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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고문헌 특별전, 중앙도서관에서 귀중한 고전의 세계를 만나는 시간

2025. 3. 4.

중앙도서관 입구의 “서양 고문헌으로의 초대: 플라톤에서 괴테까지”
중앙도서관 입구의 “서양 고문헌으로의 초대: 플라톤에서 괴테까지”

중앙도서관이 “서양 고문헌으로의 초대: 플라톤에서 괴테까지”라는 희귀한 서양 고문헌을 공개하는 특별전을 개최했다. 전시는 2월 10일(월)부터 4월 11일(금)까지 중앙도서관 관정관 1층에서 진행되며 학내 구성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서양 고문헌을 보유한 기관이다. 1900년 이전에 인쇄되거나 필사된 서양 고문헌만 42,000점 이상에 달하며 전체 서양 서적 규모는 15만 점에 이른다. 여기에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기록유산인 루소의 『에밀』 초판본과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장 중인 디드로와 달랑베르의 『백과전서』 초판본 등 희귀 서적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서양 고문헌 소장 기관으로서 그동안 학술 연구 목적으로만 제한적으로 공개되었던 귀중한 문헌들을 누구에게나 선보이는 자리다.

고전과 명저를 한자리에

『백과전서』 초판본
『백과전서』 초판본

“서양 고문헌으로의 초대: 플라톤에서 괴테까지” 전시에서는 철학, 문학, 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희귀 서적 110여 점이 출품됐다. 특히, 서양 근대 최고의 백과사전이자 계몽주의의 상징으로 불리는 『백과전서』 초판본은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 중 하나다. 현재 국내에서는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이 유일하게 소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18세기 판본), 칸트의 『실천이성비판』(19세기 판본)과 같이 서양 사상의 주요 전환점이 된 고문헌을 비롯해 괴테의 『파우스트』(19세기 판본), 마크 트웨인의 『아서왕 궁정에 나타난 코네티컷 양키』 초판본 등 서양 각국을 상징하는 문학 거장의 작품이 전시된다. 19~20세기 서구 학자들이 바라본 한국의 모습을 담은 『동아시아에서의 2년』(1911), 『한국의 상황』(1919) 등의 자료도 만나볼 수 있다.

“나만의 책갈피 만들기” 코너
“나만의 책갈피 만들기” 코너

단순한 서적 전시를 넘어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관람객들은 “나만의 책갈피 만들기” 코너에서 12종의 책갈피 중 원하는 도안을 골라 자신만의 책갈피를 제작할 수 있다. 입구에서는 전시된 고문헌과 관련된 삽화가 인쇄된 기념엽서를 무료로 받아 갈 수 있다.

국내 최대 서양 고문헌 소장 기관,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신용하 문고와 슈클라·오세경 문고의 희귀한 고문헌 또한 실물자료로 만나볼 수 있다. 이처럼 방대한 서양 고문헌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이 오랜 세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관리해온 노력 덕분이다. 1946년 서울대학교가 국립대학으로 개편된 이후 중앙도서관은 서양 고문헌 수집과 보존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한국전쟁으로 인해 많은 자료가 유실되었지만, 전후 복구 작업을 통해 희귀 서적을 계속 확보했다. 기증을 통한 장서 확충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신용하 교수가 기증한 신용하 문고와 하버드 치과대학장을 역임한 제럴드 슈클라 박사와 서울대학교 출신 오세경 박사가 기증한 슈클라·오세경 문고가 대표적이다.

슈클라·오세경 문고 전시
슈클라·오세경 문고 전시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화양(禾陽) 신용하는 역사사회학, 독립협회, 개화사상, 독립운동사, 독도 연구 등에서 큰 족적을 남긴 인물로 그의 학문적 유산을 담은 문헌들이 이번 전시회를 더욱 뜻깊게 만들었다. 2017년 설치된 신용하 문고는 그의 기증 문헌 8,300점으로 구성됐으며, 그중 서양 고문헌은 1,000여 점에 이른다. 전시회에서 실물로 만나볼 수 있는 현대 사회학의 창시자 오귀스트 콩트의 『실증철학 강의』는 1864년 프랑스 파리에서 출판된 희귀본이다.

슈클라·오세경 문고에는 16세기 서양 의학 고서가 다수 포함돼 있다. 1567년 출판된 라틴어판 『히포크라테스 현존 논문집』과 1577년 출판된 『내과적 질환』 등이 대표적이다. 중앙도서관은 2017년 문고의 가치 있는 기증 문헌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학술적으로 조명하기 위해 『서양의 의학과 과학 고서 해제집』을 발간한 바 있다. 관람객들은 전시 현장에서 책을 통해 주요 문헌들의 역사적 가치와 학술적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이 선보이는 희귀 고문헌의 세계

이번 전시는 중앙도서관 소장 기록문화유산의 중요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서양 고문헌 수리복원 사업 등을 추진하고자 기획되었다.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학술정보운영과 고문헌자료실 이종휘 학예연구사는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진귀한 자료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니, 국내 최대 서양 고문헌 소장 기관인 중앙도서관의 전시에서 서양 고문헌의 고유한 특징과 아름다움을 음미해 보기 바란다”라고 덧붙이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서울대학교 학생기자
정예진(인류학과)
yejane1228@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