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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무 총장, 4년을 돌아보다

2010.06.07.

이장무 총장4년 동안 서울대를 이끌어 온 이장무 총장이 오는 7월 20일로 총장의 임기가 오는 7월 20일로 만료된다. 24대 이장무 총장의 지난 4년을 직접 들어 본다.

◇ 퇴임소감과 임기동안 잘 이뤄진 공약,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세계를 선도하는 서울대’라는 목표 하에 학내 구성원 모두가 합심해 노력한 결과 현재 서울대는 많은 부분에서 바람직하게 변화했다고 생각한다. 최근 세계대학평가에서 서울대의 평판도가 25위를 기록하고 예일대의 레빈 총장이 국제 평가기관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의 대표 대학으로 서울대와 동경대를 꼽는 등 국제적 위상도 크게 높아져 보람이 있었다. 이러한 결과를 함께 이뤄낸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모두에게 큰 감사를 전한다.

임기 동안 서울대의 세계적 수월성을 확보하려 다방면에서 국제화를 추구했다는 점과 근 15년간의 숙제였던 법인화안을 만들어 국회에 보낸 것을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다만 법인화안의 경우 국회에 제출됐지만 여러 가지 정치적 상황 때문에 아직 계류 중인 점이 아쉽다.

◇ 법인화안은 지난 4월에도 국회에 상정되지 못했고 앞으로도 상정이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법인화 추진을 위해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부와 여·야가 법인화안에 찬성하고 있다. 과거 야당은 모든 국립대가 한꺼번에 법인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었다. 하지만 최근 야당에서 일본을 방문해 일괄적인 국립대 법인화의 부작용을 인지하고 서울대가 먼저 법인화해 다른 국립대가 법인화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야 한다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법인화안은 일부 조항의 보완이 필요하다. 일본은 법인화를 시행하면서 대학이 국유재산의 100%를 승계받았다. 하지만 현재의 서울대 법인화안은 서울대의 국유토지 활용도 등을 고려해 정부와 대학이 승계범위를 합의하도록 돼 있다. 우리도 일본의 경우처럼 100% 승계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 또 현재 국회에 제출된 법안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감사를 선임하도록 돼 있는데 이 역시도 학교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보완돼야 할 것이다.

◇ 법인화 추진 과정에서 여러 노조가 신분 보장 등의 문제를 제기했고 학생들도 총투표 결과 약 80%가 반대한다는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이에 본부의 소통의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법인화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은 2년 정도 됐다. 그동안 구성원을 대상으로 수많은 설명회, 토론회 등을 거쳤고 특히 법인화에 많은 우려를 제기하는 여러 노조,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대표들과의 논의를 진행했으며 학생을 대상으로 설명회가 열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직원들이 신분 문제에 우려를 제기하지만 법인화가 이뤄져도 현 직원들은 이전과 대등한 신분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 상태다.

학생들의 경우 설명회 등에 대한 참여율이 굉장히 저조해 보다 적극적으로 법인화의 취지와 내용을 알리지 못한 측면이 있다. 많은 학생이 법인화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등록금 인상, 기초학문 고사 등에 관한 사항인데 서울대 법인화안은 정부가 지원을 보장한다는 조항을 포함하기 때문에 등록금 인상 우려가 적다. 또 국립대의 책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조항 역시 포함돼 기초학문 육성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며 학생들이 낮은 학비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 최근 서울대가 국제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총장께서 생각하시는 진정한 국제화의 방향은 어떤 것이며, 서울대가 국제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서울대생이 외국에 가서 배우고 또 외국대학의 학생이 서울대에서 배우는 양방향 문화의 이해가 진정한 국제화라고 생각한다. 현재 서울대는 역차별이라고 불릴 정도로 기숙사 배정 등의 문제에서 외국인 학생들을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 또 최근 외국인 교수를 위해 교수 매뉴얼을 영문화해 배포하고 오는 9월에는 영문 홈페이지를 개설할 예정으로 국제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 논의되는 시흥국제캠퍼스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시흥은 국제지구인 송도와 다리로 직접 연결돼 외국대학의 교수, 학생 간 교류, 인프라 융합이 쉽다. 게다가 곧 순환도로가 설치되기 때문에 관악캠퍼스와 20분 거리에 위치하게 된다. 이는 멀티캠퍼스라기보다 사실상 관악캠퍼스의 확장에 가까워 학문 연계와 국제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듯 앞으로의 멀티캠퍼스는 관악캠퍼스를 중심으로 긴밀한 연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 최근 몇 년간 제2전공제 강화, 자유전공학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융기원) 신설 등 융합학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울대의 융합 발전의 방향과 문제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자유전공학부, 융기원의 경우는 들어선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우수한 교육시스템 등으로 상당히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학생설계전공이 가능해진 부분은 외국대학 총장들도 굉장한 혁신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만 도입과정 초기에 자유전공학부 학생 공간을 적게 배정한 일도 있었다. 이에 올해부터 종합교육연구단지의 한층 전체에 공간을 배정해 공간 문제가 상당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융합 학문을 발전시키려면 상당한 예산이 필요하다. 올해부터 학문 융합, 제2전공 등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바탕으로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것이다.

◇ 서울대는 연구중심대학의 패러다임을 가지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대가 연구중심대학으로서 추구해야 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그에 따른 학부교육의 지향점이 궁금합니다.

서울대는 SCI논문 수 기준 20년 전 세계 800위권에서 2008년 20위권 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양적인 부분에서는 이미 메사추세츠공대(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를 앞섰다. 이제는 연구, 논문의 양이 아닌 질을 향상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연구의 주된 평가를 양적평가에서 질적평가로 바꾸는 등의 변화는 학장회의, 평의원회 등에서 동의를 얻어 대학 차원에서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총장이 바뀌어도 지속적으로 시행이 가능한 부분이다.

서울대는 종합대학의 장점을 살려 세계에 커다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융·복합 연구를 지향하고 있다. 이에 WCU(World Class University) 등 여러 프로젝트를 시행했고 현재 32개 융합과제를 기반으로 학제적 융·복합연구 장려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대로 된 융복합 학문 연구를 위해서는 학생들에 대한 기초·기본교육의 내실화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서울대도 입학 전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기초교육원 등을 통해 학제적 기초교양과목을 다양하게 개설하고 있다. 실제로 학생생활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의 기초교육만족도는 매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 총장 재임 초기에 서울대는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재임기간 중 발전기금 모금액이 3천억원을 돌파하는 등 재정확보에 대한 긍정적인 발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서울대의 재정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국립대학은 국가의 지원예산과 발전기금으로 운영되는데 최근 정부의 연구예산이 획기적으로 늘었고 발전기금 역시 기존 목표인 3천억을 크게 상회해 7월경에는 3천 5백억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결과에는 집중모금캠페인 등이 정착돼 최근 4년간의 기부건수가 8,000여건으로 예년의 2,000여건의 4배에 달하는 등 개인 기부문화가 확산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개인 기부는 지속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발전기금은 상당히 견실한 체제를 이뤄가고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덧붙이실 말씀은?

학생들은 어떤 것이 ‘서울대다움’인지 고민하면서 서울대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가치를 실현하는 서울대인이 돼야 할 것이다.

2010. 6. 7
서울대학교 대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