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도 만능 줄기세포를 이용한 환자 맞춤형 연구 진행 -
강봉균 교수 (서울대학교) 연구팀은 자폐증 환자 특이적인 유전자(DSCAM) 돌연변이를 찾아내고, 유도 만능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이 돌연변이가 어떤 과정을 거쳐 자폐증의 표현형을 나타내는지에 대해 밝혔다.
이 연구는 2021년에 정신 질환 관련 국제학술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게재되었다.
- ○논문명 : Dysfunction of NMDA receptors in neuronal models of an Autism Spectrum Disorder patient with a DSCAM mutation and in Dscam-knockout mice
- ○주저자 : 강봉균 (공동교신저자, 서울대), 이진아 (공동교신저자, 한남대), 이경민 (공동교신저자, 경북대), 임채석 (공동 제 1저자, 서울대, 원광대), 김민정 (공동 제 1저자, 서울대), 최자은 (공동 제 1저자, 서울대), Md Ariful Islam (공동 제 1저자, 서울대), 이유경 (공동 제 1저자, 한남대)
DSCAM (Down syndrome cell adhesion molecule)은 신경계 전반의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세포 간 접합 단백질로서, 시냅스 형성에도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자폐증 환자의 피부 섬유아세포로부터 역분화 과정을 통해 환자 특이적인 유도 만능 줄기세포를 만들어냈고, 이를 다시 신경세포로 분화시켰다.
DSCAM 돌연변이를 가진 신경세포에서는 NMDA 수용체 구성단백질 중 하나인 NR1의 발현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였고, 이 신경세포에 정상적인 DSCAM 유전자를 더 넣어주면 NR1의 발현이 정상으로 회복됨을 확인하였다.
환자 특이적 신경세포를 이용한 연구에서 더 나아가, 신경세포에서 Dscam을 제거(knock-out)한 유전자 변형 생쥐에서 자폐증의 주된 증상 중 하나인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핍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자폐증 환자에게서 발견된 DSCAM 돌연변이가 글루탐산(glutamate) 수용체 중 하나인 NMDA 수용체의 기능을 저하시킴으로써 자폐 증상을 유발함을 증명하였다.
본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자가 환자를 직접 진단할 수 있는 의사 과학자와의 협업을 통해 학제 간 융합 중개 연구를 성공적으로 이룬 사례로써 환자 맞춤형 연구의 플랫폼을 제시하였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연구결과
Dysfunction of NMDA receptors in neuronal models of an autism spectrum disorder patient with a DSCAM mutation and in Dscam-knockout mice
Chae-Seok Lim, Min Jung Kim, Ja Eun Choi, Md Ariful Islam, You-Kyung Lee, Yinyi Xiong, Kyu-Won Shim, Jung-eun Yang, Ro Un Lee, Jiah Lee, Pojeong Park, Ji-Hye Kwak, Hyunhyo Seo, Chul Hoon Kim, Jae-Hyung Lee, Yong-Seok Lee, Su-Kyeong Hwang, Kyungmin Lee, Jin-A Lee & Bong-Kiun Kaang
(Molecular Psychiatry, in press)
자폐증은 의사소통이나 사회적 교류에 어려움을 겪는 증상을 나타내는 신경발생학적 병증이다. 행동 양상을 통한 자폐증의 임상적 진단 기준은 명확한 데에 반해, 발병 원인과 증상이 다양하여 환자 맞춤형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 본 연구진은 환자의 피부세포로부터 역분화를 통해 유도 만능 줄기세포를 만들고, 이를 다시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을 통해 환자의 유전적 특징을 그대로 보유하는 신경세포를 중심으로 연구하였다. 또한, 환자에게서 발견된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를 구현한 생쥐에서 자폐증 행동 양상을 관찰하였다.
(1) 자폐증 환자에게서 DSCAM 유전자의 뉴클레오타이드 하나가 삭제되어, DSCAM 단백질 세포외 부분의 일부가 잘린 형태로 나타남을 발견하였다. 역분화와 재분화 과정을 통해, 이와 동일한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 유래 신경세포를 구현하였다.
(2) 전반적인 유전체 분석을 진행한 결과, 환자 유래 신경세포에서는 시냅스의 형성과 신경세포의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의 발현이 전반적으로 감소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 중에서도 NMDA 수용체 구성 단백질인 NR1 의 발현이 환자 유래 신경세포에서 유의미하게 감소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3) 전기생리학 기법을 이용하여 신경세포에서 NMDA 수용체를 매개로 발생하는 전류가 감소되어 있는 것을 관찰함으로써, 환자 유래 신경세포가 기능적으로도 결함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이 신경세포에 정상적인 DSCAM을 발현시킴으로써 NMDA 수용체의 정량적 감소 및 기능적 결함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4) Dscam 돌연변이를 가진 생쥐에서도 사회적 상호작용의 감소와 같은 자폐증의 주된 증상이 관찰되었다. 또한, 환자 유래 신경세포에서 관찰된 것처럼, 정상 생쥐에 비해 NMDA 수용체의 기능이 돌연변이 생쥐에서 떨어져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진은 환자 유래 신경세포와 Dscam 돌연변이 생쥐 모델을 이용하여, DSCAM 돌연변이를 통해 나타난 NMDA 수용체의 정량적 감소와 기능적 손상이 자폐 증상 유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힘으로써 DSCAM과 자폐증의 밀접한 관련성을 확인하였다. 동시에 본 연구진은 의사 과학자와의 협업을 통한 학제 간 융합 중개 연구를 성공적으로 이룸으로써 자폐증과 같은 원인과 증상이 다양한 신경발생학적 병증을 가진 환자 맞춤형 연구의 플랫폼을 제시하였다.
용어설명
- ○Molecular Psychiatry는 정신 질환 분야 상위 5% 이내 학술지 중 하나로서 학술지표 평가 기관인 Thomson JCR 기준 영향지수 (impact factor)는 15.992이다.
- ○사회적 의사소통의 지속적인 어려움과 반복행동의 증가와 같은 증상을 보이며, 주로 유년기에 나타나는 신경발생학적 병증이다. 발병 원인과 증상의 정도가 다양하기 때문에, 환자 맞춤형 연구 및 치료가 필요하다.
- ○이미 분화가 완료된 체세포에 역분화를 유도하는 네 가지 전사인자(Oct3/4, Sox2, c-Myc, Kif4)를 처리하여, 분화능을 가지게 된 줄기세포이다. 환자 자신의 체세포를 이용해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환자 맞춤형 연구가 가능하다.
- ○세포 간 접합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며, 시냅스 형성과 신경세포의 발달에 관여한다. 다양한 변종이 자폐증 환자들에서 발견되고 있으나, DSCAM 돌연변이가 어떤 과정을 통해 자폐 증상을 나타내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 ○글루탐산(glutamate)을 인식하는 수용체이며 세포막에 분포하고 있는 막 단백질이다. 주로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를 전달하는 연결 지점인 시냅스에 위치하면서, 신경세포끼리의 신호전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자폐증 환자에서도 NMDA 수용체의 기능이 망가진 표현형이 다수 발견되고 있다.
그림설명
DSCAM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 유래 신경세포
환자 유래 신경세포에서의 NMDA 수용체의 발현
정상적인 DSCAM 발현을 통한 NMDA 수용체의 정량적, 기능적 회복
Dscam 돌연변이 생쥐의 행동적 특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