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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생들의 2009 여름방학 일기

2009.08.26.

사회봉사3, 2009년 여름 네팔

다양한 목표를 세우고 야심차게 시작했던 여름방학이 끝나고 어느덧 개강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뜨거운 여름을 열심히 보낸 서울대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영원히 잊지 못할 목소리 “바이바이, 끼런”
정승우 (경제 08)
여름방학 계절수업으로 사회봉사3을 수강했다. 네팔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는데, 카트만두에서 16시간가량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열대우림지역의 꺼이랄리였다. 현지 스텝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 모두 순수하고 친절했다. 이들은 나에게 끼런(Kiran: Ray of the Sun)이라는 네팔 이름을 지어줬다.

올챙이송 율동을 가르치는 모습현지의 초등학생은 300여 명 정도였다. 이 아이들을 위해 우리는 노래, 체육, 공작, 그리기 등 예체능 위주의 학습을 준비했다. 특히 네팔어로 번역해 율동과 함께 가르친 ‘올챙이송’에 대한 반응은 대단했다. 또 ‘손을 잡고 오른쪽으로 빙빙 돌아라' 노래와 외치는 숫자에 따라 모이는 게임을 접목시켜 가르쳐 줬을 땐, 세상에서 가장 재미난 놀이라도 발견한 마냥 웃음으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울타리치기와 교실 벽화작업도 했는데, 나는 벽화작업을 맡았다. 벽화는 곰돌이 푸우에 등장하는 캐릭터, 지구본이랑 각종 국가들의 국기가 있는 그림 2가지를 그렸다. 우리들이 그림을 완성해 가는 동안 교실 창문 너머로 구경하던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 아이들이 푸우가 곰이고 티거가 호랑이인 것을 전부 알아봤을 땐 뛸 듯이 기뻤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이렇게 많은 색을 본 것은 처음일 것이라는 현지스텝들 말에는 가슴 아픈 감동이 밀려왔다.

작은 것 하나에도 기뻐하고 행복해 하는 아이들 모습은 정말 감동스러웠고, 내가 더 열심히 노력하게 하는 힘이었다. 300명이 넘는 아이들이 한 줄로 하교하면서 우리가 지나갈 때 몇 번이고 “바이바이 미쓰, 바이바이 써”라고 외치며 손을 흔들던 모습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네팔에 있는 동안 봉사활동이나 맡은 역할도 중요하지만, 사람들과의 소통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주고받는 영향이 정말 소중하다는 걸 배웠다.

외국인 유학생, 나도 서울시 공무원
피아오런찐(朴仁金) 경제학부 석사과정
필자 맨 왼쪽7월 한 달간 서울시에서 모집한 외국인 유학생 인턴십에 참가했다. 나는 종로에 있는 서울역사박물관에 배치됐다. 첫 주는 박물관의 전시관람투어 프로그램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조선시대 때 서울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고, 교육홍보과장님께 한국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관련 책과 DVD도 주셨는데, ‘이런 게 한국 사람의 정구나’라고 다시 한 번 느꼈다.

또 박물관 홈페이지의 한국어 버전과 중국어 버전을 비교하면서 중국어 중 자연스럽지 않은 표현들을 수정하는 일을 했다. 가끔 번역 업무도 있었는데, 이런 일을 통해 현재 시에서 맡고 있는 업무와 진행 중인 행사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인턴십을 하면서 어휘력도 많이 늘었고,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않았던 한국역사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뿐만 아니라 중국에 있는 박물관에 대한 자료집을 만드는 작업에 참여하면서 중국 역사에 대한 지식도 얻었다. 직접적이지는 않았지만 인턴십을 통해 내가 한중 교류에 자그마한 힘을 보탰다는 생각에 뿌듯하고 행복하다. 외국인 유학생이 이런 유익한 프로그램에 참가할 기회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

국제하계강좌로 경제지식도 키우고 인맥도 넓히고
강진원 (경영 04)
청와대에서(필자 왼쪽)체계적인 커리큘럼이 마음을 끌었고, 교내에서 ‘명강의’로 소문난 여러 교수님의 수업을 들을 수 있어 이번 국제하계강좌를 신청했다. 여러 강좌 중 나는 ‘동아시아의 경제 발전과 산업 강좌’가 특히 흥미로웠다.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FTA 및 기타 통상마찰 사례 관련 내용은 물론 한중일 경제발전 및 향후 전망까지 다방면으로 경제지식을 넓힐 수 있었다. 또 매 수업 학생들이 일본과 한국 기업의 특징, 각 기업 간의 경제/경영환경의 차이점 등을 분석하여 발표를 진행했는데, 현지의 교수님들로부터 직접 다양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어서 학습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었다.

교수님과 학생들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양방향 대화식으로 강의가 진행되었던 것도 무척 신선했다.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학생들이 많았던 덕분에 수업 분위기도 활기찼고, 조 모임이나 팀 과제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런 참여지향적 문화가 국내 대학들 사이에 정착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국제하계강좌의 경우 일반 계절학기보다 기간이 짧아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1달여 짧은 시간동안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향상됐고,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도 얻었다. 또 국제적인 시야와 함께 경제지식도 쌓을 수 있었던 유익한 여름방학이었다.

동문 선배님과의 만남까지 알차고 풍성했던 중국어입문3
김예진 (중어중문 08)
졸업식에서 수료증을 받으며6월 21일부터 22박 23일로 북경 사범대에서 중국어입문3을 수강했다. 평일 오전에는 북경 사범대의 외국인 대상 중국어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조별 활동 및 북경 견학을 했다. 북경 사범대에서 북경의 서커스인 잡기, 무예인 쿵푸를 비롯해 만리장성, 자금성 등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줬고, 서울대에서는 용경협 견학과 북경 오리구이로 유명한 전취덕(全聚德)에서 북경 전통요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줬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북경에 주재하는 동문 선배님들의 강연이다.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겪었던 어려움, 적응과정, 중국인과 중국의 성향 등에 대해 들려주셨다. 단기 어학연수라서 중국을 깊이 있게 알 기회도 별로 없고, 의문점들을 중국인에게 물어보기도 어려웠던 만큼 선배님들 얘기가 큰 도움이 됐다.

첫 북경 방문이었는데 직접 중국인과 중국의 시스템을 접하면서 중국에 대해 갖고 있던 고정관념을 많이 깰 수 있었다. 중국이 우리보다 국민의식 면에서 뒤처진 것도 있지만 사회주의 국가였던 탓에 제도의 흡수가 굉장히 빨라 교통시스템의 발전 정도는 놀라웠다.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 건, 인구대국 중국의 명문대인 북경대의 입학정원이 서울대의 입학정원보다 더 적다는 사실이었다. 마지막으로 외국어입문3에 지원할 친구들에게 ‘외국 한번 나갔다 온다’가 아닌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여정을 시작해 보다 알찬 시간을 보내라고 권하고 싶다!

2009. 8. 26
서울대학교 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