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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에서 세계로 뻗어가는 청운의 꿈

2012.08.29.

유학의 꿈을 품은 그대에게
유학길에 오르는 이들의 진심 한 조각

최창식(전기공학부-오스틴 전기공학)
윤장수(경제학부-위스콘신 경제학)
이현주(경제학부-미네소타 경제학)
박동우(영어영문학과-메릴랜드 언어학)
이지은(영어영문학과-UCLA 영문학)

“유학.” 입학생 누구나 한번쯤 꿈꾸어보는, 그러나 결국 졸업생 대다수가 비껴가고 마는 진로 선택지이다. 그만큼 유학의 문이 호락호락하게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학문에 대한 순수하고 끈질긴 열정은 기본이요, 여기에 입학 지원 절차, 학비 및 생활비, 이성문제까지 해결되어야 비로소 제대로 된 유학준비를 마칠 수 있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이 미션을 클리어하는 것일까? 힘든 과정을 뚫고 유학길에 오르는 인문. 사회. 공학 선배들과 진심어린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첫 번째 관문: 학문에 마음을 빼앗긴 순간

최창식,윤장수,이현주,박동우,이지은

윤장수 : 저는 1학년 신입생 때부터 경제학 공부를 계속 좋아했어요. 부모님께선 행시나 사시를 권유하셨지만, 이상하게 좀처럼 그쪽으로는 마음이 가지 않더라고요.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선배들 조언을 따라 수학과목이나 전공 심화과목을 열심히 수강하면서 결국 경제학의 매력에 더 깊이 빠지게 되었어요.

최창식 : 자신이 학문과 잘 맞는다는 확신이 3-4학년 때야 비로소 찾아오기도 해요. 저 같은 경우엔 1-2학년 때는 오히려 유학은 꿈도 못 꿀 만큼 성적이 좋지 않았어요. 심지어 이공계 장학금까지 잘릴 정도였으니까요. (웃음) 그러나 나중에 뒷심을 발휘해서 공부를 하다 보니 성적도 쭉쭉 오르고 전공에 애착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후배님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으니 저학번 때부터 미리 실망하지 마시기를!

이현주 : 저는 미네소타 교환학생이 되었을 때 비로소 학문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어요. 단순히 문제풀이에 대한 흥미 때문만이 아니라, 더 큰 세계무대를 경험하기 위해서도 해외 대학으로의 유학은 좋은 기회일 수 있어요.

이지은 : 저도 프린스턴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을 때가 결정적인 계기였어요. 처음에는 수업에서 요구하는 리딩과 과제가 많아 지칠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어려움을 하나하나 극복해내며 배우는 과정이 즐거워지기 시작했어요. 잘하지는 못해도 이렇게 아름답고 고요한 평화 속에서 책을 읽으며 옛날 선인들과 소통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그때 느꼈던 깨끗한 마음의 평화가 저로 하여금 영문학을 계속 공부하자고 다짐하게 만들었어요.

박동우 : 학문에 대한 확신을 유지하는 데에는 가족들의 학문적 성향도 도움이 돼요. 저 같은 경우엔 이모께서 영어교육을, 외삼촌께서 언어학을 전공하셨어요.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언어학 공부해서 뭐하냐’고 물어올 때도 흔들리지 않고 목표를 분명히 설정할 수 있었어요.

두 번째 관문: 비온 뒤 굳어지는 해외 유학 결정

최창식 : 공부를 계속 하고는 싶은데 그게 꼭 외국이어야 할까에 대한 의문도 많이 들었습니다. 아무 연고도 없는 타지에서 학문을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위계서열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정착된 외국의 학문 풍토에 이끌려 결국 해외 유학을 결정하게 되었어요.

이지은 : 저는 학생들의 학문적 성숙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는 미국 학계 체제가 너무 부러웠어요. 제가 아는 친구는 졸업논문을 위해 중동 지역에 가서 조사를 하는데 학교에서 지원해주고, 외국어 습득을 위해 매해 여름 해외에서 캠프가 열리고, 또 학부 졸업을 위해 100쪽이 넘는 논문을 쓰는 모습이 학문의 별천지 같았어요.

박동우 : 제 전공인 언어학은 미국 현지의 학문적 발전 속도가 국내보다 더 역동적인 편이에요. 예를 들면 뇌 과학과 관련된 언어분석 기계를 사들여 와도, 국내에서 작동법을 확실히 숙지한 연구자가 드물어 연구 진척이 더딘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되도록 현지에서 잘 보고 배워 와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깁니다.

