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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사회공헌단 북소리 팀과 반석학교 학생들의 진심을 나누다, 〈같은 하늘 아래서〉 도서 출간회

2025. 4. 1.

‘같은 하늘 아래서’ 도서 출간회장 사진
‘같은 하늘 아래서’ 도서 출간회장 사진

창밖에는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인 풍경을 보며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은 고작 3만 일에 불과한데, 이 눈은 며칠이나 남아 있을까요?
-라벤더, 인생은 흘러가고, 〈같은 하늘 아래서〉 중-

지난 17일(월) 서울대학교 우정원(153동)에서 도서 ‘같은 하늘 아래서’의 출간회가 열렸다. 책의 출간과 출간회 개최는 북한 배경 청소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대학교 글로벌사회공헌단 산하 학생사회공헌단 북소리 팀이 추진한 2024년 2학기 프로젝트의 마지막 단추로, *북한 배경 청소년이 직접 쓴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기획되었다. 글로벌사회공헌단의 주도로 지난 2월 28일에 출간된 〈같은 하늘 아래서〉 1부에는 북한 배경 청소년들이 각자 필명으로 직접 써 내려간 글이 수록되었고, 2부에는 북소리 팀의 프로젝트 진행 과정이 단원들의 시점에서 서술되었다. 부록에는 활동 사진과 단원들의 진솔한 소감이 담겼다. 출간회는 탈북청소년 대안교육기관인 반석학교와 연계했다. 서울대학교 학생사회공헌단 북소리 팀, 반석학교 교사, 서울대학교 교수, 북한 배경 청소년 작가, 작가 학부모, 일반 청중 등이 참석했다. 출간회는 북소리 팀의 활동 소개, 축사, 수록글 발표, 저자 사인회, 질의 응답 순으로 이어졌다.

출간회가 갖는 의미를 공유하며

북소리 팀은 활동 초기부터 출간회 진행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며 출간회의 문을 열었다. 도서 〈같은 하늘 아래서〉의 출판은 최근 북한 이탈 주민을 대하는 사람들의 부정적 인식이 증가하였다는 2023년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통일의식 조사를 바탕으로 기획되었다. 북한 이탈 주민과 직·간접적으로 접한 경험이 많을수록 받아들이는 정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확인한 북소리 팀은 “북한 이탈 주민과의 교류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되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 북한 배경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담긴 책을 기획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북소리 팀의 활동 소개 이후 이기원 반석학교 교장은 축사에서 “모든 과정은 서로 다르지만 포용하며 함께 살아가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책은 작은 소리에 그치지 않는다”라며 “큰 메아리가 되어 어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젊은이들의 표현이자 외침으로서 사회적 의미가 크다”라고 출간된 책의 가치를 언급했다. 이어진 축사는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장을 역임했던 김병연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석좌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는 “반석 학교 학생들이 마음을 담아내어서 쓴 소설에는 깊은 진정성이 있고 울림이 있다”라고 출간 도서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뜻깊은 출간회에 서울대학교의 일원으로서 참석했다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덧붙이며 북소리 팀과 반석학교 북한 배경 청소년 작가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반석학교 이기원 교장 축사(좌), 김병연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석좌교수 축사(우)
반석학교 이기원 교장 축사(좌), 김병연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석좌교수 축사(우)

진심을 전하는 떨리는 목소리

2017년의 어느 날 그날 가방에 싸매고 등교하던 순간 엄마가 내게 말했다.
동생과 함께 한국에 가기로 했다고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아 가만히 서서 고개만 끄덕였다.
엄마의 눈시울이 붉어졌던 것 같지만 결국 연습처럼 난 등교길에 올랐다.
사실 시기의 문제일 뿐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란 걸 알고 있었기에
마음의 준비도 분명 단단히 해 놓았다고 생각했다.
(중략)
이제야 깨달았다. 난 한 번도 엄마를 덜 그리워한 적이 없었다.
그저 감정을 숨기는 법을 배운 것이었다.
시간이 지나도 엄마에 대한 그리움 여전했지만, 굳이 남에게 내색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단풍, 이별 후에는 끝없는 그리움이, 〈같은 하늘 아래서〉 중-

학생들의 글 낭독(좌), 케이크 작가의 작품 낭독 장면(우)
학생들의 글 낭독(좌), 케이크 작가의 작품 낭독 장면(우)

