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체 치료를 통한 힘줄조직의 복원 실마리를 찾아...
어깨 통증의 주요한 원인인 어깨를 감싸고 있는 힘줄이 파열되는 회전근개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방법에 대한 근거가 제시됐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김진홍 교수팀은 “CTRP3 exacerbates tendinopathy by dysregulating tendon stem cell differentiation and altering extracellular matrix composition”이라는 논문을 통해 항체치료제를 이용한 회전근개질환의 치료에 대한 실마리를 찾았다고 전했다.
회전근개질환은 어깨통증을 유발하는 질환 가운데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회전근개질환이란 어깨를 감싸는 4개의 힘줄을 통칭하는 회전근개가 변성되어 점차 손상되는 것을 말하고, 결국은 힘줄의 파열을 초래한다. 특히 환자들은 흔히 오십견과 혼동하여 그 치료 시기를 놓치고 만다.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면 회전근개가 점차 약해지면서 작은 충격에도 손상이 생길 수 있어 노년층 이상에서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회전근개질환의 근본적 치료를 위한 약물은 전무하며, 파열된 힘줄을 연결하는 수술을 통해 치료를 한다. 하지만 봉합 주위의 조직에서 퇴행이 지속되기 때문에, 힘줄의 재파열이 일어난다. 따라서 퇴행이 진행되고 있는 조직의 성질을 회복시킬 수 있는 약물의 개발이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돌파구이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조직의 퇴행을 유도하는 핵심 사이토카인을 규명하여, 퇴행된 조직의 복원을 위한 타겟을 세계 최초로 제시하였다.
연구진들은 힘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데이터베이스와 동물모델을 이용하여 조직의 손상 및 파열을 유도하는 인자인 CTRP3를 새로운 치료타겟물질로 규명하였다. 또한 연구진들은 환자들에서 증가해 있는 CTRP3가 조직 내 존재하는 줄기세포의 비정상적인 분화를 촉진하여 힘줄조직의 성질을 변화시키고 조직의 퇴행을 유도하는 것을 밝혔다. 연구진들은 CTRP3가 세포외부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이기 때문에 표적 하기 쉬운 장점을 살려, CTRP3 특이적 항체를 이용해 해당 인자를 억제함으로써, 조직이 회복됨을 확인하였다. 특히, 분자적 수준에서의 완화뿐만 아니라, 조직의 물리학적 특성, 조직학적 특성, 실험동물의 운동성 역시 회복되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손상된 힘줄조직을 복원하는 최초의 치료전략을 제시했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김진홍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서울대 보라매 병원, 서울대 분당병원팀과 함께 시행한 이번 연구는 서경배과학재단,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사이언스 어드벤스誌에 2021년 11월 19일 자로 게재되었다.
본 성과는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회전근개질환에 최초의 치료법을 제시한 것에 있어서 그 의의가 있다. 특히 힘줄조직의 퇴행을 유도하는 새로운 인자의 발견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분자적 수준, 조직적 수준, 행동학적 수준에서 모두 치료 효과가 눈에 띄게 보였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질병의 치료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또한, 본 연구진들이 규명한 인자 (CTRP3)는 세포 밖으로 분비되는 인자인 점을 고려할 때, 세포 내부에 존재하는 단백질 보다 훨씬 표적화하기 쉽다는 점에서 실효성 있는 치료 표적일 것으로 사료된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김진홍 교수는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 치료용 항체를 개발 중이며, 앞으로 회전근개질환의 약물치료 실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그 의의를 표했다. 서울대 분당병원 정형외과 이경민 교수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이경민 교수는 향후 힘줄질환의 비침습적 치료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어 임상적으로 큰 의의가 있다.”라고 답했다.
[연구결과]
CTRP3 exacerbates tendinopathy by dysregulating tendon stem cell differentiation and altering extracellular matrix composition
Yongsik Cho,† Hyeon-Seop Kim,† Donghyun Kang, Hyeonkyeong Kim, Narae Lee, Jihye Yun, Yi-Jun Kim, Kyoung Min Lee, Jin-Hee Kim, Hang-Rae Kim, Young-il Hwang, Chris Hyunchul Jo, Jin-Hong Kim*
(Science Advances, in press)
1. 연구 배경
힘줄은 근육과 뼈를 연결하고 있는 조직으로 근육으로부터 뼈로 힘을 전달하는 기능을 하므로 다른 조직들보다 많은 mechanical stress를 받는다. 힘줄질환은 힘줄조직이 다양한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점차 변성이 일어나고 결국은 조직의 파열까지 이어지는 것을 의미하고, 지난 2020년 국내에서만 83만명의 환자가 발생한 매우 흔한 질병이다. 특히 어깨에 존재하는 회전근개와 발목에 존재하는 아킬레스건에서 많이 질환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힘줄질환은 조직의 퇴행이 진행되면서 힘줄조직이 견딜 수 있는 힘이 점차 약해지며 점점 작은 상처가 생기게 된다. 질병이 진행될수록 작은 상처들이 쌓이게 되고 결국에는 조직의 파열을 가져온다. 아직 회전근개질환의 근본적인 치료제가 발명된 바는 없다. 현재는 항염증제 등을 이용해 염증을 줄여 통증을 완화하는 방식의 약물치료가 이루어지고, 파열된 힘줄의 수술을 통해 다시 이어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파열이 일어난 힘줄조직은 여전히 변성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수술로 이어진 조직의 재파열이 일어나는 경우가 빈번하다. 즉, 이러한 치료법들은 힘줄의 변성을 되돌리지 못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질병이 치료되기는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변성된 힘줄조직을 다시 건강한 힘줄조직으로 되돌릴 수 있는 전략이 힘줄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돌파구이다.
