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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마다 서울대 등교하는 50대

2009.09.29.

제3기 인생대학 개설

어스름이 엷게 깔리기 시작할 무렵 40~50대로 미루어 보이는 사람들이 하나 둘 서울대로 모여든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에 서울대 캠퍼스에 모습을 나타낸 사람들은 바로 ‘제3기 인생대학’ 수강생들이다.

제3기 인생대학은 40대 이후 중년기와 노후 생활을 보다 건강하고 보람있게 보낼 수 있도록 서울대학교 노화고령사회연구소가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선진국이 주로 퇴직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생대학을 개설하는 것과 달리, 서울대는 중년기부터 제3기 인생을 준비할 수 있도록 40~50대를 주된 대상으로 기획했다.

제1기는 지역주민과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90명을 모집했다. 공고를 내자마자 150여 개의 원서가 접수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선착순으로 수강생을 선발했는데 교수, 직장인, 의사, 대기업 CEO, 주부 등 사회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두루 모였다. 과정은 한 학기 15주간으로, 2학기제로 운영된다.

9월 3일 입학식 후 현재 4주차까지 강의가 진행됐다. 매회 결석자가 5명 미만일 정도로 수강생들의 열의도 높다. 김인애(56세, 주부) 씨는 강좌를 들으면서 ‘인생의 황혼기’를 ‘인터체인지’로 인식하게 됐다. “공부라기보다 현재의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몸소 느낄 수 있어서 감명깊다”면서 “지금껏 가족만을 위해 살아왔는데, 또 다른 삶은 계획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게 웃었다.

인생대학 수강생강의만 듣는 것이 아니라 토론 및 친목도모를 위해 수강생을 30명씩 3개 반으로 나누었다. 각 반마다 반장, 부반장, 총무 등을 선출할 때에는 마치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한다.

윤한규(55세, 회사원) 씨는 강의 내용도 좋지만 매주 학교에 와서 꼬박꼬박 수업을 들으니 한층 젊어지는 느낌이라고 한다. “서울대가 지역사회를 위해 강의를 마련해 준 것처럼 자신도 앞으로 배운 내용을 토대로 남은 인생을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20년 넘게 병원에서 병약한 노인들을 돌보는 사회복지사로 일한 유수정(54세) 씨는 노화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강의를 들으면서 노화가 숙명적인 것이 아니고 자신의 나이에 적응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이가 들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불안했는데 강의를 듣고 있으면 그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에요.”

‘제3기 인생대학’을 담당한 노화고령사회 연구소 부소장 최성재 교수(사회복지학과)는 서울대가 아카데미즘에만 치우치지 말고, 사회적으로 의미있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주도하기 위해 이번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또한 “노인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중년기 이후의 삶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며 “이번 인생대학은 학문적 분야로도 좋은 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9. 9. 29
서울대학교 홍보부
학생기자 노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