이현주 : 원하던 바가 잘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유학에 전념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여러 가지 가짓수를 대비하기 위해 취업 준비도 조금씩 병행했어요. 학부 때 인턴 경험도 쌓고 갈만한 직장도 고민해봤지요.

윤장수 : 저도 미래가 불투명하다보니 한때는 학부 졸업 후 바로 유학을 가는 대신 한국은행 취직을 준비하려고 마음먹었어요. 한국은행은 주 업무가 경제학과 직결되어 있고, 경력이 쌓인 행원들의 유학을 지원해주기도 하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다행히 유학의 문이 일찍 열렸지만, 이처럼 취직 후 유학을 지원하는 직장도 있으니 후배님들께서 다양한 정보를 찾아보셨으면 좋겠어요.

세 번째 관문: 가슴 졸이며 기다리는 입학 허가

박동우 : 아, 지원서 형식(application form)을 작성하는 것도 정말 쉽지 않죠. 수많은 지원서를 작성하다보면 간혹 실수도 나온답니다. 저 같은 경우엔 given name에 ‘박’을 쓰고 family name에 ‘동우’를 써서 지원 대학에 토플 성적이 접수되지 않았다고 연락 온 적도 있어요. 다행히 잘 정정 되긴 했지만, 당시에는 가슴이 철렁했었답니다.

최창식 : 어, 그거 저도 그랬는데...! (좌중 폭소) 이건 모든 유학 준비생들의 공통된 경험 같네요. 유학 준비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서류 양식 관련해서 항상 질문이 올라와요. 되도록 모든 절차마다 꼼꼼하게 집중해야 해요.

이지은 : 저는 롸이팅 샘플과 수학계획서를 마지막까지 붙잡고 쓰느라 고생했어요. 12월 초에 마감인 학교들도 있어 마감은 점점 다가오는데 도무지 어디를 고쳐야할지 잘 모르겠고. 그때 저는 제 친구들과 선배들을 많이 괴롭혔어요. 서류 샘플을 건네며 한번 읽어보고 어디 이상한 부분이 있는지, 전체적인 인상이 어떤지 많이 물어봤지요. 그 친구들이 아니었으면 아마 유학 못 갔을지도 몰라요. 지금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윤장수 : 지원 과정에서 목표와 동기를 뚜렷이 밝히는 것도 중요해요. 외국 대학일수록 한 학문 내에서도 특화된 세부 전공이 있기 마련이거든요. 본인이 주력으로 삼는 분야 중심으로 학업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혀준다면 입학지원서가 긍정적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아요.

이현주 : 지원을 마치면 바로 합격이 될 수도 있지만, waiting이 떠서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럴 경우엔 과감하게 목표 대학 측에 타 대학 합격 정보를 알려주는 것도 좋아요. 예를 들어 마음 속 1순위 A대학에서 waiting이 나오고 2순위 B대학이 합격한 경우, “나는 B대학 합격 통지를 받았지만, 사실은 너희 A대학을 가고 싶다. 그러나 아직 waiting에 불과해서 그냥 다른 대학에 가야할지도 모른다.”고 어필하는 거죠. 저는 그래서 결국 A대학 합격 통지를 받아낼 수 있었어요.

네 번째 관문: 학비와 생활비는 어떻게...?

최창식,윤장수,이현주,박동우,이지은

최창식 : 경제적인 문제는 정말 쉽지 않은 문제죠. 다행히 이공계 쪽은 정부 장학금이 활성화되어있는 편이에요.

이지은 : 인문학 박사과정 대부분은 조금 뽑는 대신 전액 장학금을 줍니다. 생활에 빠듯하기는 하겠지만 절약하면서 살면 충분히 잘 살 수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처음 1-2년은 학교와 풀브라이트에서 장학금을 받고 3년차부터는 TA로 일하며 월급을 받아 유학 경비를 조달할 계획입니다.

이현주 : 맞아요. 물론 fellowship이라고 무조건 장학금을 주는 대상이 되면 좋기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TAship을 통해 학비를 충당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어요. 또 현지에 가서도 우수한 성적으로 교수님들께 좋은 인상을 심어준다면 길이 열릴 거예요.