2. 연구 내용
연구팀은 힘줄질환의 진행을 유도하는 새로운 인자를 찾기 위해 힘줄질환 환자의 전사체와 마우스 모델을 이용해 전사체 발현 분석을 통해 힘줄질환 시 크게 증가하는 사이토카인 CTRP3를 선별했다. 특히, CTRP3는 정상 조직에서는 발현이 거의 없고, 손상된 조직에서만 특이적인 높은 발현을 보이는 것이 확인되었다. 실제로, 힘줄질환을 유도한 마우스의 힘줄조직에 CTRP3를 과발현했을 때, 질환이 더 심화되는 것을 분자적, 조직학적, 행동학적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반대로, CTRP3를 억제한 모델에서 질병이 완화됨을 확인했다.
CTRP3가 힘줄질환을 유도하는 생물학적 기전 규명을 위해 연구팀은 다양한 조건의 실험동물에서 전사체 분석을 진행하였다. 손상된 힘줄조직은 손상된 부위를 회복하기 위해 조직 내 존재하는 줄기세포의 분화가 시작되고, 줄기세포에서 분화된 힘줄세포에 의해 해당 부위가 회복된다. 본 연구팀은 이러한 회복과정 중 CTRP3가 줄기세포의 비정상적인 분화를 유도하여 본래의 힘줄조직이 아닌, 변성된 힘줄조직으로의 분화를 유도한다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하였다.
나아가 연구팀은 CTRP3를 억제할 수 있는 항체를 이용한 항체 치료를 실험했다. 그 결과, 실험동물의 아킬레스건, 회전근개에서 분자적, 조직학적, 행동학적 측면에서 모두 질병이 완화됨을 확인했다. 실제로 해당 조직의 물리학적 특성도 회복되는 것을 확인해 실질적인 치료법으로서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하였다.
3. 기대효과 본 연구는 치료제가 전무한 힘줄조직의 퇴행질환에서 CTRP3 억제를 통한 힘줄조직의 재생을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생물학적 기전을 밝혀냈다. 해당 기전을 통한 항체치료법의 개발은 재발률이 높은 외과적 수술 외에 큰 기대를 할 수 없었던 회전근개파열이 일어난 환자들에 대해 희망적인 소식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해당 연구진들은 힘줄조직의 재생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고, 현재 국내 특허등록까지 마무리된 상태로 해당 시장에 혁신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용어설명]
- ○사이언스 어드벤스誌은 American Association for Advancement of Science 에서 주관하는 저널로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사이언스誌의 자연과학/공학/의과학분야 전문 자매지이다.
- ○2020년도 IF는 14.136인 정상급 저널이다.
- ○힘줄조직은 뼈와 근육을 연결하는 연결조직 (connective tissue) 으로 근육에서 발생하는 힘을 뼈로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힘을 전달하는 조직이므로 다른 조직에 비해서 이완과 수축이 많고, 이러한 힘을 견디기 위해 주로 두꺼운 세포외 기질인 제1형 콜라겐으로 주로 구성되어 있다.
- ○힘줄조직의 변성을 동반하여 조직의 퇴행을 유도하고 결국엔 조직의 파열까지 이어진다. 힘줄질환은 주로 어깨에 존재하는 회전근개에서 많이 발생 된다.
- ○힘줄조직의 변성은 제1형 콜라겐이 아닌 프로테오글리칸이 많이 축적되며 일어난다. 아직 그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이를 막기 위한 치료제는 전무하다. 외과적 수술을 통해 치료가 시도되나 힘줄조직의 변성을 막지 못해 결국 재파열이 일어나 그 재발률이 높다.
- ○세포 밖으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으로서 힘줄조직에서의 그 역할은 본 연구에서 처음 규명되었다. 질환이 발생한 힘줄조직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고, 그 발현양 자체도 높아 좋은 항체 치료 타겟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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