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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들이 말하는 '서울대에서 보낸 첫 학기'

2008.09.05.

멋진 신세계에서 Do It Youself

수험생 시절, 책상 앞에 붙여놓고 졸릴 때마다 쳐다보며 의지를 불태웠던 그 이름 '서울대학교'. 70만 명 중 선택된 3000명이 되어, '서울대 학생'으로서 맞이한 첫 학기. 서울대의 문턱을 넘어 이제 갓 한 학기를 마친 08학번 신입생들과 첫 대학생활에 대해 솔직담백한 이아기를 나누어 보았다.

1. 신입생으로서 첫학기, 재미있거나 즐겁거나
김영환 : 정말 원 없이 자유를 누렸던 것 같아요. 정시모집으로 입학했기 때문에 2월까지 여유가 없었던 데다가, 입학 직후에도 TEPS와 수학시험, 자취준비 등으로 하나도 못 놀았거든요. 그래서 기회가 오자마자 자유를 만끽했어요.
김윤지 : 저는 수시모집으로 입학해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많았어요. 정시모집 논술 시험 날 놀이공원에 가 있었을 정도로요(좌중 파. 안. 대. 소) 첫 학기는 대학생활에 적응하느라 괜히 정신이 없었고 바빴어요. 방임 속에서 자율이 쉽지 않더라구요.
탁다미 : 정말 아주 많이 놀았어요. 하지만 동시에 배운 것도 많았어요. 정치활동도 해 보고 페미니즘 공부도 하면서 수업 외에도 주변 친구들과 선배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거든요.
심고은 : 저는 외국인 전형으로 입학했는데, 한 학기 동안은 한국사회와 문화에 적응하며 보낸 것 같아요. 더 정확하게는 서울대에 적응하는 시간이었죠 일단 사람들과 친해지는 게 목표였는데 아직 진행중이예요.
신정수 : 학교에 들어와서 제가 우물 안 개구리였단 걸 알았어요. 주변에 정말 훌륭한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지난 한 학기는 세상이 넓다는 것과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걸 깨닫게 해준 시간이었어요.

2. 첫학기, 난 좀 남달랐다
김윤지 : 전공예약자로 입학한 덕에 다른 신입생들보다는 여유가 있었어요. 사회대는 신입생들의 학점경쟁이 치열해서 '교양수업 맨 앞자리는 사회대'라는 말이 있을 정도예요. 심지어 신입생들이 계절학기에 학점 올리려고 '학점세탁'을 하기도 하니까요.(모두 휘둥그레) 그래서 다들 듣고 싶은 수업보다는 학점을 잘 주는 수업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요. 저는 전공예약자라 그런 부담이 없었어요. 또 신입생임에도 전공 학과의 교수님, 조교님들과 친해질 수 있었던 것도 전공예약자들만의 특권이죠.
탁다미 : 저는 공대에 함께 입학한 쌍둥이 오빠가 있어요. 그래서 다들 '서울대에 다니는 이란성 쌍둥이'라고 저를 기억하더라고요. 쌍둥이 오빠와 같이 신입생 생활을 하게 되니, 혼자 상경해서 생활하는 신입생들보다는 많이 의지가 돼요. 그런데 학교가 워낙 넓어서 학교에서는 한 학기동안 3번밖에 마주치지 못했어요. (좌중 모두 공감의 끄덕끄덕)
심고은 : 외국인 전형으로 입학하니까 주변에서 '편하게 입학했다'라는 말을 자주 하더라고요. 그리고 고등학교 때 배운 것들이 한국 학생들과 너무 달랐어요. 강의 때 교수님께서 “이건 다 고등학교 때 배웠지”라며 넘어가시는 부분들은 모두 혼자서 보충해야 했어요. 편하게 입학해서 뒤쳐진다는 평가 받기 싫어 한 학기동안 정말로 충실하게 학교생활 했어요.
김영환 : 대학에 오면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자기 이미지를 새로 구축할 수 있잖아요. 정수와는 고등학교 때부터 베스트 프렌드인데 정수와 함께 대학생활을 하면서 제가 모르던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어요. 죽마고우와 대학생활을 함께 한 자만이 느끼는 점이죠.
신정수 : 저는 고등학교에 이어 대학에 와서까지 영환이와 대학생활을 비교당하게 되더라고요. 종종 부모님께 부탁드릴 게 있을 때면 '영환이는 그런 거 필요하다고 안하던데'라는 말을 듣곤 해요. 그런 의미에서 대학에 와서도 영환이는 여전히 선의의 라이벌이에요.

