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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라 물 만났다! 프로네시스 '나눔'실천단

2008.04.07.

방학이라 물 만났다! 프로네시스 '나눔'실천단

이번 방학에도 서울대 사람들은 곳곳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다. 열린마음으로 봉사를 통해 실천적 지혜를 실현하고 있는 서울대인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찾아가 보았다.

학점도 따고 봉사도 하고
서울대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진정한 리더 양성을 위해 사회봉사1,2(국내), 사회봉사3(국외) 개설했다. 해외로 봉사활동을 나가는 사회봉사3은 사회봉사 1ㆍ2를 모두 이수한 학생 중 우수한 활동을 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발했다. 겨울방학 동안 24명의 수강생들이 러시아와 인도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SHIS와 함께 한 싱싱한 Orenge들, 해외봉사 인도팀
언론정보학과 이중식 교수와 학생 13명으로 구성된 Fresh Orange 팀은 1월 6일부터 21일까지 인도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캘커타 인근 낙후 지역에서 문화교류와 장애아동 교육, 시설보수, 체육대회 등의 봉사와 함께 경제적으로 소외된 빈곤계층을 대상으로 빈곤의 원인과 빈곤의 악순환에 대한 조사활동도 벌였다.

Hi, Fresh Orange!

이 메모를 받아볼 때쯤엔 모두 서울에 도착해 있겠지? 아마 꼴까타의 카레향이 코끝에서 아스라히 사라지고 있을 때라 생각된다. 2008년의 시작과 함께 한 이번 봉사 활동은 많은 기억을 남겨주었다. 인도 대지의 메마름, 좁고 어두운 교실에서 웃음 짓던 눈동자들, 우리에게 내미는 약간은 서늘했던 손바닥들, 난민촌(?)같던 호스텔의 침상들, 식판 위에 굴러다니는 밥알들, 비누로도 지워지지 않는 원색의 페인트들, 릭샤 위에서 본 밤하늘……

무엇보다 우리가 봉사한 기관이 SHIS(Southern Health Improvement Samity)였다는 점이 우리에겐 큰 행운이었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작가 도미니끄 라삐에르의 [City of Joy]에 등장하는 봉사기관과 맥을 같이 하는 SHIS라는 역사적인 곳에서, 이곳을 설립하고 운영해온 명망 있는 활동가들과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자생적이며 지속력 있는 그들의 활동을 지켜본 것만으로도 삶의 큰 방향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2주일 동안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인도의 여성빈곤문제를 알아보기 위한 서베이를 하고, 청각장애자들과 소녀들을 위해 문화교육과 놀이교육을 같이 했으며, 낙후된 교육시설에 벽화를 그리는 활동을 하면서 세계적으로 편재한 빈곤의 대물림을 근거리에서 체험해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우리가 베푸는 봉사라기보다 그들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배움에 가까웠다는 느낌이 든다.

내게 있어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인도가 아니라 Fresh Orange팀이란 생각이 강하게 남는다. 단기간에 모여 형성된 집단이었지만, 여러분이 만든 공동체는 농도가 진하고 봉사에 대한 순수함으로 가득했다. 무엇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마음을 열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맑은 공동체를 만들었을까? 그 레시피가 이번 여정에서 우리들이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 생각된다.

인솔교수로서 내 미션은 여러분들의 현지활동에 ‘정신적 안전망이 되자’였는데, 돌이켜 보니 반쯤은 성공한 듯하다. (나보다 보급품이 더 주요했던 것 같지만… ^.~ ). 안전했고, 배움도 많았고, 무엇보다 즐거웠고… 메인 미션은 끝났지만, 자주 만나자!

SHIS에서의 마지막 날, 이중식

프로네시스 나눔실천단 활동 사진

해외봉사 러시아팀

해외봉사 러시아팀교육학과 문용린 교수와 11명의 학생들은 1월 7일부터 22일까지 러시아 연해주 우스리스크 아시노프카 지역에서 한국어ㆍ영어ㆍ예체능교육, 문화교류, 시설보수 등의 활동과 함께 고려인들의 강제이주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역사체험교육을 하고 돌아왔다.

