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김구포럼 출범 기념 강연이 8일(화)에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140-2동 국제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서울대학교 김구포럼이 주최한 강연은 제23대 광복회장인 이종찬 회장이 연사로 참여해 그간 편향된 평가가 이뤄졌던 백범 김구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며 서울대학교 김구포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리였다. 백범 김구 기념 사업회 박유철 회장, 이봉창 의사 기념사업회 정수용 직위, 백범 김구재단 김미 이사장, 서울대학교 유홍림 총장,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신성호 원장을 비롯한 서울대학교 교수, 재학생 등이 참석했다. 행사는 개회사 및 축사, 그리고 이종찬 회장의 강연으로 이뤄졌다.
서울대학교 김구포럼 기념 강연에 참여한 내빈 모습
서울대학교 김구포럼 출범의 가치를 나누며
2005년 하버드대학교에서 백범 김구 재단을 처음 설치한 이후, 김구 포럼이 북경대학과 타이완대학에서 개최되고 있다. 주로 백범 김구의 뜻을 이어 국제사회의 평화, 문화 발전과 교류 등을 주제로 강연과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를 한다. 사회를 맡은 박태균 교수(국제대학원, 김구포럼 운영위원회)는 “앞으로 한국 정치, 국제정치와 안보, 평화, 문화, 한국현대사 등의 주제로 특별강연, 세미나가 진행될 것이고, 학문후속세대를 위한 포닥 펠로우와 외국인 교수 펠로우를 선발하여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말하며 김구포럼의 운영 방향성을 이야기했다.
강연회를 진행하고 있는 박태균 교수
개회사를 맡은 신성호 원장은 “김구 포럼은 ‘교육의 힘으로 사람을 이롭게, 문화의 힘으로 세상을 평화롭게’라는 이상을 가지고 세계 유수한 대학을 중심으로 학문 교류를 이끌어 왔다”라며 “‘문화의 힘을 통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에 행복을 주고 싶다’라는 백범 김구의 뜻을 펼치는데 서울대학교 김구 포럼이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서울대학교 김구 포럼의 활동에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축사를 맡은 유홍림 총장은 “독립운동가들은 한국의 독립을 지향함과 동시에 한국의 소멸이 세계적 수준의 문화상실로 이어질 것을 깊이 우려하였다. 서울대학교가 ‘문화의 힘으로 세계를 선도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다양한 학문 분야를 진흥시키고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현대 한국학 종합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오늘 출범한 ‘서울대학교 김구 포럼’도 노력의 연장선으로 문화의 힘을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개회사를 하고 있는 신성호 원장(좌) / 축사를 하고 있는 유홍림 총장(우)
과거를 통해 현재를 살피고 미래를 전망하다
박태균 교수는 서울대학교 김구 포럼의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과거의 역사, 국제정치와 평화, 문화 등 다각적인 시각으로 한국 사회의 현대와 미래를 바라보는 것에 있다”라며 과거를 잊지 않고 현재의 문제를 고찰하면서 미래를 전망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포럼의 운영 목표라고 말했다.
강연을 진행하는 이종찬 회장과 집중하는 청중들
이종찬 회장 모친 소유 백범일지의 표지에 쓰인 글(좌) / 1948년 8월 15일 이전과 이후 백범 김구 명의 휘호(우)
이종찬 회장의 ‘내가 아는 백범 김구 선생’ 강연은 이종찬 회장이 개인 소장한 사진 가운데 몇 장을 함께 보며 사진에 얽힌 일화를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화면에는 여러 사진이 띄워졌다. 좌측 사진은 백범 김구가 이종찬 회장의 어머니께 드리는 백범일지 표지에 쓴 한시였다. 한시는 서산대사의 글로, ‘눈밭을 걸어갈 때 난행을 해두지 말고, 발자취를 잘 남기고 가라’라는 뜻이다. 사진을 보며 이종찬 회장은 “‘당시에는 외로운 길일지라도 후세에 내가 간 길이 타인에게, 국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백범 김구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것 같다”라는 감상을 나눴다. 이 회장은 휘호 옆에 쓴 날짜를 보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에는 임시정부의 연호를 썼다. 정부가 세워진 후에는 정부 수립 이후 연도를 썼다는 점에서 백범 김구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계승한 대한민국을 부인한 바 없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이종찬 회장은 “백범 김구를 정치적 인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백범 김구의 삶이 담고 있는 문화적 교류, 교육에 대한 의지와 중요성을 바라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종찬 회장은 강연을 마무리하며 논어의 ‘분립도 생본립도생’을 인용해 “나라의 기본이 바로 서면 길이 생긴다. 기본이 흔들리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김구 포럼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말이다”라고 말하며 백범 김구의 학문적 뜻을 이어 문화적·학술적 교류를 증진하겠다는 김구 포럼의 목적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마지막으로 질의응답 시간이 간단히 마련됐다. 김구 포럼의 설치로 서울대학교 혹은 학생들에게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묻는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정유진 학생의 질문에 이종찬 회장은 “학문의 중심인 대학, 그중에서도 서울대학교에서 김구 포럼을 개최함으로써 백범 김구가 가졌던 교육적 신념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자신의 학문적 뜻을 마음껏 펼칠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라며 김구 포럼 출범으로 학생들이 우리나라가 나아갈 길을 제시해 줄 수 있는 훌륭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김구 포럼에 대한 기대를 덧붙였다.
서울대학교 김구포럼은 한국을 둘러싼 국제정치의 현황과 평화를 위한 비전, 문화를 중심으로 한국 외교의 미래 방향 중심으로 학술회의, 강연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포럼이 설치된 하버드대학과 북경대학 등과 교류를 넓힘으로써 한국을 해외에 정확히 알리는 작업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첫발을 내딛게 된 서울대학교 김구 포럼의 향후 발전 모습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대학교 학생기자단
우현지 기자
miah01@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