3. 내가 겪은 '서울대' 그리고 '사람들'
심고은 : 주위에서 서울대는 공부만 한다고 해서 겁먹었었어요. 그런데 다들 정말 잘 놀아요. 특히 음악, 미술, 공연 등 다양한 문화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많고, 저마다의 개성과 가치관도 갖추고 있구요.
김윤지 : 주변에 정말 뛰어난 사람들이 많아서 끝없이 자기계발 해야 한다는 자극을 받아요.자신만의 전문 이슈나 테마가 있어서 거의 중독자 수준으로 정통한 사람들도 많이 봤어요. 그런 점에서도 경력개발센터나 대학생활문화원의 좋은 프로그램을 가까운 곳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좋아요.
신정수 : 서울대는 공부만 하는 줄 알았는데, 다양한 목표와 꿈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어요. 대통령, CEO, 교수 등 세간에서 '서울대생다운 목표'라고 말하는 그런 목표가 아닌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더라고요. 그리고 캠퍼스 측면에서는 체육시설이나 체력단련장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참 좋아요.
김영환 : 보통 대학 와서는 진정한 친구를 사귈 수 없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따듯하고 유쾌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선배들과 깊이 있는 얘기를 나누면서 유대감도 생겼고, 인간적으로 배운 점도 많았구요.
탁다미 : 출신 지역, 소득수준, 정치적 견해까지 하나의 집단 안에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그런 사람들이 갈등하기보다 대화하고 토론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많은 걸 느끼고 또 배웠어요. 서울대 학생들 이기적이라고들 해서 입학 전부터 살짝 겁이 났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4. 서울대 '수업' 이렇더라
심고은 : 외국인 전형 입학생들에게는 출신국가 외국어 수업을 못 듣게 하는 경우가 있어서 조금 서운했어요. 해당언어권에서 살다왔다고 교수님께서 입문1 수업을 못 듣게 하셨는데, 실질적으론 7년 전에 잠깐 살았을 뿐이라 그 언어를 전혀 못했거든요. 참 난감하더라구요.
신정수 : 고등학교 때 생물수업과 달리 생명과학부에 와서 듣는 수업은 정말로 제가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실험도 많이 하고, 실제로 참여하는 수업도 많구요.
김윤지 : 여러 분야의 초청강의가 좋았어요. 한 학기 동안 환경운동가, 연극인, 아나운서 등 다양한 직업의 다양한 경험을 가진 분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다만, 처음 리포트를 냈을 땐 첨삭해서 돌려주는 줄 알고 기대했다가 그게 아니라는 걸 알고 살짝 실망했던 기억이 있어요.
탁다미 : 고등학교 때와 달리 대학에서의 공부는 노력과 결과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어요. 적게 노력해도 좋은 학점이 나오는가 하면, 아무리 해도 안 되는 수업도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자신에게 맞는 수업이라는 게 있나 봐요.
김영환 : 대학 수업에는 단권화된 참고서가 없어서 고등학교 때보다 힘들었어요. 가끔씩 교수님께서 교재에도 안 나오는 이야기 하실 때면 난감해지거든요. 하지만 테니스나 수채화 등 학교 밖에서는 돈 주고 배워야 하는 것들을 학교에서는 수업을 통해 배울 수 있으니까 좋아요.

5. 1학년 2학기를 향한 다짐 한마디!
심고은 : 시간표 잘 짜고 시간활용 잘하기.
신정수 : 수강신청 철회 전에 더 많이 고민해서 학기 초의 계획을 지키도록 노력하자.
탁다미 : 더 많은 동아리와 세미나활동에 참여하자.
김윤지 : 남들과 똑같은 대학생활이 아닌, 나만의 대학생활을 즐기자.
김영환 : 여가을 알차고 계획적으로 보내자.

서울대학교 홍보부
학생기자 이재준

<서울대사람들> 15호 게재 (2008. 9. 4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