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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에 울려 퍼지는 봄의 록 스피릿: 관악 AMP UP을 만나다

2025. 4. 25.

서울대학교 최초의 공식 록 페스티벌 ‘관악 AMP UP’이 1일(화)부터 2일(수)까지 양일간 관악캠퍼스 버들골 풍산마당에서 열렸다. 교내 17개의 밴드 동아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기획한 행사이며 총학생회와 문화예술원, 문화자치위원회, 단과대 자치기구 등의 협력과 지원을 바탕으로 완성됐다. 학생들이 직접 기획부터 운영, 무대 구성까지 전 과정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공연을 넘어선 새로운 문화 기획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관악 AMP UP’은 교내 밴드 문화의 무대를 확대하고 자율적인 창작 문화를 실현하기 위한 시도였으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열린 캠퍼스형 페스티벌로 운영됐다. 공연 외에도 맥주 부스, 푸드존, 체험 부스 등이 구성되어 관객들은 자유롭게 음악과 함께 낮과 밤을 즐겼다.

‘관악 AMP UP’ 행사 포스터 사진(좌) / 행사 시간표(우)
‘관악 AMP UP’ 행사 포스터 사진(좌) / 행사 시간표(우)

기획과 실행: 학생들의 손으로 설계된 무대

페스티벌은 총 20여 팀의 교내 밴드가 참여해 각자의 색깔을 드러냈다. 락을 중심으로 얼터너티브, 펑크, 인디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졌고, My Chemical Romance, Nirvana, Queen, 잔나비, 검정치마 등 밴드들의 커버곡과 자작곡이 무대마다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첫 무대는 ‘Dither Plan’이 열었으며, 이어서 ‘ZEBRA’, ‘AMPLIFIER’, ‘ENIAC’, ‘JAME’, ‘지터’ 등이 차례로 무대를 채웠다. 둘째 날 마지막 순서에는 밴드 팬들로부터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브로콜리 너마저’가 게스트로 올라 축제의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무대 앞은 팬들이 리듬에 맞춰 환호했고, 뒤쪽 잔디밭은 돗자리를 펴고 자유롭게 음악을 즐기는 관객들이 어우러졌다. 일부 공연은 자연스러운 앵콜 요청이 이어졌고 사운드가 울려 퍼질 때마다 캠퍼스 중앙이 음악으로 물드는 장면이 펼쳐졌다. 학내에서 이날만큼 본격적인 록 페스티벌이 열린 것은 처음이다. 버들골 풍산마당의 무대는 관객과 참여자 모두에게 낯설지만 신선한 감각을 남겼다.

‘브로콜리 너마저’ 공연 현장(좌) / 무대 앞에서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우), (서울대학교 방송국 SUB 사진제공)
‘브로콜리 너마저’ 공연 현장(좌) / 무대 앞에서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우)
(서울대학교 방송국 SUB 사진제공)

풍산마당은 마치 하나의 야외 음악 광장처럼 조성되었다. 무대 전방은 공연을 가까이 즐기려는 관객들로 가득 찼다. 그 너머로는 돗자리와 캠핑 의자들이 자리해 여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무대 양옆은 푸드트럭과 체험 부스가 배치돼 관객들이 간단한 간식과 무알콜 맥주를 즐기며 공연 사이의 시간을 편하게 보낼 수 있었다. 공연 중간에도 음악은 끊기지 않았다. 사운드 팀이 구성한 전환 트랙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며 페스티벌 전체가 하나의 흐름 안에 놓여 있는 듯한 감각을 만들어냈다. 무대 운영은 공연자와 스태프가 하나의 팀처럼 움직이는 유기적 협력 속에서 이뤄졌다. 밴드 구성원들은 단순히 무대에 오르는 출연자가 아니라 음향 확인과 장비 설치 등 준비 과정에 모두 직접 참여하며 행사의 중심에 섰다. 대외협력팀 권현준 부장은 “공연의 흐름이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도록 공연자와 스태프가 유기적으로 협력했다”라고 전하며, 이번 페스티벌이 단순한 무대의 나열이 아닌, 함께 만들어낸 하나의 ‘장’이었음을 강조했다.

잔디밭에서 축제를 즐기는 관객들(좌) / 행사장에 마련된 푸드트럭 부스(우)
잔디밭에서 축제를 즐기는 관객들(좌) / 행사장에 마련된 푸드트럭 부스(우)

협업과 현장 경험: 자율성으로 구현된 축제

‘관악 AMP UP’ 행사 기획은 교내 밴드 동아리들이 주축이 되어 구성한 락페스티벌 준비위원회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총학생회, 문화예술원, 문화자치위원회 등의 행정·재정적 지원이 더해져 완성되었다. 문화예술원은 예산 지원뿐 아니라 외부 전문가 및 협력 기업과의 연계, 페스티벌 운영 전반에 대한 인큐베이션 시스템을 지원했고, 문화자치위원회는 인력 운영과 학내 홍보를 실질적으로 이끌었다. 대외협력팀 권현준 부장은 “우리가 행정 서류를 준비하면 문화예술원에서 실무 조율을 맡아주는 방식으로 협력했으며 행사 직전 바쁜 일 처리 속에서 문화자치위원회의 인적 지원도 큰 힘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맥주 회사와 협업하여 무알콜 주류를 제공해 학내 규정을 지키면서도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유연하게 구축된 협업 구조는 ‘관악 AMP UP’이 단순한 ‘학생 행사’에 머무르지 않고, 서울대학교 캠퍼스 문화의 한 축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하루 200여 명이 방문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바와 달리, 이틀간 약 2,500~3,000명이 방문했으며 행사는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행사 총괄을 맡았던 ‘사운드림’ 동아리 회장 이상후(의예과) 학생은 “사운드림 동아리방에서 친구들과 있다가 우리도 야외무대에 한 번 서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그 길로 학내 밴드 동아리들에 연락을 돌리며 락페스티벌을 제안했다”라며 기획의 출발을 회상했다. 그는 이번 페스티벌이 “밴드 음악, 락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기존에는 없던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라고 전했다. ‘브로콜리 너마저’의 출연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은 채준영 학생(첨단융합학부)은 “교내 밴드들의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았고 곡 선정이 개성 있어 신선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음악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여 만든 축제라는 느낌이 들어 더 즐거웠다”라며 이런 형식의 자율 기획 페스티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매김소리’ 밴드 공연 전경(좌) / 휴대폰 플래시를 켜고 공연을 감상하는 관객들(우)
‘매김소리’ 밴드 공연 전경(좌) / 휴대폰 플래시를 켜고 공연을 감상하는 관객들(우)

단순한 관람이 아니라 음악을 매개로 모여 함께 무대를 만들어간 이틀이었다. 또한, 서울대학교 캠퍼스 문화의 새로운 모델을 상상하게 했다. 무엇보다 관악 AMP UP은 축제를 ‘누군가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닌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는 장’으로 전환했던 페스티벌이었다. 앞으로 더 다양한 방식의 문화 기획을 기대해 본다.

서울대학교 학생기자단
주서현 기자
wynterfrgrance@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