박동우 : 아까도 deal을 통해 합격 통지 받으신 분이 있었는데, 장학금도 deal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너희 A대학 가고 싶은데, B대학 장학 조건이 훨씬 좋아서 갈등된다. 다른 조치를 취해줄 수 없느냐.”고 어필한 결과 4시간 만에 장학금을 제시받았답니다. “주는대로 받지”라는 한국 학생들의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어요! 무조건 적극적으로! (강조)

윤장수 : 유학을 떠나기 전부터 과외나 공모전을 통해 학비를 마련해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전공 관련 공모전에서 수상하면 상금도 받고, 자기 소개서에 채울 내용도 늘어나니 일석이조지요. 또 대기업에서 후원하는 장학금 정보 역시 꼼꼼히 찾아보세요. 저는 한국사 및 전공 시험, 면접 등을 거쳐 STX 장학금을 받게 되었는데, 간절히 유학을 꿈꾸는 학생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입니다.

다섯 번째 관문: 내 짝은 어디에...?

이지은 : 저는 연애에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언젠가는 유학 갈 거라 한국을 떠날 텐데, 뭣하러 연애하나라는, 약간 나그네 마인드로 살았거든요. 그런데 주변을 보니 한국에 있을 때 만난 사람과 떨어져 살아도 결혼하는 경우도 있고 한 쪽이 직장을 그만 두고 같이 따라가기도 하고 유학 간다고 꼭 헤어지지 않아도 되더라고요. 만약 유학 계획 때문에 연애할 엄두를 못내는 후배가 있으면 말해주고 싶어요. 미리 걱정하지 말고 순간에 충실하라고. 어차피 인생은 행복한 순간순간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니까요.

이현주 : 저도 살짝 걱정은 되지만, 우선은 학문을 즐겁게 배우는 데에 더 의의를 두려고요. 유학 현지에서 좋은 인연을 만날 수도 있고요!

박동우 : 여성분들이라 조금 여유로우시군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자 유학생들끼리는 몇 안 되는 여자 유학생 분들을 두고 진흙탕 싸움을 펼친다는 소문이... (웃음)

윤장수 : 저는 지금 고시 준비 중인 여자 친구와 장거리 연애를 하게 될 것 같아요. 시차도 있고 거리도 멀지만, 요즘 다행히 영상까지 지원되는 skype(인터넷 전화 프로그램)이 있어서 이것을 적극 이용할 생각입니다. 서로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 하는 시간이 될 것 같네요.

최창식 : 저는 성격이 급해서... 유학 전에 아예 결혼을 해버렸습니다!! (일동 박수; 인터뷰 3일 전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신 선배님!!) 1년 반 동안 지켜봐온 좋은 사람을 오랜 시간 보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도저히 견디지 못할 것 같더라고요. 다행히 양가 부모님께서 저희를 좋게 봐주셔서 결혼을 허락해주셨지요. 물론 이런 경우를 일반화할 수는 없어요. 배우자의타지 적응도 쉽지 않고, 그 과정에서 헤어지는 커플을 많이 봐왔으니까요. 그러나 정말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진심으로 서로를 배려하면서 합의점을 찾아야 해요.

유학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마지막 조언!

최창식,윤장수,이현주,박동우,이지은

박동우 : 서울대생들은 실패를 모르고 지적에 민감한 경우가 많은데, 유학 준비과정에서 자신이 많이 작아지는 것을 느끼고 좌절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습니다. 그러나 완벽하면 무슨 공부가 필요한가요? 부족함을 인정하고 성과의 압박에서 벗어나는 것이 인생 전체로 보면 훨씬 중요한 것 같아요.

이현주 : 부디 주변의 시선보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계속하세요. 그게 행복의 지름길인 것 같아요.

윤장수 : 한 명의 유학생이 탄생하기 위해 주변의 얼마나 큰 도움이 있어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겸손하게 최선을 다합시다. 세계는 넓어요!

최창식 : 절대 포기하지 말 것, 강하게 원하면 길이 생긴다는 사실을 꼭 알려주고 싶어요.

이지은 : 굳게 믿으세요. 유학을 준비하다보면 내가 정말 유학을 갈 수 있을까, 시험점수는 생각보다 잘 안 나오고, 학점은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낮은 것 같고, 추천서 써주실 교수님은 모자란 것 같고, 수학계획서와 라이팅(Writing) 샘플을 제때에 쓸 수 있을지, 잘 쓸 수 있을지 걱정되고 의구심이 드는 순간들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불안으로 인해 더 열심히 준비할지언정 결국에는 성공할 것이라는 사실에 대한 믿음을 놓지는 마세요. 다 잘되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홍보팀 학생기자
문선경(법학전문대학원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