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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로 변화된 학사운영, 대안을 마련하고 난제를 해결하다

2020.05.15.

장병탁 교수(컴퓨터공학부)의 SNUON 강좌 촬영 모습
장병탁 교수(컴퓨터공학부)의 SNUON 강좌 촬영 모습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국내에서 급속도로 확산됨에 따라 지난 2월경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 정부는 대학 차원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를 강력히 권고하였고, 서울대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대면 수업과 대면 지필고사를 제한하고 비대면 수업을 시행해왔다. 이같이 변화된 교내 상황에 따라 서울대의 학사 운영 방안 또한 유동적으로 꾸려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 준수와 편의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

강의 위주의 이론 수업들의 경우 학기 종료 시점까지 비대면 수업 방침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비대면 수업 방식으로는 크게 온라인 회의 플랫폼인 ZOOM을 이용한 실시간 강의 진행 방식과 eTL을 플랫폼으로 하여 녹화 강좌를 업로드하는 방식, 그리고 온라인 강의 플랫폼인 SNUON에 강좌를 업로드하는 방식이 있다.

이러한 변화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학교 차원의 최선의 정책이었음에 대해서는 학생들 역시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이다. 덧붙여 등교하지 않고도 자택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강의의 접근성 및 편리성에 대한 만족도 또한 높은 편이다. 우선 eTL 녹화 강좌는 학생들이 수강 일정을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편리함 덕분에 많은 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강의 방식으로 이야기되었다. 여러 단과대학의 교양 과목에서부터 전공과목에 이르기까지 녹화 수업 방식을 활용하는 강의도 많은 편이다. 통계학과의 한 학생은 “여타 수업 방식들 중에서도 특히 수강의 편의성 면에서 eTL 녹화 강좌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SNUON 대체 강좌를 실시하는 강의들도 존재한다. SNUON을 통해 교양강좌를 수강하는 의예과의 한 학생은 “강좌 내용의 수준이 높고 동영상의 품질 또한 좋다”는 이유를 들며 SNUON 강의의 장점을 제시했다.

물론, 사이버 강의의 전면 확대와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수업권 침해를 막기 위하여 서울대 차원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플랫폼은 ZOOM이다. 서울대학교와 ZOOM과의 협약 체결 덕분에 학내 구성원이라면 누구든 ZOOM을 통하여 강의를 듣고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현재 이론 위주 강의의 상당수가 ZOOM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관련해 정치외교학부의 한 학생은 “내용의 질적인 측면에서 ZOOM의 실시간 강좌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ZOOM의 화면 공유 기능 덕분에 발표 수업이나 토론 수업의 원활한 진행이 가능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다만 실시간 화상 강좌의 환경이 학생들 간의 상호 교류가 활발하게 일어나기는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한 경우 수업이 종종 끊긴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느낀다는 반응 또한 존재했다.

한편, 실험·실습 또는 실기를 포함하는 수업들의 경우에는 비대면 강의 체제로 인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수업 방식이 강구되었다. 몇몇 사례로, 전기정보공학부에서 주관하는 ‘기초회로이론 및 실험’의 경우 실험 자재를 자택에 배송하여 학생 개개인이 자택에서 실험을 진행하게 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어왔다. ‘물리학실험’의 경우 조교가 ZOOM 플랫폼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실험을 진행하면 학생들이 조교의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방식을 채택했으며, ‘화학실험 1’은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뒤 이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실험과 실습을 비대면 강의로 진행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인 셈으로, 지금의 상황에서는 최적의 수업 방식이라는 데 여론이 모이고 있다. ‘화학실험 1’을 수강하는 한 학생은 수업의 진행에 대해 “보고서를 쓰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지만 대체로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서울대 에브리타임(학생 커뮤니티)에도 ‘물리학실험’ 수업과 관련해 “기존 수업에서 장비의 노후화로 인해 실험 결과가 부정확하게 나온 적이 많았다”며 “조교가 일괄적으로 실험 데이터를 제공하는 이번 학기에는 실험의 정확도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제출되었다.

마냥 쉽지는 않은 중간고사 실시

학생들에게 있어 수업 방식 자체의 변화만큼이나 주목되는 변화는 평가방식의 변화일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수업 방침 변화에 따라 대면 지필고사 실시가 제한된 까닭에 중간고사의 형태와 관련한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다. 크게는 기말고사를 중간고사와 통합하여 실시하는 방식, 온라인으로 중간고사를 실시하는 방식, 대체 과제를 제출하게 하는 방식, 대체 퀴즈를 여러 번에 걸쳐 보는 방식으로 나뉘어 대면 지필고사의 대체 방안이 마련되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다양하다. 특히 기말고사로 중간고사가 통합되는 형태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았다. 한 학기 수업 내용 전체를 범위로 하여 한 번의 시험을 치르는 방식이 되다 보니 학생들의 강좌 각각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었다는 것이다. 중간고사를 과제로 대체하는 경우에도 기말고사의 시험 범위가 수업 전 범위인 경우가 있다며 오히려 대면 수업이 진행될 때에 비해 성적 처리 방식이 복잡해졌음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러한 학점 관리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학생들의 불편을 고려해 서울대에서는 전체적인 성적평가 방식에 대한 임시적인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등급제 성적평가가 적용되는 수업들에 대해서는 절대평가 실시가 권고되었으며, 교수와 학생 전원의 동의를 얻을 경우엔 S/U 평가방식(급락제)으로의 전환 또한 가능하도록 운영 방안이 임시 변경되었다. 실제로 ‘화학 1’에서는 시험 범위가 넓은 까닭에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을 예상하여 평점을 절대평가 방식으로 유연하게 처리하겠다는 공지가 있었으며, ‘논리설계 및 실험’에서는 수강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성적 처리 방식을 급락제로 전환할 것인지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성적 처리 방식의 변경을 위한 노력이 실제로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을 시작한 서울대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점차 둔화되는 가운데, 대한민국은 생활방역으로의 단계적 전환 국면에 돌입하였다. 서울대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종료와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에 발맞춰 단계적인 대면 수업 진행을 허용하기로 하였다. 실험·실습, 실기를 포함하는 수업의 경우 지난 4일(월)부터 필요한 방역 조치 아래에서 대면 수업으로의 단계적인 전환이 시작되었으며, 대면 강의와 학기말고사의 정상적인 실시 또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정보공학부의 ‘논리설계 및 실험’이 실제로 지난 8일 대면 실험 수업을 진행했으며, 동일 학부 소속의 몇몇 다른 강좌들 또한 대면 실험 수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모든 강좌마다 구체적인 공지사항을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 6일(수) 대한민국이 생활방역으로 지침이 전환된 만큼 아직 비대면 방침을 유지하는 강의들도 추후 진행 방식에 대한 공지를 조속한 시일 내에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위와 같은 방침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직 완전히 안심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전염병의 특성상 언제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고, 그만큼 학생들의 대면 접촉이 발생하는 등원 재개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만큼, 각 단과대학은 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생활 속 거리두기’의 기본 및 세부 수칙을 공지하고 대면 수업으로의 전환에 발맞춘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외국인 교환학생들을 위해 다국어로 번역된 안내문을 공유하는 등 학교의 방역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가해지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련한 모든 구성원의 협조라 할 수 있겠다. 캠퍼스의 안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무색하지 않도록 캠퍼스 구성원 모두가 생활 속 거리두기 수칙을 지켜주기를 바라며, 안전한 환경 가운데서 행복하고 낭만적인 캠퍼스 라이프가 재개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소통팀 학생기자
임진우(조선해양공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