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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us Couple, 연애는 18학점짜리 수업?

2008.04.04.

 Campus Couple, 연애는 18학점짜리 수업?

바야흐로 춘삼월(春三月), 청춘들의 마음에도 꽃이 피기 시작한다. 그 옛날 부모님들께서 ‘연애는 대학가면 질리도록 할 수 있다’고 하셨던가. 하지만 캠퍼스 커플(이하 CC)의 로망은 언제나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무턱대고 시작하기에는 그 끝이 두렵고, 사랑을 억누르기에 ‘그 사람’은 너무 가까이 있다.

얼마 전 선배에게 고백을 받았다면? 같이 새터에서 술잔을 나눈 친구가 이성으로 보인다면? 수업에서팀 프로젝트를 하다가 정이 들어 버린 그가 있다면? 언어교육원 회화수업에서 유난히 느낌이 좋은 그녀를 찾았다면? 당신은 과.감.히 캠퍼스 커플이 되겠는가? CC를 꿈꾸는 당신, 여기 CC의 A to Z가 있다. 저녁바람이 선선한 3월의 어느 날, 술잔을 기울이며 CC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1. Campus Couple,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허지예 : 일단 CC는 서로 가까이 있을 수 있잖아요. 몸이 아파서 부르면 빨리 달려와 주고, 수업도 같이 들을 수 있고,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없어서 고민할 필요도 없고요.
성기한 : 데이트도 학교 안이나 녹두에서 할 수 있으니 좋은 것 같아요. 남자 중에 은근히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거 귀찮아하는 사람들 많거든요.
남윤경 : 아무래도 같은 학교, 같은 공간에서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다 보니, 말이 잘 통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또 시험기간에는 같은 학교 사람 아니면 만나기 힘들잖아요. CC면 상대가 바쁠 때라도 밥이라도 같이 먹을 수 있으니까 좋아요.
박만수 : 같이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아요. 데이트를 위해 거의 하루를 다 비워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잖아요. 하지만 CC는 숙제나 공부를 같이 하는 것도 데이트가 되잖아요.
남상휴 : 확실히 CC의 경우 학업에 덜 소홀해질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보여요. 하지만 그만큼 일장일단이 있죠. ‘연애는 18학점짜리 과목’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좌중모두 심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격하게 동의)

2. CC, 이럴 땐 좀 그래~
남상휴 : 과도한 스킨십을 하거나 지나치게 서로 붙어다니고, 사람들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애정행각을 벌이는 CC들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 보면 참 밉상이다 싶으면서도 부럽기도 하더라구요. (좌중 측은한 눈빛)
성기한 : 연애를 하다보면 분명히 서로만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가 있어요. 그런데 CC는 의도치 않게 마주치게 되고, 그러면서 더 다투는 경우가 생기죠. (옛 생각이 나는 듯 먼 곳을 바라본다)
박만수 : 사실 CC인 입장에서 타인의 시선을 의식 안할 수가 없어요. 특히 스킨십 같은 경우는 더 그렇구요. 그래서 처음 연애할 때에는 손잡고 있다가도 아는 사람이 멀찌감치 보이며 후다닥 손을 놓기도 했어요.(은근히 애인 눈치를 살핀다)
남윤경 : CC는 너무 쉽게 가십거리가 되는 것 같아요. 그 커플 싸웠다더라, 헤어졌는데 남자가 어쨌다더라 하면서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마련이죠. 그래서 저도 처음에 연애 시작할 때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그래서 일단 사귀고 나서 남자친구가 공대로 전과했죠… (일동 맙.소.사 !)
허지예 : 확실히 소문 때문에 CC가 오래가기가 더 힘든 것 같아요. 친구에게 상담 한번 잘못해도 주변사람 모두가 우리 문제를 알게 되거든요. 또 신입생 때 CC가 되면, 아무래도 대학 동기들과 친해질 기회가 줄어들잖아요. 그러다보면 나중에 주변에 친구가 하나도 없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신입생일 때는 이런 점에 대해 서로의 배려가 필요해요.

3. CC가 부러워하는 CC는?
남상휴 : 누가 뭐래도 중도에서 서로 붙어 앉아서 열심히 공부하는 커플이 가장 예뻐보이더라구요. 공부도 사랑도 모두 충실히 해내는 모습이 참 대단해 보여요.
허지예 : 같은 분야를 공부하는 커플이 부러워요. 인문사회학 관련 이야기는 서로 대충이라도 알아듣는데, 양자역학 같은 이야기를 하면 전 그저 멍해져요. (정말로 멍~한 표정에 모두가 파.안.대.소.)
박만수 : 서로 다른 소양을 가진 커플도 좋을 것 같아요. 제 친구는 언어를 전공하는 여자친구 덕에 영어가 많이 늘었어요. 서로 도와가며 발전해 나가는 커플이 가장 바람직한 것 같아요.
남윤경 : 제 친구 커플은 둘이서 3과목을 같이 수강하는데, 서로 나누어서 공부해서 과외를 해주더라구요. 그래서 둘 다 시험 때 고생도 덜 하고 학점도 잘 받는 것을 보면서 참 부러운 적이 있어요.
성기한 : 저는 공동체에 잘 녹아드는 캠퍼스 커플들을 보면 부럽더군요. 서로에게 충실하면서도 여럿이 함께 있을 때도 커플인 게 티 안 나는 그런 커플들 있잖아요.

