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장내에 기생하는 그람음성균의 일종인 Campylobacter jejuni(CJ)는 세균성 식중독 또는 위장염의 주요한 원인균이며 대장염과 대장암과의 관련성도 입증되었다.
CJ균은 나선형의 세포 모양을 가지는 특징이 있는데, 나선형 모양을 통해 마치 못보다 나사가 벽을 쉽게 뚫듯이 사람의 끈적끈적한 장내 점막을 용이하게 침투할 수 있다. 장내 점막을 통해 침투한 병원균들은 장기 내에서 군집을 이루어 위염, 장염 등과 같은 여러 질병을 일으킨다. 다양한 선행연구에서 나선형 세포 모양을 결정하는 유전자에 이상이 생길 경우, 병원균의 군집이 이뤄지지 못한다고 보고되었다. 따라서 CJ균의 나선형 세포 모양은 장내 감염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CJ균이 나선형으로 바뀌는 분자적 기작을 밝히면, 이를 저해하는 방식으로 항생제 개발이 가능하다.
나선형 병원균은 Cell-Shape Determining (CSD) 단백질들을 갖고 있으며, CSD 단백질들은 자신의 세포 골격을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 펩티도글리칸 층을 기질로 하여 펩티드 분해 효소반응을 통해 세포 모양을 나선형으로 변형시킨다. CSD 단백질들은 균주의 생존 및 병원성 감염에도 필수적임이 보고되었다.
선행연구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CSD 단백질의 구조가 밝혀졌지만, CSD 단백질이 어떻게 펩티도글리칸을 인식하여 가수분해 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은 분자적 수준으로 밝혀져 있지 않았다.
본 연구진은 CJ 균주의 CSD 단백질의 일종인 Pgp3(peptidoglycan peptidase protein 3) 단백질을 새롭게 동정하고, Pgp3-펩타이드 기질 복합체의 삼차원 구조를 규명하였다. 또한 Pgp3는 카복시펩타이드 분해효소(carboxypeptidase)와 펩타이드 내부분해효소(endopeptidase) 활성을 동시에 갖고 있으며 CJ 균주의 나선형 세포 모양 형성에 필수적인 단백질임을 밝혔다.
본 연구결과는 장내 병원성 미생물인 CJ의 장내 점막을 통한 감염을 억제하는 방식의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Nature 자매지인‘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2020년 1월 23일(목)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논문명: Peptidoglycan reshaping by a noncanonical peptidase for helical cell shape in Campylobacter jejuni
※저자정보: 이형호(교신저자, 서울대), 서세원(교신저자, 서울대), Shahriar Mobashery 교수(University of Notre Dame), 민경진(제1저자, 서울대), 안두리(제1저자, 식품의약품안전처), 윤혜진(제1저자, 서울대), Neha Rana(제1저자, University of Notre Dame)
※본 연구는 이형호 교수(서울대), 서세원 교수(서울대), Shahriar Mobashery 교수(University of Notre Dame), 김병문 교수(서울대), 유상열 교수(서울대) 연구팀의 공동 연구로 수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