해외봉사도 사랑과 진실이면 통한다 ..... 우희철 (사회교육학 02학번)
처음 해외봉사를 신청할 때만 해도, 그저 해외를 나간다는 생각이 더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봉사활동을 준비하면서 어떤 마음으로 가야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말도 통하지 않는 그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그런 상황에서 '봉사'란 것이 이루어지기나 할까? 과연 봉사란 무엇일까?
그런 고민 탓인지 시작부터 내 마음은 사뭇 진지했던 것 같다. 순간순간 더 충실하고 진심으로 대하려고 노력했다. ‘봉사란 무엇인지’ 아직도 의문형이지만, 서로 진심을 나누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같은 말을 쓰고 같은 얼굴색을 하고서도 다르다고 느꼈던 고려인들과 진심만으로 가슴속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건 참 기쁜 경험이었다.
‘굳이 추운 겨울에 왜 러시아를 갈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오히려 러시아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추운 날씨 속에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면서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헌신적으로 임해준 우리 팀원들에게 지금도 감사한다. 팀 안에서 하나가 될 수 있었기에 현지인들과도 그 사랑을 나눌 수 있었던 것 같다.
봉사란 사랑에 기본 바탕을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하고, 사랑받으면서 우리가 함께한 소중한 기억은 내 가슴속에 평생 살아 숨 쉴 것이다. 팀원들과 하나가 되었던 마음과 현지인들과 나누었던 진실한 마음은 오래도록 내 삶을 따뜻하게 해줄 것 같다. 이 따뜻한 기억을 모두가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도움에 필요한 곳에서 힘이 되어주는 것이 참된 봉사 ..... 이재선 (인문대 2학부, 06학번)
러시아에서 보낸 15박 16일. 초로 환산하면 약 130만 초. 이 짧고도 긴 시간 동안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을 담아왔다. 이번 해외봉사는 학교생활뿐 아니라, 나라는 한 사람의 인생 전체가 조금 더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였다. 팀원들과 많은 회의를 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의견 수렴을 거치면서 편협했던 사고가 점점 확장되는 경험을 했다. 여러 명이 팀을 이루어 밀도 있게 활동하면서 진정한 팀워크도 느낄 수 있었고, 다른 팀원들의 능동적이고 활기찬 움직임에 나태해지려는 자신을 다잡을 수도 있었다. 또 계획하고 실행하고 피드백을 거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미숙했던 팀 프로젝트 진행도 배울 수 있었다. 새롭게 알게 된 사람들과의 소중한 인연도 빼놓을 수 없다. 16일 동안 똘똘 뭉쳐 하나가 되었던 11명의 팀원들과 인솔자 선생님, 문용린 교수님, 현지에 계신 많은 분들과 함께 했기에 러시아에서의 모든 시간들은 아직도 빛나고 있다.
가장 큰 소득은 ‘한국에도 봉사할 곳은 많은데 왜?’라며 줄곧 고민했던 문제에 대해 이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봉사는 찾아서 하는 것이다. 봉사의 기준이 무엇인진 모르지만,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기쁜 마음으로 힘이 되어주는 것이 참된 봉사라고 생각한다. 러시아에는 중앙아시아에서 이주해온 고려인들과 그들을 돕는 코피온 센터가 있고, 이들이 배타적인 러시아 땅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이 절실하다. 기아에 허덕이는 난민을 돕는 활동은 아니지만, 이것 역시 봉사라고 생각한다. 해외봉사의 이유를 깨닫게 된 것만으로도 15박 16일의 활동은 성공적이었던 게 아닐까?

서울대학교 홍보부
<서울대사람들> 13호 게재 (2008. 3. 12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