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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중앙도서관에서 만나는 우리말의 연대기

2021.05.31

서울대학교에는 학생들에게 영감을 주는 다채로운 전시들이 캠퍼스 곳곳에 숨어있다. 이러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으로 흔히 떠올리는 서울대 박물관과 서울대 미술관 외에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전시를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있다. 바로 서울대 중앙도서관이다. 중앙도서관은 책을 빌리거나 공부를 하러 온 방문객을 위한 전시를 꾸준히 개최해 왔다. 특히 관정관 2층에 있는 관정마루는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 기념 〈감정의 힘, 독일 19│19〉, 〈한국 현대사의 주요 순간〉 등 다양한 전시가 열리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중앙도서관에서 개최한 〈한국어와 한글의 근현대 역사를 돌아본다〉 전시에서 조선어학회 기관지 〈한글〉 창간호 등이 전시되어 있다.
중앙도서관에서 개최한 〈한국어와 한글의 근현대 역사를 돌아본다〉 전시에서 조선어학회 기관지 〈한글〉 창간호 등이 전시되어 있다.

한국어와 한글의 과거를 되짚어보다

올해 중앙도서관은 조선어학회 창립 90주년을 맞아 〈한국어와 한글의 근현대 역사를 돌아본다〉(이하 〈한국어와 한글〉)라는 전시를 개최중이다. 관정마루에서 진행되는 전시는 지난 3월 29일 개막식과 함께 시작되어 7월 30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본 전시는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와 한국어문학연구소 주관으로 이루어졌으며 정승철 교수(국어국문학과)가 기획 자문을 맡았다.

정승철 교수는 “1921년에 한국어의 연구와 보급을 목적으로 ‘조선어연구회’가 설립되고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1931년에 ‘조선어학회’로 이름을 바꿨다.”라며 사실상 조선어학회 창립 100주년임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러한 시대적 의의 속에서 최근 100년 동안, 한국어와 한글이 거쳐 온 변화와 관련 사건들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의의가 있다”라고 전시의 의미를 전했다.

중앙도서관 전시〈한국어와 한글의 근현대 역사를 돌아본다〉가 진행되는 관정관 2층 관정마루
중앙도서관 전시〈한국어와 한글의 근현대 역사를 돌아본다〉가 진행되는 관정관 2층 관정마루

우리말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전시는 한국 어문의 근대화 과정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는 19세기 말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연대기 순으로 구성한다. 관정도서관 1층 정문에서부터 2층 스터디가든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가면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국어연구자들이 언어 규범을 제정했던 구한말, 최초의 국어사전인 ‘조선어사전’이 발행되었던 일제강점기, 국가 주도적인 언문 통일이 개인의 ‘사적 언어’를 제약하기도 했던 광복 이후, 이러한 부작용 극복하고 언어의 다양성과 개성을 지향하는 현대까지의 이야기를 모두 벽에 부착된 포스터를 통해 담아냈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말의 생생한 역사를 담고 있는 『조선어문학회』 창간호(1931.7), 『한글』 창간호(1932.5), 『외래어표기법통일안』 (1941.1) 등의 전시물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19세기 말 외국 인명 및 지명의 표기와 같이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항이나, 근대 계몽 운동기에 각 방언들의 배타적 부정을 통해 얻은 표준어의 합법성처럼 우리 사회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치고 있는 잘못된 인식을 소개하기도 한다. 정승철 교수는 이를 통해 “한국어와 한글의 발전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라며 학생들에게 우리 어문의 의미를 되새겨 볼 것을 권했다.

전시를 관람한 김대현 학생 (서어서문학과 17)은 “고등학생 때는 국어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었지만, 대학 입학 후 전공 공부에 집중하다 보니 우리말에 관해 관심을 두지 못했다”라며 “우연히 보게 된 전시회 덕분에 한국어와 한글의 가치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도서관 풍경과 어우러지는 색다른 전시를 경험하고 싶다면 잠시 시간을 내서 〈한국어와 한글의 근현대 역사를 돌아본다〉 전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일상의 한 편에 놓인 우리말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 학생기자
허서인(동양사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