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학기가 다가오면 많은 학생들은 기대 반, 걱정 반의 감정을 갖게 된다. 눈앞의 학업을 성공적으로 감당해내려는 바람에서다. 본교 기초교육원 교수학습센터 학습상담실에서는 방학마다 학습 클리닉 워크숍을 열어, 다양한 어려움을 마주한 학생들을 돕고 있다. 지난 8월 28일(수) 오후 2시, 온라인으로 진행된 워크숍 “학업 고민 해결하기 - 집중력, 미루기, 시간 관리”에 참석해 신윤정 교수(교육학과)의 조언을 들어봤다.
학습 클리닉 워크숍 홍보 포스터
혼란한 대학생활, 즐겁고 의미 있는 배움으로 나아가기
워크숍 강의를 시작하며, 신 교수는 대학에서 좌충우돌을 겪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학업에 있어 스스로 책임지는 부분이 많아지고, 진로와 생애 설계를 시작하면서 “왜 공부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답을 찾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전공 공부가 아니더라도 각종 비교과 활동, 새로운 대인관계, 생활 및 용돈 관리 등 일상의 수많은 경험을 통해 ‘학습’이 이뤄진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새롭게 배우면서 성장하고 있고, 삶의 여러 요소들로 인해 학업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학업에 어려움이 있다면, 병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환경이나 마음의 문제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다양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선행학습을 하지 못해 학업기초능력이 부족한 경우, 튜터링이나 온라인 강좌를 통해 지식을 보충할 수 있다. 전공이 잘 맞지 않는다면, 새로운 분야들을 탐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한편, 충분히 잘하고 있음에도 지나치게 높은 기대 수준이나 타인과의 비교로 불안 및 자신감 저하를 겪는 학생도 많다. 신 교수는 “완벽주의가 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부적응적 완벽주의는 지연행동을 일으키고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하며 칭찬이든 실패이든 온전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좋은 성적을 받는 것보다 공부 자체에 몰입하는 즐거움을 경험해보는 것이 대학 교육의 의미”라고 강조했다.
강의하는 신윤정 교수(좌), 참여 학생들의 질문(우)
질의응답 시간에는 많은 학생들이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벼락치기 습관이 있는 학생들에게 신 교수는 “공부에 착수하는 시점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라며 “매일 알람을 맞추는 등 무조건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라”라고 권했다. 고시 준비나 대학원과 같이 장기적인 공부를 해야 하는 경우 “식사와 수면을 잘 챙기고, 어느 정도 여유 시간도 확보하는 선에서 학습 계획을 짜야 한다”라며 압박이 너무 커지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처음에는 모든 것이 부족하다고 느껴져도, 공부할수록 소화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혼자 그리고 함께, 자기주도적 학습자로 성장하기
이번 학습클리닉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진 ‘자기주도 학습’은 대학 공부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스스로 학업의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고, 다양한 전략을 실천하고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을 가리킨다. 신 교수는 “좋은 습관이나 루틴을 세워 사소한 노력이라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며, 필요할 때는 주변에 도움을 청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교수님이나 조교님께 질문을 해도 되고, 대학생활문화원, 기초교육원, 경력개발센터, 각 단과대학 상담실 등 학내 기관을 찾는 방법도 있다.
본교 기초교육원 학습상담실에서는 일대일 학습상담과 그룹 학습코칭을 운영하고 있다. 상시 신청이 열려있는 일대일 학습상담은 매회 50분간 진행되며, 학생의 상황에 따라 최대 12회기까지 이어진다. 학생들은 심리 및 학습 관련 검사, SWOT 분석*, 상담사와의 대화를 통해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학습 전략을 정리하는 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룹 학습코칭은 주로 방학 기간에 2시간씩 4회기로 진행된다. 참여자들은 리더를 포함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서 서로에게 힘을 얻는다. 이미숙 학습상담사는 “상담실은 평가받는 곳이 아니라 솔직한 이야기를 해볼 수 있는 공간”이라며 “나의 학업을 방해하는 요인을 찾아보고, 그에 맞는 대처 방법을 함께 모색하고 싶다면 편하게 찾아오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일대일 학습상담(좌), 그룹 학습코칭(우) 신청 안내
무더웠던 여름을 한순간 떠나보내면서도, 우리는 삶의 다채로운 맥락 속에서 각자 다른 계절을 보내고 있다. 누군가는 적응의 시기에 있고, 누군가는 회복과 균형을 찾아야 하며, 다른 누군가는 오랜 싸움을 견뎌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신 교수는 어떤 상황에 있든 “너무 조급해하거나 성취에만 매몰되지 말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긍정해주는 자세를 가져라”라고 말한다. 모든 학생들이 새 학기에는 두려움을 내려놓고, 주어진 자원을 알차게 활용하며 의미 있는 발걸음을 쌓아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SWOT 분석: 강점(strengths), 약점(weaknesses), 기회(opportunities), 위기(threats)의 요인들을 파악함으로써 개인 또는 집단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는 방법론이다.
서울대학교 학생기자
최하영(언어학과)
harongeee@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