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안내

서울대 소식 / 뉴스

서울대뉴스

뉴스 /

서울대뉴스

인터뷰

우리 곁의 영웅들

2020. 6. 16.

격리된 학생들을 세심히 돌보고 따뜻한 위로를 건네다
관악학생생활관 코로나19 자율보호시설 관리 교직원

이선호-총무과, 배기탁-관악학생생활관, 전성기-중앙도서관, 윤연희-인사교육과, 서동철-인사교육과, 류영민-서울대노동조합, 김정범-관악학생생활관, 소인철-대외협력팀, 이인영-관악학생생활관, 이재복-인사교육과, 강다은-장학복지과
이선호-총무과, 배기탁-관악학생생활관, 전성기-중앙도서관, 윤연희-인사교육과, 서동철-인사교육과, 류영민-서울대노동조합, 김정범-관악학생생활관, 소인철-대외협력팀, 이인영-관악학생생활관, 이재복-인사교육과, 강다은-장학복지과

기숙사 시설의 문을 닫지 않고 절반 이상의 학생들을 입주시켜 운영한다는 점은 많은 대학들이 참고하는 ‘서울대 방역’만의 놀라운 특징이다. 학생들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 관악학생생활관에서는 입주부터 운영까지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리 중국 학생들에게 안내문을 보내 3월 초 학기가 시작하기 최소 2주 전, 2월 중순까지 입국을 마치고 2주간의 격리 기간을 둔 후에 바이러스 미감염 여부를 확인 후 안전하게 입실할 수 있게 했다. 개강이 연기된 후에는 대구 . 경북 등 지역사회 감염이 심각했던 지역에서 상경해 입주하는 학생들에게도 격리 절차를 적용했다. 열이 나거나 감염 의심 증상이 있는 접촉자 등 자가 격리가 필요하다 판단한 경우에도 자율보호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별도의 자율보호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교직원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5명씩 팀을 짜서 도시락을 배달하고 24시간 학생 관리를 도맡았다. 10명의 교직원이 이 힘든 업무에 자원했다. 가족과의 만남이나 개인 시간을 포기하고 3주간의 고된 2교대 임무에 자청하여 투입된 것이다. 방호복과 마스크, 보호장갑으로 온몸을 꽁꽁 싸매고 학생 현황 파악과 관리, 퇴거 시 소독과 청소, 도시락 배달 등을 한다. 3주간의 지원 근무가 끝나면 다시 자택에서 2주간 자율보호에 들어가고, 다시 새로운 교직원들이 투입되어 업무를 이어간다. “보호시설이 운영되고 바로 다음날 확진환자와 밀접 접촉한 학생이 발생해서 정말 긴장됐어요. 다행히 음성으로 판정됐지만 우려가 현실이 될까봐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

힘든 일이지만 학생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퇴거하고 감사 인사를 전할 때는 그만큼 보람도 느낀다. 휴일도 없는 나날이지만 학생들의 건강한 모습을 보면 피로도 잊게 된다는 사람들. 보이지 않는 이들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안전하게 발병 이전의 일상 한 조각을 누리고 있다.

차분하고 명료한 언어로 전문가의 힘을 보여주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 의학과 83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 의학과 83

대대적인 검사, 혁신적인 진단기술, 성숙한 시민의식 등 감염증 확산 초기부터 한국이 세운 대응방식은 골드 스탠다드(gold standard)라 불리며 다른 국가의 방역 정책에도 가이드라인이 되고 있다. 한국 보건당국의 신종감염병 대응 최전선에는 방역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질병관리본부가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수장으로서 노란 점퍼를 입고 차분하게 지침을 안내하는 정은경 본부장.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대중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었지만 지금은 국민이 그의 업무 과로를 걱정할 정도로, 가장 신뢰하는 한 사람이다.

정 본부장은 1989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 긴급상황센터장 등을 거친 노련한 현장 베테랑이다. 2017년부터 최초의 여성으로 질병관리본부를 이끌고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 “메르스 유행에서 경험했듯이 신종감염병은 신속한 초동 대응이 안 될 경우, 언제든지 공중보건위기상황을 초래하여 사회경제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어 단순한 보건문제를 넘어 국가 안보이슈”가 되기도 한다며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구축하는 데 힘쓸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근거 기반의 감염병 관리’라는 원칙을 중심으로 매일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방역 상황을 알려 불필요한 대중의 공포심을 불식시키는 그의 언어에는 온화한 카리스마가 담겨있다.

밤낮없이 감염병 대응에 앞장서고 있는 그는 지난 4월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발행하는 학술지에 구로 콜센터에서의 집단 발병을 주제로 역학조사와 방역과정을 담은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K-방역의 사례를 재빠르게 세계와 공유해 각국이 방역 대책을 세울 때 참조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어린이날 열린 특별 브리핑에서 마지막 어린이의 질문은 “어떻게 하면 본부장님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나요?”였다. 국민 모두의 의견을 정성껏 듣고 진중하고 사려 깊게 말하는 그의 태도는 많은 사람들의 신뢰와 존경을 이끌어내고 있다.

