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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20 학술연구교육상(연구부문) 수상자 인터뷰 – 오석배 교수(치의과학과)

2021.03.15

서울대학교는 매해 창의적이고 활발한 연구활동을 통해 탁월한 연구실적을 낸 교수 10명을 ‘서울대학교 학술연구교육상(연구부문)’ 수상자로 선정하고 있다. 2020년 수상자 중 한 명인 치의학대학원 치의과학과 오석배 교수는 신경생리학으로 인간의 고통의 정체를 밝히는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 통증의 발생 기전을 규명하고 새로운 만성 통증 치료 방법을 개발해왔다. 생명과학분야 대표 학술지인 Cell, Neuron 등에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2010년 국내 통증분야 기초연구자들의 학술단체를 창립하고 2019년 국제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우리나라 통증연구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이를 인정받아 2012년 대한생리학회 유당학술상, 2019년 대한뇌신경과학회 장진학술상 등을 수상하였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오석배 교수의 학술연구교육상 수상 소감을 들어보고 그의 연구와 교육 철학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2020 학술연구교육상(연구부문)을 수상한 오석배 교수(치의과학과)
2020 학술연구교육상(연구부문)을 수상한 오석배 교수(치의과학과)

2020학년도 서울대학교 학술연구교육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 30년간 통증 연구를 해왔는데 그동안 연구들의 성과로 학술연구교육상(연구부문)을 받게 되어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제 연구가 가능할 수 있도록 연구비를 지원해 준 국가 기관들과 본교 교수 임용(2002년) 이래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신 서울대학교와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에 감사드립니다. 또한 그동안 여러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연구에 매진해왔던 연구실원 여러분들- 대학원 재학생과 졸업생, 연구원, 행정 직원 모두에게도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가족들과도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치과대학을 졸업하신 후 치의학 중 신경생리학과 통증학을 연구하며, 특히 TRP 이온통로와 면역계의 역할에 주목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 연구와 연구방법에 대해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TRP 이온통로는 우리 몸에서 말초신경계 감각신경 말단에 존재하며 열 자극을 통증 신호로 변환시키는 수용체인데, 저희 연구실에서는 TRP 이온통로가 중추신경계에도 존재하면서 통증 자극을 증폭시켜 통증과민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고, 또한 치아에 존재하는 TRP 이온통로는 치통의 발생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만성통증은 난치성인 경우가 매우 많은데 이는 우리 몸에서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 활성이 증폭된 채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통증 신호를 증폭시키는 원인들이 너무도 다양하여 그 원인 하나하나를 다 타깃하는 것보다는 다른 방식에 주목했습니다. 통증 신호가 증폭된 비정상적인 신경 자체를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암세포 살해효과를 가지고 있는 자연살해세포 (Natural Killer, NK세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신경과학 분야에서만 한정지어 해결책을 찾으려고 했다면 연구결과를 얻을 수 없었을 텐데, 인접 학문 분야 (면역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연구를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많은 경우에 융합연구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줄 수 있는 좋은 접근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생체 신호의 연구가 실제 환자의 통증관리에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주변에 통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분들이 많지만 현재의 진통제들은 대증적인 약물이고 부작용이 심각하여 특히 만성통증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통증 신경전달로에서 새로운 타깃을 발굴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진통제나 통증제어방법이 개발되어야 합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발견한 타깃들이 앞으로 임상연구와 기술이전을 통해 실제로 환자들의 통증관리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희 연구실에서 NK세포가 손상된 말초신경의 퇴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NK세포를 인위적으로 활성화시키면 손상된 신경이 완전히 제거되고 건강한 신경이 재생됨으로써 만성통증이 완화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결과적으로 난치성 만성통증은 제거되지 않고 남아있는 손상된 신경에 의해서 유발되는 것이며, NK세포를 이용한 면역치료법이 만성통증의 근본적 치료법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한 것입니다.

향후 연구자 및 교육자로서의 계획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논문을 발표한 후 만성통증 환자들로부터 많은 전화와 이메일을 받아 통증 연구의 중요성을 다시금 더욱 실감하였지만, 실제로 아직까지 환자분들께 별다른 도움을 드리지 못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정년까지 남은 10년 동안 후속연구를 진행하여 실제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연구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통증 연구에 대한 관심이 타 분야에 비해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인데, 제 연구가 통증 연구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학생들에게 좋은 멘토로서 학생들이 좋은 연구자와 과학자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특히, 치의학대학원 학생들에게도 임상의사로의 진로 이외에도 연구자로서의 보람과 의미를 생각해 보는 기회를 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서울대 학생들에게 따뜻한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대학 재학시절이 자립하기 어렵고 불안한 시기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가치관을 확립하고 미래를 구체화시키는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요즘은 정보에 대한 접근이 너무 쉬워져서 오히려 힘든 면도 있어 보이긴 하지만, 우리 학생들이 현명하게 그 속에서 자신에게 의미가 있고 적합한 분야를 찾아내어 자기 뜻을 이루기 위해 과감히 도전해 나갈 만한 자격과 용기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 과정 중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자기 나름의 방법을 꼭 찾아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대학교 학생기자
이현주(동양사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