학생들은 도서 〈같은 하늘 아래서〉에 수록된 글을 낭독했다. 케이크(필명) 작가의 소설 ‘망설임 없이 너를 향해 달려가다’는 전쟁이 지닌 비인간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참혹함 속에서도 서로를 보듬는 인간 사회의 사랑과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단풍(필명) 작가의 ‘이별 후에는 끝없는 그리움이’는 엄마와의 이별과 재회를 주제로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했다. 22(필명) 작가의 ‘내 삶의 파란색’은 자신이 좋아하는 언니와 파란색을 담은 글로, 지금 자신이 있기까지 영향을 준 소중한 사람들을 이야기했다. 작가들의 진심 어린 글이 청중들에게 전달되자 몇몇 사람들은 눈시울이 점차 붉어지기도 하였다. 낭독회 이후에는 작가 사인회와 간단한 저녁 식사가 이뤄졌다. 참여자들은 출간 도서와 출간회에 대한 소감을 서로 나누거나 작가들에게 사인을 받으며 궁금했던 점을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북한 배경 청소년 작가 사인회 현장(좌), 도서 ‘같은 하늘 아래서’(우)
북한 배경 청소년 작가 사인회 현장(좌), 도서 ‘같은 하늘 아래서’(우)

더 많은 이들에게 우리의 진심을 알릴 수 있기를

마지막으로 사전에 받은 질문으로 질의 응답 시간과 출간회 참석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에서 생활하며 어려운 점과 적응 노력을 묻는 질문에 라벤더 작가는 “처음에는 내성적인 성격과 언어적 차이로 친구들과 소통이 힘들었는데 점점 자신감을 가지고 말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라며 “지금은 친한 친구들이 있고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한 것 같다”라고 솔직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석양 작가는 “한국 문화를 처음에 잘 몰라서 새로운 문화를 알아가고 적응하는 과정이 힘들게 느껴졌다”라고 답했다.

‘글쓰기의 영감을 어디서 얻느냐’라는 질문에는 대부분의 작가들이 일상의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소재를 찾는다고 말했다. 케이크 작가는 “글은 겪은 일을 바탕으로 썼다”라며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기보다는 나를 위해 노력한 경험을 담기도 했고 부모님께 전하는 편지글에 진심을 담기도 했다”라고 글쓰기 과정을 돌아보았다. 22, 가을, 라벤더 작가는 평소 즐겨보던 TV드라마나 애니매이션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글쓰기로 일상생활에 변화가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라벤더 작가는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바꿀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라며 “적극적으로 삶에 임하는 태도가 책 출간과 같은 좋은 기회로 이어지는 것을 보며 궁극적으로는 좀 더 성실하게 삶에 임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라고 답했다.

북소리 팀이 북한 배경 청소년 작가들의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북소리 팀이 북한 배경 청소년 작가들의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질의응답이 끝난 뒤, 출간회 참여자들은 소감을 나누었다. 케이크 작가의 어머니라고 밝힌 참석자는 “출간회를 통해 멀리 떨어져 지내며 미처 알지 못했던 아이의 어린 시절을 알게 되었고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되어 정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반석학교 이기원 교장은 눈시울을 붉히며 “북소리 팀과 북한 이탈 청소년들이 한 학기 동안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오며 서로를 가족처럼 보듬고 이해하려는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었다”라며 “가족이 되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북소리 팀 단원들은 인터뷰를 통해 소회를 전했다. 책 편집 팀장을 맡은 엄지나(사회학과) 학생은 “책 편찬 팀은 최종 출간 도서를 기획하고, 협력가 모집, 홍보, 펀딩 운영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았다”라며 “그 과정에서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으면 지치고 힘들지만 출간회까지 무사히 마쳐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문서현(경제학부), 장현진(사회복지학과) 학생은 북소리 팀원들이 작가를 대신해 낭독회와 질의응답을 할 때 특히 신경 썼다고 전했다. 엄지나 학생은 “북한 배경 청소년들도 결국 우리와 동일한 사회 구성원인데 사회에서 소외되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라며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만나고 우리 모두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으로 느낀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었다”라고 느낀 점을 이야기했다. 문서현, 장현진 학생은 “막연히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교류하는 과정에서 많은 걸 배웠다”라고 전했다.

글로벌학생사회공헌단 북소리 팀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도서는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가족, 사랑, 우정, 신념을 주제로 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함으로써 사회적 편견을 넘어 마음으로 이어지는 순간을 함께 해보자.

*북한 배경 청소년: 탈북한 부모가 중국이나 동남아 또는 중앙아시아 국가 등 제3국에서 출산한 후 최종적으로 한국에 정착한 청소년들을 포함하는 개념

서울대학교 학생기자
우현지(지리학과)
miah01@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