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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사무동 실전 체험

2008.10.09.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 선배와 1일데이트

졸업을 앞두고 진로 고민에 전시 컨벤션 관련 인턴을 경험해 본 고고미술사학도 조현경 씨. 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능력에 대한 회의에 빠져 있던 차,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근무하는 선배들과의 1일데이트로 분야에 대한 자부심과 의욕을 얻고 돌아왔다.

14:00 국립중앙박물관 사무동 견학
고고미술사학을 공부하다 보니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미 나에게 매우 친근한 곳이다. 하지만 큐레이터 선배님을 뵙기 위해 들어간 곳은 항상 들어가던 입구가 아닌 사무동. 그곳은 내가 알던 국립중앙박물관과는 또 다른 세계였다. 이곳이 한국을 대표하는 박물관의 산실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신기한 듯 두리번거리는 나를 보며 이수미 선배는 “외부에서의 국립중앙박물관의 모습은 차분하고 고요하지만, 이곳은 항상 전쟁터”라며 미소 짓는다. 이곳 견학을 통해 박물관의 멋진 전시는 치열한 연구와 기획 등을 토대로 이루어진 것임을 새삼 깨달았다. 졸업을 하고 직업을 가져서도 다들 끊임없이 치열한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며 국립중앙박물관의 명성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16:00 행사 기획 마무리, Workaholic 김영원 선배
김영원 선배국립중앙박물관 역사부 부장이기도 한 김영원 선배의 사무실은 온갖 전문 서적들로 가득했다. ‘사무실’이라기보다는 ‘도서관’에 가까운 곳에서 책에 둘러싸여, 내가 인사드리는 순간 까지도 다음날의 행사 기획을 마무리 짓고 있던 선배의 모습은 그야말로 열정 그 자체였다. 고고미술사학 중에서도 도자사를 전공한 선배는 우리나라의 유명한 도자 비교 관련 서적도 여러 권 냈고, 도자 유물 발굴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학교에서 공부할 때, 전공 이외의 과목에도 관심을 갖고 정말 폭넓게 공부했어. 고고미술사학은 사실 인간이 살아온 모든 발자취를 좇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잖아? 그걸 공부하려면 문학, 역사학, 인류학, 미학, 심리학, 사회학까지 망라해야지.” 국립중앙박물관 내에서도 최고의 큐레이터라 불리는 선배의 모습은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공부한 열정적인 학생 시절의 경험이 뒷받침 된 것이었다.

17:00 전시실 준비 점검
광복 60주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김영원 선배의 기획으로 태극기의 변천 과정에 대한 특별 전시를 한다. 태극기의 변천 과정에 관한 전시실이 막바지 준비로 한창이었던 이 날, 선배는 마지막으로 전시실을 점검했다. 척척 마무리되는 모습을 보며 선배는 “기획하고 전시 준비하느라 그동안 고생했던 것이 드디어 결실을 맺는 것을 보니 보람차다”면서 그 간의 힘들었던 기억들을 싹 잊으신 듯 했다. 선배는 특별전시 기념행사의 일정을 분 단위로 재차 확인하고, 전시실의 작은 설명까지도 마지막까지 꼼꼼히 점검 하고서야 전시실을 나올 수가 있었다.

19:30 ‘큐레이터와의 대화’
큐레이터와의 대화미술관 회화실에 관람객들이 옹기종기 모이기 시작하더니 오후 7시 30분이 되자 이수미 선배가 하는 ‘큐레이터와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이 날의 주제는 ‘옛 사람들은 그림을 어떻게 감상했을까?’로 한국 회화의 형태에 관한 이야기였다. 미술관 회화실을 돌며 장황, 병풍, 첩, 횡권 등 한국의 옛 회화 종류에 대해 선배가 열심히 설명을 하자 한국의 미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경청하며 때때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렇듯 한국 미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보면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모두 설명해주고 싶어서 나도 모르게 말이 빨라진다니까”라며 웃는 이수미 선배는 진정 우리의 것을 사랑하는 큐레이터였다.

21:00 다음을 기약한 이별 ’
국립중앙박물관에서의 즐겁고도 새로운 하루를 마친 후, 바쁜 일들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배님들은 건물 앞까지 나를 배웅해 주셨다. “학부 때는 네 그릇을 키우는 일에 집중하렴. 네가 네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곳은 한국 내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도 많으니까 너무 조바심 내지 말고.” 아직 내 공부를 제대로 끝내지도 못한 채 앞 일 걱정으로 한숨만 쉬던 내 자신이 조금 부끄럽게 느껴졌다. 일단 내가 하는 공부에 자부심을 느끼고 즐겁게 그릇을 키워나가기 시작한다면 어느 순간엔 두 선배와 같이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일 날이 올 것이 확실했다. 누구보다도 열정적인 두 선배의 하루를 지켜보며 나도 그 열정에 걸 맞는 그릇을 키워야겠다고 다짐했다.

서울대학교 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