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약 340년 전 폭발한 초신성의 잔해에서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별의 잔재를 발견했다. 초신성으로 폭발하기 전 별의 내부 깊은 곳에서 방출된 물질이 폭발 충격파에 의해 훼손되지 않은 채 원형 그대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ature Astronomy 6월호의 표지.
※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구본철 교수(제1저자 및 교신저자)가 주도하고 국내외 연구진이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 https://www.nature.com/natastron/) 6월호(6월 15일)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되었다.
표지의 천체는 약 340년 전에 폭발한 초신성의 잔해 카시오페이아 A의 엑스선, 광학 합성 이미지로, 붉은 색의 작은 덩어리들이 폭발 전 별의 내부 깊은 곳에서 방출된 물질이다. 구본철 교수 연구팀은 이들 중 하나에서 폭발 충격파에 의해 훼손되지 않고 본래 모습을 간직한 별의 내부 물질을 발견했다.
[이미지: 구본철(서울대), 이용현(한국천문연구원), 김현정(경희대). 표지 디자인: Allen Beattie]
초신성 잔해에서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별의 잔재를 발견한 것은 화마가 휩쓸고 간 숲에서 아직 불에 타지 않은 나무를 발견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발견이 이루어진 카시오페이아 A(Cassiopeia A) 초신성 잔해는 우리 은하의 가장 젊은 초신성 잔해 가운데 하나로, 초신성 폭발 연구에 매우 중요한 천체이나 폭발 전 별의 본질은 아직 불확실하다. 카시오페이아 A는 지구로부터 약 11,000광년 떨어져 있으며, 태양 질량의 15배에서 25배 정도 되는 별이 폭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음.
연구팀은 미국 로웰 천문대 4.3미터 망원경(Lowell Discovery Telescope) 에 설치된 근적외선 고분산 분광기 IGRINS를 이용하여 별 잔재 물질의 스펙트럼을 얻었으며, 스펙트럼을 분석하여 잔재 물질에 있는 철(鐵, Fe) 원자가 대부분 기체 상태로 존재함을 밝혔다.
※ IGRINS(Immersion Grating Infrared Spectrograph)는 한국천문연구원과 텍사스 대학교(오스틴)가 공동개발한 근적외선 고분산 분광기임.
이번 연구결과는 별 내부 깊은 곳의 화학 조성을 가진 물질에서의 티끌 생성 이론과 일치하며, 초신성 폭발 이전 별의 진화 상태가 청색 초거성인 이론적 모형을 지지한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