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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학과(부)장 학사협의회 어떻게 진행되었나

2008.06.25.

2008 학과(부)장 학사협의회 어떻게 진행되었나

6월 20일~21일 본부 처실국장 및 각 학과(부)장 등 보직교수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8년 학과(부)장 학사협의회가 열렸다. 이는 학장 및 보직교수단이 모여 학교의 중대 사안을 논의하는 학사협의회를 학과(부)장단까지 확대한 것이었다.

이장무 총장은 참석교수가 모두 모인 자리에서 인사말을 통해, “서울대가 법인화 등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이 시점에서, 많은 서울대 교수님들이 함께 모여 학교의 중대 사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며 대규모 학사협의회를 개최한 이유를 설명했다. 부총장 및 본부 처실국장들도 “본부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대해 각 학과에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자리가 대학 본부와 학부, 학과의 책임을 맡은 교수님들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학의 주요 추진 사업들에 대한 김형준 기획실장의 브리핑이 있은 후, 법인화, 국제화 등 각 사안들에 대해 관심 있는 교수들이 모여 7개 분과로 나뉘어 토론을 진행하였다.

서울대 법인화 어디로 가는가 - 법인화/자율화 분과
법인화/자율화 분과
가장 많은 교수가 참석해 활발한 토론을 벌인 곳은 법인화/자율화 분임이었다. 토론 참여자들은 이미 가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서울대 법인화 움직임에 대해, 대학을 자율화 하겠다는 계획조차 정부로부터 비자율적으로 이루어지는 현실을 비판하고, 피할 수 없다면 서울대가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실질적으로 수렴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함께 현재 관리중인 학교 자산을 서울대에 귀속하고, 학생들이 우려하는 등록금 인상을 최소화하는 등 법인화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들에 대한 구체적인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에 참석한 한 교수는 서울대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정부의 규제로부터 대학운영을 자율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울대가 학문을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었던 것은 국립대학으로서 상업주의로부터 나름의 자율성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법인화가 학문연구에 미칠 영향에 대해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학 국제화, 외국인 교수 초빙부터 제대로 하자 - 국제화 분과
국제화 분과연내에 외국인 교수 100명을 채용할 것이라는 본부의 발표가 있은 때문인지 국제화 분임에서는 외국인 교수 초빙과 영어 강의에 대한 토론이 장시간 이어졌다. 참석한 교수들 대부분은 우수 외국인 교원 채용을 위해 발로 뛰어 본 사람들로 그 과정에서 느낀 점을 소상히 털어 놓고 해결책을 강구했다.
참석한 한 교수는 “이번에 외국인 교수 채용인터뷰를 해 보니 어떤 근거로 계약을 해야할 지 몰라서 참 힘들었다. 외국인 교수들이 오게 되면 세금문제부터 모두 알아서 해 줄 수 있는 원스톱 처리 부서가 있어야 안심하고 올 것 같다.”며 그 간의 고충을 전달했다.
교무처장은 외국식 표준계약서를 준비 중이며,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면 국내교수와 동일한 조건의 교수로 임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답변을 전달했다.
토론을 거친 참가자들은, 대학 국제화와 관련해서는 외국인 교수 한분을 초빙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지금까지의 관습을 깨고 다시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어렵더라도 서울대가 세계의 대학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뜻을 모았다.