4. CC, 당신만은 안돼!
허지예: 입이 가벼운 사람은 피해야 해요. 자기의 연애사를 다른 사람에게 쉽게 공개하는 사람은 CC에게 정말 독이예요.
남윤경 : 너무 상대방을 구속하려는 사람도 CC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아무리 같은 공간 안에 있다지만 서로의 영역이 존재하거든요. 특히 신입생같은 경우는 한창 인간관계 넓혀야 하는데, 너무 구속하려는 사람을 만나면 나중이 좋지 않아요.
박만수 : 진지하게 고민하기보다 호기심으로 연애를 시작하려는 사람이나, 연애를 한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서 신입생을 사귀려는 사람이 있어요. 이런 사람도 피해야죠.
남상휴 : 스킨십을 자제하지 못하는 사람도 비추예요. 캠퍼스 커플이라면 남들 앞에서 애정을 자제할 수 있는 인내심이 있어야 해요.
성기한 : 지나치게 남의 눈을 의식하는 사람이 있어요. 남들 앞에서 커플인 게 드러나는 것조차 두려워해서 쉬쉬하는 사람도 별로예요. 연인 사이가 되려면, 남들 앞에 당당할 수 있어야죠.

5. 이별에 대처하는 CC의 자세
성기한 : 캠퍼스 커플이었다가 헤어졌다면, 역시 남자가 군대를 가는 게 제일이죠! (좌중모두 포.복.절.도)
허지예 : 헤어지고 나서 서로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하지 말아야 해요. 특히 그 커플과 잘 알고지낸 사람에게는 더욱더 조심해야죠. (모두들 의미심장하게 동의)
남윤경 : 헤어진 후 다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때, 예전 연인도 기분좋게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헤어지고 금방 다른 사람을 만나는 건 추억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박만수 : 좋게 끝내야 한다는 말을 항상 많이 들어요. 그래서 헤어질 위기가 찾아왔을 때 ‘이런 식으로 안 좋게 헤어지면 캠퍼스 커플로서 좋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를 다잡은 적이 많아요. 제 친구 중에는 예전 여자 친구를 피하기 위해서 전공 진입 때 원하지 않는 과에 지원한 친구도 있어요. (일동 술렁~)
남상휴 : 헤어지더라도 언젠가는 마주치게 되어있어요. 그만큼 이별 자체를 생각할 때 훨씬 신중해야 해요. 홧김에 이별하는 일은 없어야죠. 이별 후에도 절대 미련을 가지면 안 되구요. 심하면 헤어진 커플을 중심으로 공동체에 균열이 생기기도 하니까요.

6. 캠퍼스 커플을 꿈꾸는 새내기들에게
허지예 : CC의 장점은 아무래도 서로를 지켜본 후에 시작할 수 있다는 거예요. 너무 서두르지 말고, 세미나나 엠티 같은 걸 통해 상대를 좀 더 알고, 서로를 충분히 이해했다고 생각할 때 시작했으면 해요.
남윤경 : 물론 CC가 되기 전에 많은 고민이 필요하지만, CC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에 처음부터 무조건 거부하는 것도 옳지 않은 것 같아요. 이때다 싶으면 예쁜 사랑을 위해 용기를 내는 것도 중요해요! (주먹을 불끈쥐는 모션에 모두 쓰러진다)
박만수 : CC를 시작할 때 주변에서 CC는 안좋다면서 다들 말리더라구요. 확실히 CC는 양날의 칼이예요. 그 양면성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관계를 시작해야 해요.
남상휴 : 개인적으로는 같은 반이나 과의 CC는 자제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굳이 CC를 하고 싶다면 다른 단과대학이 낫지 않을까 하네요. CC는 헤어진 후 여파가 정말 크거든요. CC가 되어도, 서로만의 영역을 유지하고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세요.
성기한 : 사실 CC라는 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그 사람이 같은 학교 사람인 것일 뿐인 거잖아요. 그러니까 일단 서로 좋아하면 사귀세요. 그리고 나서 주변의 커플들을 보면서 좋은 점은 본받고, 좋지 않은 점은 피해가는 노력을 해나가면 된다고 생각해요.

2008. 3. 3
서울대학교 홍보부
학생기자 이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