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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은 학생들 곁에, 2020년 봄의 교육실습

2020.07.06.

나뭇잎은 한층 푸르러지고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온 5월 말, 약 360명의 사범대학 교육실습생들이 중등교육실습에 나섰다. 4주간 학교 현장에서 직접 참관실습을 실시하는 예년과 달리, 올해의 교육실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2주간의 직접실습과 15시간의 간접실습으로 운영됐다. 전공별 사전교육과 교사 수업 동영상 참관, 평가문항 제작과 모의수업 피드백 등의 활동을 간접실습으로 대체하여 진행하게 된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학생들과 교실에서 얼굴을 마주 보고 수업을 진행했을 2주간의 직접실습마저도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누그러들지 않아 모두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실시하게 됐다.

교육실습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사범대학 학생들과 타 단과대에서 교직 이수 과정을 병행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4학년 1학기에 교육실습에 나선다. ‘학교현장실습’이라는 이름으로 개설되는 교과목을 통해 학교 현장에서 직접 교사 활동을 실습함으로써 교육 현장에서 갖춰야 할 교사로서의 소양을 직접 터득하고 익히게 하는 것이 그 목표이다. 교육실습생들은 실습 기간 동안 학습지도뿐 아니라 학생들의 생활지도와 학교 및 학급경영 등의 일을 맡게 된다.

교육실습생의 하루는 오전 5시에 기상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졸린 눈을 비비며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마친 뒤 단정한 차림으로 셔틀버스에 오르는 시간이 오전 6시 반이다. 아침에는 학급조회를 마친 뒤 각 학과의 교육실습생 반에서 교육실습록을 작성하는 등의 과제를 수행한다. 급식으로 점심을 먹고 나서는 다른 교육실습생들의 수업을 듣거나 교과협의회에 참석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틈틈이 본인이 맡은 수업을 준비해야 한다. 학생들이 없는 학교에서 조용하지만 바쁘게 하루가 지나가고, 오후 5시에 퇴근하고 집에 오면 교육실습을 나가느라 듣지 못한 수업을 마저 듣고 과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밤 10시가 되면 저절로 눈이 감기고, 눈을 뜨면 또 교생선생님으로의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다.

수업을 녹화하며, 원격으로 진행하게 된 교육실습 현장
수업을 녹화하며, 원격으로 진행하게 된 교육실습 현장

전면 원격수업의 실시로 학생들을 직접 만날 기회가 없어진 교육실습생들은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5월에 서울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로 교육실습을 다녀온 이경은 학생(불어교육과·17)은 “학생들도 직접 보지 못하고, 타과 실습생들과 친해질 시간이 없어서 아쉬웠다”며 속마음을 드러냈다. 같은 학교로 교육실습을 다녀온 최재홍 학생(불어교육과·14) 역시 “서울사대부고 체육대회는 대대적으로 크게 열려 재밌는 추억을 많이 쌓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 체육대회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비대면으로 진행되었지만, 교육실습을 진행했던 서울사대부고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되었지만, 교육실습을 진행했던 서울사대부고에서.

교사가 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굳히며

교육실습의 소감을 묻는 기자의 말에 김한솔 학생(불어교육과·17)은 “교육실습 초반에는 체력이 바닥나서 어떻게 2주를 버틸지 걱정했는데, 끝나고 나니 오히려 오래 치이고 버티면서 직접 학생들을 마주했다면 더 큰 것을 얻어갈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며 아쉬운 마음을 나타냈다. 그는 임용고시에 응시해 교사가 되고자 한다며 “수업은 생각보다 어렵고 떨리는 일이었지만, 그보다도 훨씬 벅차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경은 학생은 “교사가 되고자 하는 생각은 없었는데, 수업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내게 잘 맞는다는 걸 알게 됐다”며 지난 2주간의 교육실습을 회상했다. “많이 걱정했기 때문인지 교육실습이 끝난 지금 기분은 일단 홀가분하고, 이번 경험이 인생에서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교육실습에서는 온라인 강의의 전면 시행으로 학생들과 대면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학급조회와 한 번뿐인 수업 시간이 전부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교사를 꿈꾸는 서울대 학생들에게는 감동과 자극을 불러일으킨 시간이었을 것이다. 김한솔 학생은 “학생들에게 어떤 교사가 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흔들리는 교사가 되고 싶다”며 다짐을 굳혔다. 2020년 봄의 교육실습은 예상치 못하게 훨씬 짧아진 실습 기간과 처음 겪어보는 온라인 방식의 수업 진행 등 변화하는 것들의 연속이었다. 모든 것이 새로운 국면을 맞은 이 시점에 단 하나 변하지 않은 게 있다면 좋은 교사가 되고자 하는 사범대생들의 다짐이다. 교사라는 꿈을 키워가며 앞으로도 수많은 흔들림에 마주하게 될 서울대 학생들을 응원한다.

소통팀 학생기자
남은결(불어교육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