*인터뷰를 정중히 고사하여 언론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의 총체적 가이드라인을 세우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오명돈 위원장, 의과대학 감염내과 교수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오명돈 위원장, 의과대학 감염내과 교수

‘감염병’에 관한 우리나라 최고 권위자. 오명돈 교수는 의과대학 감염내과에서 에이즈와 신종 전염병, 바이러스 감염병의 원인과 진행 방지를 위한 질환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다. 국내 메르스 유행 당시 확산 방지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하는 데 큰 역할을 한 바 있다.

올 2월 말 대구 . 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널리 퍼진 것이 현실화됨에 따라 방역과 치료를 위한 새로운 단계의 국가적 대응이 필요했다. 오명돈 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주요 임상의 경과와 중증도 평가, 진료 지침 개발, 퇴원 기준 마련 등 감염병 대응 과정에서 생산되는 과학적 성과를 체계적으로 수집하여 질병관리본부와 의료기관에 치료 자문을 수행한다.

치밀한 방역으로 당장은 완화세를 보이지만 중앙임상위원회는 한 발짝 앞선 전망을 통해 국민적 경각심을 일깨우고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가을과 겨울에 훨씬 큰 규모로 감염 확산이 증폭될 수 있다는 점, 미래에 부족할 수 있는 의료 자원을 지금부터 확충해야 한다는 점, 중앙감염병원을 설립해 즉각적이고 효과적으로 감염병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 정보관리시스템으로 코로나19 임상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 등이 위원회가 짚은 숙제다. 한발 앞선 위원회의 준비 덕분에 대한민국 방역 체제는 굳건하다. 그는 일전에 한 인터뷰에서 앞으로 꼭 해내고 싶은 희망을 묻자 “전염병에서 자유로운 세상, 전염병을 앓는 모든 환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세상, 그리고 전염병을 가진 사람이 사회로부터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들의 노력으로 2019년 우리를 찾아온 낯선 감염병으로부터 모두가 안전한 미래를 맞을 수 있는 날이 곧 찾아오길 기대한다.

*인터뷰를 정중히 고사하여 언론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예진실과 비상대응팀을 운영하며 구성원의 든든한 안심이 되다

서울대학교 보건진료소 김지원 소장, 의과대학 소화기내과 교수
서울대학교 보건진료소 김지원 소장, 의과대학 소화기내과 교수

중국 우한에서 바이러스 전파 양상이 심상치 않았던 2월 초. 국내 지역사회 감염은 시작 전이었으나 학내에서는 교육부총장을 주축으로 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관리위원회’가 조성되었다. 매주 대책 회의를 진행하며 외국 유학생을 어떻게 받아야 할 것인가 절차를 논의하던 중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해외를 비롯해 대부분의 대학은 방역을 위해 셧다운(shutdown)을 선언했다. 기숙사와 도서관, 실험실 등 사람이 밀집하는 곳을 폐쇄하는 등 학교의 문을 걸어 잠근 것이다. 하지만 서울대는 기숙사생을 단계적으로 수용하기로 결정했고, 제한적으로 도서관도 운영 중이다. 사전에 우려 상황을 숙고하고 모든 구성원의 철저한 준비를 거쳐 이뤄낸 성과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관리위원회는 2월 4일부터 현재까지 매주 1회 대책회의를 엽니다. 학생처, 교무처, 사무국, 국제협력본부, 관악학생생활관, 중앙도서관, 어린이보육지원센터, 보건대학원, 학생·대학원생 대표, 보건진료소 등 학내 기관 및 구성원 대표가 참여하는 대책회의에서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기본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했고, 더 세심한 기준으로 서울대 방역지침을 정해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 서울대학교의 보건진료소를 책임지고 있는 김지원 보건진료소장의 말이다.

보건진료소에서는 선제적으로 열이 나거나 의심 환자를 상담해주는 예진실을 운영하고 있다. 체온을 측정해 주고, 의심 환자는 앰뷸런스를 이용해서 진료소로 이송한다. “3월 초까지는 하루에 50~100명 정도가 다녀갔습니다. 최근에는 절반 정도로 줄었고요. 다행히 아직까지 학내에서 감염된 확진자는 없습니다.”

예진실이 문을 닫는 밤중에는 비상대응팀이 가동된다. 진료소 간호사들이 돌아가며 당직을 서서 6시 이후 밤중에 열이 나거나 불편함을 느낄 때 언제든 전화해서 상담하고 궁금한 것들을 물어볼 수 있다. “적확한 시기에 지침이 만들어지고, 구성원들이 잘 따라주고 있어서 학교 방역 시스템이 잘 운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지침에 현실과 맞지 않게 과도한 부분이 있다거나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얘기해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