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연물 유래 바이러스 증식 억제물질 개발 가능성 제시 -
현재 유행중인 코로나바이러스인 SARS-CoV-2의 복제와 증식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엔도리보뉴클리에이스(endoribonuclease)인 Nsp15를 분자 표적으로 선정하여 이를 저해하는 물질을 천연 화합물에서 탐색했다. 녹차에 풍부한 천연 화합물인 EGCG(epigallocatechin gallate;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가 Nsp15를 특이적이고 효과적으로 억제함을 발견하였다.
EGCG를 코로나바이러스에 직접 처리하였을 경우, 코로나바이러스의 세포 내 증식 능력이 없어짐을 플라크 감소 중화 시험을 통해 확인하였다. 0.2 μg/ml 농도의 EGCG를 30분 동안 코로나바이러스에 직접 접촉했을 때, 코로나바이러스를 100% 중화시키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해당 작용 농도는 신선한 녹차에 존재하는 EGCG의 1/3,000 수준이기 때문에 녹차의 항코로나바이러스 능력은 매우 우수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앞으로 추가적인 동물실험, 임상시험 등에서도 효과가 확인된다면, 코로나바이러스를 극복할 물질로 개발 가능성이 높다.
해당 연구는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하남출 교수 연구실 소속 홍석호 학생이 제1저자로 수행하였고,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권용훈 교수가 참여해 국제 학술지인‘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JCR 순위 농업 다학제 분야 상위 5%)에 2021년 5월 게재되었다 (논문명: Epgallocatechin Gallate Inhibits the Uridylate-Specific Endoribonuclease Nsp15 and Efficiently Neutralizes the SARS-CoV-2 strain; 유리딜산 특이적인 엔도리보뉴클리에이스 Nsp15 활성을 억제하고 SARS-CoV-2를 효과적으로 중화하는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감염 및 면역질환 표적 막단백질 구조 및 신약개발 연구사업, 한국연구재단의 글로벌박사양성사업의 도움으로 이루어졌다.
[연구결과]
Epigallocatechin Gallate Inhibits the Uridylate-Specific Endoribonuclease Nsp15 and Efficiently Neutralizes the SARS-CoV-2 Strain
Seokho Hong*, Sang Hwan Seo, Sun-Je Woo, Yonghoon Kwon, Manki Song, and Nam-Chul Ha
(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 in press)
- ○SARS-CoV-2는 단일 가닥 (+) 센스 RNA 바이러스로, 바이러스의 (+) 센스 RNA 지놈(genome)은 주로 숙주 세포에서 전령 RNA(mRNA)로 사용되어 두 개의 다단백질(polyprotein)로 구성된 복제효소(replicase)를 번역한다. 복제효소는 RNA를 복제하기 위한 주형으로 RNA 지놈(genome)을 사용한다. 바이러스 단백질분해효소(protease)인 PLpro 및 3CLpro는 다단백질을 15-16개의 비구조 단백질(non-structural protein)로 분해한다.
- ○16개의 비구조 단백질 중 Nsp15는 C-말단 도메인에 EndoU(uridylate-specific endoribonuclease; 유리딜산 특이적인 엔도리보뉴클리에이스)를 포함한다. 사람의 선천적인 면역 시스템은 패턴 인식 수용체를 사용하여 바이러스의 (+) 센스 RNA에 존재하는 polyA 서열에서 복제된 (-) 센스 polyU 서열을 인식한다. Nsp15는 (-) 센스 서열을 절단하여 세포 내 polyU 서열의 축적을 제한함으로써 숙주의 면역 반응을 회피한다. 또한 Nsp15는 바이러스 RNA을 적절히 프로세스하여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식에 필수적인 역할을 가진다. 따라서 Nsp15 활성의 억제는 바이러스 지놈의 복제 증식을 막고 사람의 선천적 면역 반응을 활성화함으로써 무증상 단계의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 및 제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 ○SARS-CoV-2의 Nsp15 효소를 합성하는 유전자를 인공적으로 합성한 후, 대장균에 형질전환하여 과발현을 하였다. 과발현된 Nsp15를 고순도로 정제한 후 형광 물질을 표지한 RNA를 기질로 활용해 효소 활성을 측정하였다. 이 때, 효소 활성을 억제하는 후보 물질을 탐색하기 위해 천연 화합물로 이루어진 라이브러리를 사용하였고, EGCG(epigallocatechin gallate;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가 Nsp15의 효소 활성을 특이적으로 억제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 ○EGCG가 엔도리보뉴클리에이스 Nsp15 뿐만 아니라 SARS-CoV-2 자체의 증식을 억제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항바이러스 중화 항체의 수준을 정량화하는 표준 방법인 플라크 감소 중화 시험(plaque reduction neutralization test)을 진행했다. 원숭이 신장세포(Vero cell)를 COVID-19 환자로부터 분리한 SARS-CoV-2로 감염시켰을 때 EGCG가 바이러스의 증식을 얼마나 억제하는지 바이러스 플라크 수로 확인하였고, 그 결과 EGCG가 효과적으로 SARS-CoV-2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 ○SARS-CoV-2의 Nsp15에 대한 억제 활성을 나타내는 천연 화합물로 EGCG(epigallocatechin gallate)를 스크리닝하고, EGCG의 SARS-CoV-2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확인함으로써,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항바이러스제로 제공될 수 있다. 또한, 천연물 유래 화합물을 선도물질로 활용하여 바이러스 증식 억제물질의 개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 ○하지만, 녹차나 EGCG를 섭취했을 때 실제 COVID-19 환자에 효과가 있는지 동물실험, 임상시험을 통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용어설명]
- ○EGCG(epigallocatechin gallate)는 에피갈로카테킨-3-갈레이트(epigallocatechin-3-gallate)라고도 알려져 있으며, 에피갈로카테킨과 갈레이트가 에스터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 구조이다. 녹차의 떫은 맛을 내는 폴리페놀의 일종인 카테킨류의 물질로, 사과 껍질, 자두, 양파, 헤이즐넛이나 피칸에도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신선한 녹차의 경우 EGCG를 100 ml에 70 mg 가량 함유하고 있으며, EGCG는 녹차 내 페놀산화효소에 의해서 산화되어 붉은색 색소로 쉽게 변화한다.
- ○엔도리보뉴클리에이스(endoribonuclease)는 단일 가닥 또는 이중 가닥 RNA의 중간 사슬을 절단하는 효소이다. 해당 연구에서 분자 표적으로 정한 유리딜산 특이적인 엔도리보뉴클리에이스(uridylate-specific endoribonuclease)는 RNA 중 유리딜산(uridylate)을 특이적으로 인식하여 해당 부위를 절단하는 효소이다.
- ○플라크 감소 중화 시험(plaque reduction neutralization test)는 특정 물질이 병원체가 형성하는 플라크 수를 감소하는 정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시험으로, 백신 접종 후 체내 형성된 항체 중 병원체를 중화 가능한 항체만을 정량적으로 검출하는 표준 방법이다.
[그림설명]
그림 1. 녹차 추출물,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EGCG), 바이칼린(baicalin)의 Nsp15 억제 효과를 분석한 결과이다. y 축은 반응 60분 후 계산된 억제율을 나타내고, x 축은 각 화합물의 농도를 나타낸다.
그림 2. in vitro에서 SARS-CoV-2 균주에 대한 녹차 추출물,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EGCG), 바이칼린(baicalin)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평가한 결과이다. y 축은 중화 퍼센트를 나타내고, x 축은 농도를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