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5일(토)부터 6일(일)까지, 서울대학교 핸드볼부가 제15회 대한체육회장배 전국생활체육핸드볼대회에 출전해 남자 대학부 우승과 여자 대학부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핸드볼부는 스포츠진흥원에 소속된 운동부로, 남자부는 5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여자부는 2019년에 신설됐다. 학생들은 임충훈 교수(체육교육과)의 세심한 지도하에 각종 교류전과 서울대학교 체육대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남자 핸드볼부의 경우 지난 8월에 일본을 방문해 츠쿠바대학교 선수단과 교류전을 치르기도 했다. 경기를 마치고 중간고사 기간을 지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도 성실하게 실력을 다지는 부원들의 연습 현장을 찾아가봤다. 공을 던지고 받고, 공격과 수비를 반복하는 분주한 몸놀림은 집중도가 높으면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들에게 핸드볼부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봤다.
열심으로 달려온 한 해, 함께 일궈낸 승리
이번 전국생활체육대회는 삼척시의 3개 체육관에서 이틀간 진행됐으며, 조별리그 경기 후 본선 토너먼트가 이뤄졌다. 평소에 주 3회 훈련을 진행하는 부원들은 올해 여름방학에도 휴식기를 갖지 않고 대회 준비에 매진했다. 김원기 학생(체육교육과·23)은 “날씨도 정말 덥고 장마철에는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다 함께 노력하며 훈련이 좋은 성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팀원들과 얻는 즐거움이 훨씬 컸다”라고 회상했다. 이지은 학생(체육교육과·20)도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다 보니, 훈련의 강도가 높아졌음에도 서로 격려하고 파이팅을 불어 넣으며 재미있게 운동할 수 있었다”라며 돈독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남자부 대회 우승을 미리 예상했었다는 주장 이주언 학생(체육교육과·20)은 “서울대학교 핸드볼부가 2부(아마추어) 리그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강팀이라고 항상 생각해왔다”라며 “승리에 익숙하지만, 경기에서 이기더라도 영상으로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며 피드백을 할 정도로 진심을 다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여자부 주장 최효민 학생(체육교육과·23)은 “올해는 2년차 친구들을 주축으로 대회에 참가하면서, 부족한 실력을 채우는 과정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팀원들이 서로를 더 믿으며 함께하는 플레이를 시작하고, 소통하는 팀을 이룬 것이 좋은 성적의 비결이 아니었나 싶다”라며 함께 고생한 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핸드볼부의 값진 결실은 앞선 대회 경험들과도 무관하지 않다. 남자부의 경우 올해 첫 대회였던 서울시 생활체육대회 결승전에서 서울시 외국인 팀에게 1점 차이로 졌다. 박병찬 학생(체육교육과·17)은 “그때 우승하지 못했던 것이 오히려 운동을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전했다. 여자부는 8월에 있었던 대한핸드볼협회장배 대회에서 부산교대에게 아쉽게 패했으나, 이번 준결승에서 상대팀을 다시 만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지은 학생(체육교육과·20)은 “골을 하나하나 만들어가던 과정과, 다 함께 이를 악물고 수비하던 경기 중의 모습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좋아하는 마음으로 똘똘 뭉친 공동체
핸드볼부 활동은 부원들의 일상에서 중요한 일부분을 차지한다. 최효민 학생(체육교육과·23)은 핸드볼부에 들어온 것이 학교에 입학해서 가장 잘한 선택이라고 주저 없이 말하며 “학교를 대표하는 운동부라는 팀의 특성을 기반으로 소중한 사람들과 끈끈함을 형성하고 있다”라고 자부했다. 이주언 학생(체육교육과·20)도 동료 간의 깊은 우애를 강조하며 “실력 있는 선배들로부터 많이 배우고 조언도 많이 구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고, 이제는 내가 좋은 선배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학교를 졸업한 부원들은 재학생들과의 핸드볼부 OB전에 주기적으로 참여하면서 후배들을 격려하기도 하고, 별도의 팀으로서 생활체육대회 출전을 이어가기도 한다. 대학원에 진학한 선배들은 재학생들의 코치로도 활동한다.
거의 모든 부원이 대학에 와서 처음 시작했다는, 핸드볼이라는 스포츠의 특별함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이지은 학생(체육교육과·20)은 “핸드볼은 경기가 빠르게 전개되며, 한순간의 실수가 흐름을 완전히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집중력과 빠른 판단력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김원기 학생(체육교육과·23) 역시 “상황에 알맞은 움직임을 가져가는 것을 연습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라며 “어려운 스포츠이지만, 꾸준한 훈련을 통해 실력이 늘면서 성취감과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라고 말했다. 공격과 수비가 치열하게 이어지기에, 경기에선 개인 기량만큼이나 팀워크가 중요하다. 박병찬 학생(체육교육과·17)은 “내 옆사람이 내 실수를 메워주기 위해 몸을 던질 준비가 되어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라고 전했다.
바쁜 대학생활 가운데 상당한 시간과 체력을 투자해야 하는 부담도 따르지만, 남녀 주장단은 운동부를 향한 애정으로 감당하고 있다며 “나머지 시간을 더 밀도 있게 쓰는 수밖에 없다”라고 입을 모았다. 이곳에서 각 부원은 포기하지 않는 책임감을, 의지할 수 있는 친구를, ‘하면 된다’라는 믿음을, 좋아하는 일에 아낌없이 열정을 쏟는 경험을 얻어간다. “부원들이 올해의 핸드볼부 활동을 돌이켜봤을 때 힘들었던 기억보다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올랐으면 좋겠다”라는 이주언 학생(체육교육과·20)의 바람은 이미 이루어진 듯하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땀 흘리며 연습하고, 즐겁게 파이팅을 외치는 핸드볼부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상시 리크루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가오는 27일(수)에는 핸드볼 원데이클래스도 예정되어 있는 만큼, 관심이 있다면 인스타그램(@snu_handball) 채널로 편하게 문을 두드려봐도 좋을 것이다. 핸드볼부의 가치 있는 추억들이 오래도록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서울대학교 학생기자
최하영(언어학과)
harongeee@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