이 왜 진화적으로 보존되어 왔는지를 설명한다. 특히 DNA 복제기에 텔로미어가 어떻게 보호되는지를 분자 수준에서 규명함으로써 텔로미어의 구조 변이가 어떻게 암을 개시하는지 설명한다. 분자생물학자와 물리화학자의 공동 연구로 이루어진 이 성과는 BRCA2 돌연변이 연관 암의 치료에 있어 G4 텔로미어를 표적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하며, 맞춤형 항암 치료 전략의 새로운 전기를 제공한다.
[본문]
염색체 말단의 텔로미어는 세포가 분열하면 할수록 짧아지기 때문에 시간이 가면서 닳아 없어지므로 생체 시계라 불린다. 텔로미어의 문제는 노화와 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므로, 세포의 텔로미어 항상성 유지 메커니즘은 생명과학의 핵심에 서있다.
이현숙 교수와 김성근 교수 연구팀은 분자생물학적 방법과 단일분자 생물리학적 방법을 이용하여 18억년 동안 진화적으로 보존된 구아닌이 반복되는 텔로미어 염기 서열에 그 비밀이 있음을 밝혀낸다. 텔로미어의 끝이 노출되면 DNA 재조합 기구의 공격을 받아 텔로미어는 없어지거나 유전체가 불안해지는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텔로미어의 끝은 고리 모양을 구성하여 보호되는데 이는 마치 신발끈의 캡과 같다고 하여 텔로미어 캐핑이라 부른다. 따라서 텔로미어가 고리를 구성하지 않는 DNA 복제기에 한 가닥으로 풀린 텔로미어 DNA는 언제나 DNA 손상 반응 기구의 공격에 노출되게 되어 있다. 텔로미어 염기 서열은 판이 겹겹이 쌓인 네 가닥 DNA (G4)를 형성하도록 하여 DNA 재조합 기구의 공격을 차단한다. 다만, 이는 DNA 복제 기구가 지나갈 수 없는 장애가 되기도 한다. BRCA2 암억제인자 BRCA2는 텔로미어 G4의 역동적인 변환 중 생기는 중간 매개체에 결합하여 텔로미어 G4가 핵산분해효소로부터 공격 받는 것을 방지하며 동시에 복제의 재개시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논문은 유방암과 췌장암 등 난치성 암에서 발견되는 BRCA2 돌연변이 세포의 텔로미어 이상의 원인을 잘 설명하고 있다. 또한 텔로미어 과학이 어떻게 암생물학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지를 밝히는 통찰력을 제공한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텔로미어 DNA의 특징과 텔로미어 G4는 왜 진핵 생물이 오랫동안 같은 염기서열을 보존할 수 있었는지 설명한다. 암과 노화의 원인이기도 한 텔로미어의 분자적 성질이 잘 설명되어 있다. 특히 BRCA2 연관 암에서 텔로미어 G4를 타겟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효율적일 수 있음을 보임으로써 맞춤형 항암 치료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
[연구결과]
"Dynamic interaction of BRCA2 with telomeric G-quadruplexes underlies telomere replication homeostasis“
Nature Communications
Junyeop Lee1§, Keewon Sung2§, So Young Joo1, Jun-Hyeon Jeong1, Seong Keun Kim2*, and Hyunsook Lee1*
1 Department of Biological Sciences & IMBG,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08826, South Korea
2 Department of Chemistry,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08826, South Korea
BRCA2 암억제인자의 돌연변이는 가족력이 있는 유방암과 췌장암의 원인이다. BRCA2 결손 세포에서 나타나는 텔로미어 이상 현상은 텔로미어 항상성과 암발생의 연관 관계를 설명하는 좋은 예이다. 이 논문은 암억제인자 BRCA2가 텔로미어의 복제 기간에 형성되는 4중 가닥 텔로미어와 역동적으로 결합하며 독특한 생물리학적 BRCA2-텔로미어 G4의 상호 작용이 텔로미어 복제의 항상성을 담보함을 처음으로 밝힌다.
[용어설명]
- ○DNA 는 보통 두 가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는 A-T, G-C 쌍의 왓슨-크릭 수소 결합에 기인한다. 왓슨-크릭 결합은 DNA와 DNA, DNA-RNA 사이 결합에 모두 해당한다. 그러나 구아닌 (G)이 반복될 경우, 구아닌의 화학적 성질로 인해 구아닌 사이에서 수소를 주고 받음으로써 왓슨-크릭 결합이 아닌 훅스틴 (Hoogsteen) 결합이 생겨 4 가닥의 판 구조를 형성한다. 반복되는 구아닌 사이에 염기들은 왓슨-크릭 결합을 하여 2차 구조를 형상하게 되는데 3개 이상의 판구조는 G-quadruplex (G4)를 형성하게 된다. DNA 복제기에 한가닥으로 풀린 텔로미어의 염기 서열은 G4를 형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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