자유전공제 도입, 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하자 - 자유전공제 분과
획기적인 학부 운영안인 ‘자유전공제’ 신설에 대해서도 관심 있는 교수들이 모여 토론을 벌였다. 박은정 기초교육원장은 자유전공제를 통해 전공 제한 없이 학생을 모집하여, 학과 구분 없이 융복합적 지식을 교육하고, 자율연구와 세미나를 통한 창의적인 교육을 실행, 1/3 영어강의 등을 통해 국제적 소양을 갖춘 학생을 양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당 커리큘럼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를 경청한 토론 참석자들은 자유전공제로 선발될 학생들이 어떤 특수한 소속감을 가지고 대학생활을 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학생들이 대학생활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하자고 말했다. 물리천문학부 유인석 학부장은 융복합 교육을 위해 마련된 협동과정에 행정직원이 배치되지 않는 등, 새로운 교육제도가 도입될 때마다 그에 걸 맞는 행정지원이 뒤따르지 않는 현실을 비판하고 교수나 직원의 배치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교수 승진/임용은 오해 없이 투명하게 - 승진임용 분과
최근 민감한 화두가 된 교원 승진/임용 정책에 대해서도 터놓고 토론하는 분과가 마련되었다. 토론이 시작되기에 앞서 이장무 총장은 4월의 승진심사제도 변화에 대해 다소 왜곡보도가 있었다며, 대학본부에서 관심을 두는 것은 누구를 탈락시키느냐가 아니라, 열심히 연구하고 교육하는 분들을 격려해서 더 잘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해를 구했다. 교무처장은 토론에 참석한 교수들에게 관련 규정 등을 상세히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토론자들은 승진심사와 관련한 경과규정을 확실히 하는 등의 제도 재정비가 시급하고, 단과대학별로 다른 규정에 대해서도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또한 미국 대학에서 임용 후 5년 정도면 정년보장 심사를 받는데 비해 우리대학에서 10~16년이 소요되는 것은 향후 외국인 교수 임용시에도 문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음미대 대학입시, 서울대만이라도 제대로 해보자 - 대학입시 분과
입학과 관련한 본부 주요 안건은 입학사정관제 도입과 외국인 학생 입학제도 개선 등이었으나, 실제 입학 관련 토론장에는 총 8명 중 음대와 미대 학과(부)장이 각 3명씩 참석하여 예술계열 입학시험을 토론하는 장이 되었다. 한 미술대학 교수는 실기시험 문제를 얘기하려고 학사협의회에 참석했다며, 미대 입시에서 실기 시험이 너무 짧은 시간 동안 졸속으로 치러진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다른 음대 교수도 진정으로 재능 있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서는 외국 우수 예술대학처럼 한 학생을 며칠간 두고 보는 식으로 심도 있는 검증이 필요하다며 시험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이들 교수들은 본부에서 해당 공간과 행정인력 지원만 뒷받침 해 준다면 교수들은 성의껏 학생을 심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열의를 내비쳤다. 토론에 참석한 김영정 입학관리본부장은 본부에서는 교수들이 입시 때마다 과도한 업무가 발생하는 것을 우려해 부담을 줄여 드리려고 하고 있었다며, 미처 파악하지 못한 문제에 대해서는 본부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겠다고 답했다. 서울대 통합 논술에 대해서는, 도입시기에는 사교육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몇 년째 시행한 결과 학교 교육을 긍정적으로 이끄는 효과가 더 큰 것 같다는데 모두 동의하였다.

교수들이 더 편리하게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 달라 - 연구 분과
연구 분과연구처에서 주관한 연구 분과에서는 연구비관리, 산학협력단 개편, 지주회사 설립, 연구관련 규정 등 광범위한 문제를 논의하였다. 국양 연구처장은 연구 간접비가 20%로 인상된 배경을 설명하고 지주회사 설립, 연구비중앙관리 시스템 도입 등의 경과를 알렸다. 이에 대해 토론에 참가한 교수들은 간접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연구비관리 시스템을 편의에 맞게 고쳐줄 것을 당부했다.
사회학과 서이종 학과장은 서울대는 황우석 사태로 세계적인 연구윤리 문제를 일으킨 대학인데, 외국인 교수들이 오기 전에 이를 명백히 하고 넘어가야 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연구처장은 답변으로 연구윤리위원회의 운영상황을 보고하고 국제표준에 맞게 연구관련 규정을 신규 제정했음을 알렸다.

외국인 복지 정책 더 신경 쓰자 - 학생복지 분과
학내 각종 복지정책과 학생지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인 학생복지 분과에서는, 이정재 학생처장이 학생 1,000 명을 더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신설하고 외국인 지원센터를 설립하는 등 지난 2년간의 추진실적도 보고하고, 장학 복지 제도의 향후 개선방향을 화두로 제시하였다. 토론자들은 외국인 교수/학생 관련 복지가 가장 시급한 화두라는데 공감하고 집중 토론했다. 외국인 교수들을 초빙할 경우 교수 아파트를 월세로 전환해 만기 없이 제공하는 방안, 국내 학생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장학금을 받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을 주는 것, 또 외국인 교수들의 자녀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 인근 초등학교에 교육과정을 마련하는 안 등의 사례를 중심으로 논의되었다. 장애인 학생들을 위한 휴게실을 건립하자는 건의사항도 있었다.

이장무 총장은 발표와 토론을 끝까지 경청하고, 이 날의 고견들을 학교 운영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신복 부총장은 오늘 회의를 통해 본부와 각 대학이 단순히 소통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많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앞으로는 확정되기 전의 사안이라도 자주 대학에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열린 만찬에서는 곳곳에서 “소통하는 서울대를 위하여”라는 웃음 섞인 구호와 건배가 이어졌다. 연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도 “소통을 위하여”는 밤 늦도록 계속되었다.

2008. 6. 24
서울대학교 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