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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명강’ 인터뷰 시리즈 - 한국 정치가 걸어온 길과 나아갈 길을 고민하다

2020.06.04.

강원택 교수가 설명하는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캡쳐 (출처: 서가명강 Youtube)
강원택 교수가 설명하는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캡쳐 (출처: 서가명강 Youtube)

2017년에 시작되어 지금에 이르기까지, 서울대 교수들의 인기 강의를 일반인에게 제공하는 강연 프로그램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대를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를 줄여 ‘서가명강’이라고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정치·사회·역사·철학·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명강의를 여러 플랫폼을 통해 대중 일반에 공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매주 열리는 현장 강연뿐만 아니라 팟캐스트,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서가명강의 다채로운 콘텐츠가 제공되고 있다. 2019년부터는 강연과 오디오를 통한 콘텐츠를 재구성한 ‘서가명강 시리즈’가 도서로도 출간되고 있다.

2020년 3월, 서가명강 시리즈의 여덟 번째 책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이 출간되었다. 강원택 교수(정치외교학부)의 강의를 바탕으로 한 책으로, 강 교수는 2010년부터 서울대에서 한국의 정치, 정당, 선거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연구를 개진하였다. 학내 강의는 물론이고 대중 강연 및 집필 활동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강 교수를 만나 서가명강 시리즈의 출판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가명강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강원택 교수는 “평소에 한국 정치에 대해 일반 대중들에게 알려야 할 필요를 느꼈다”고 답하며 “많은 사람이 한국 정치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우리 정치가 걸어온 길과 특성을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그동안 많이 저술했던 학술적 서적보다 대중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저술하고 싶었다”고도 덧붙였다.

서가명강 강연 ‘4가지 키워드로 보는 한국 정치’를 통해 강원택 교수는 한국 정치를 명확히 바라보기 위한 ‘대통령’, ‘선거’, ‘정당’, 그리고 ‘민주화’라는 네 개의 키워드를 제시했다. 우선 강 교수는 ‘대통령’ 키워드를 통해 미국과는 다른 역사적 연원과 특성을 가지고 출발하여 그 이후에도 다른 길을 걸어온 한국의 대통령제를 설명했다. ‘선거’ 키워드와 관련해서 강 교수는 “4.19, 10.26, 6월 항쟁 등 한국 정치의 주요 사건들에 영향을 미친 선거 제도를 다루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정당’ 키워드를 통해서는 정치 개혁의 출발점으로서 정당개혁을 제시하고자 하였고, ‘민주화’ 키워드를 통해서는 비교정치학적 관점에서 한국 민주화의 전개 과정을 평가하고 향후 한국 사회의 발전에 시민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현장 강연과 도서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사이에서 차이를 둔 부분을 묻자, 강원택 교수는 “강의에서는 네 가지 키워드들이 가진 특성과 한국 정치의 역사적 전개 과정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고 했다”고 답했다. 덧붙여 강 교수는 “책에서는 ‘우리 정치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자 노력했다”며 책의 출간과 함께 논의의 무게 중심을 달리했음을 설명했다. 강 교수는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은 선거 제도의 개혁과 정당개혁의 방향, 그리고 이를 위한 시민들의 역할을 강조한다”며 독자들이 책을 읽고 한국 정치의 미래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정치의 기능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강원택 교수는 “가장 중요한 기능은 질서유지”라 답하며 “정치가 있기에 권력의 위임이 분명한 절차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모두가 동의하는 절차를 바탕으로 권력의 위임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면 내전과 폭동 등 끊임없는 정치적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같은 맥락에서 강 교수는 “국민들의 손으로 선출된 대표자들이 국민의 요구를 대표하고, 이들이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하면서 갈등을 해소하고, 합의점을 도출하고, 통합을 이루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며 “이 때문에 정당이나 국회는 본질적으로 갈등이 많을 수밖에 없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정당과 국회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대표하며 그 이해관계들이 제대로 전달되고 관철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일정한 정도는 갈등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국 정치의 가장 큰 장점에 대해서 강원택 교수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강조했다. 강 교수는 “제도적 민주화를 이룬 이후에도 권력이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깨어있는 시민들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변화를 끌어냈다”고 설명하며 “2016년 촛불집회가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2016년 촛불집회를 통해 사람들의 정치적 효능감은 높아졌다”면서도 “이후의 논의가 제도적인 공간을 통해 표출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상대는 배제한 채 토의가 이루어진다는 게 문제”라고 말하며 걱정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제도적으로 다원주의에 공감하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시민의식에 대해서도 우리 모두가 스스로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책에서도 제시했던 해결책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소통팀 학생기자
김태주(정치외교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