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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이끄는 혁신의 현장 속으로 - SNUTI to Silicon Valley (1)

2024. 7. 26.

직접 만나본 실리콘밸리 기업 이야기

2024년 3월, 본교 첨단융합학부(School of Transdisciplinary Innovations)가 “함께 빚어낼 자유로운 꿈, 미래를 여는 담대한 도전”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힘찬 출발을 알렸다. 첨단융합학부는 초학제적 탐구,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심층적인 토론이 구현되는 교육 혁신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자 설립됐다. 학부에선 디지털헬스케어, 융합데이터과학, 지속가능기술, 차세대지능형반도체, 혁신신약 전공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융합 인재들을 양성할 계획이다.

지난 6월 23일(일), 첨단융합학부의 첫 신입생 약 100 명이 방학을 맞아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찾았다. 창의적인 혁신으로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들과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기 위함이다. 8일간의 ‘SNUTI to Silicon Valley’ 프로그램은 기관 탐방, 동문 강연, 학생 토론 및 발표 등으로 구성됐고, 첨단융합학부 교수진 및 타단대 재학생으로 구성된 서포터즈 40명도 동행해 현장에서의 신선한 교훈을 함께 공유했다.

2024하계 SNUTI to Silicon Valley 참가자들
2024하계 SNUTI to Silicon Valley 참가자들

실리콘밸리 창업가들의 생생한 목소리

본 프로그램에선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멘토들과 교류할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다. 6월 24일(월)에는 스타트업 콘텐츠 기업 EO스튜디오의 김태용 대표가 강단에 섰다. 그는 20대에 창업을 시도하다 실리콘밸리를 방문했고, 그곳에서 창업자, 개발자, 디자이너, 투자자 등 수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받은 영감을 미디어로 나누게 됐다. 놀라운 혁신의 바탕에는 도전이 자유롭고 실패가 장려되는 실리콘밸리의 낙관적인 분위기와, 사람들이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기꺼이 돕는 문화가 돋보였다. 또한 성공한 스타트업의 공통점은 미래에 대한 상상을 바탕으로 좋은 기회를 미리 알아보고, 대중에게 새로운 표준을 제시한 것이었다. 김 대표는 학생들에게 유행을 쫓기보단 사업의 목적과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고, 실패를 하더라도 그 과정을 분명하게 회고함으로써 유의미한 경험으로 남기라고 조언했다. 이어진 질문 세션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창업 환경, 좋은 아이템을 정하는 방법,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 과정 등에 관한 대화가 활발히 오갔다. 서포터즈 김민규 학생(조선해양공학과·21)은 “스스로만의 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고,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발표하는 김태용 대표(좌), 질의응답 중인 학생(우)
발표하는 김태용 대표(좌), 질의응답 중인 학생(우)

6월 26일(수) 저녁 강연에서는 차트메트릭(ChartMetric) 조성문 대표의 사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본교 공과대학 동문인 조 대표는 미국에서 MBA 과정을 밟고 실리콘밸리에 정착했으며, 현재는 기업 운영과 더불어 스타트업 투자, SM엔터테인먼트 사외이사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그는 인생의 중요한 가치인 “Finance(경제력), Fitness(건강), Freedom(자유)”을 모두 누리는 삶을 미국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창업하는 과정에서는 불필요한 소모가 적고, 직장인으로서는 개인의 실력에 맞는 대우를 받으며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실리콘밸리의 장점으로 꼽혔다. 차트메트릭에 대해서도 청중의 다양한 궁금증에 답했다. 현재 차트메트릭은 스트리밍 플랫폼 및 소셜 미디어에서 수많은 지표를 추적하며 기업과 아티스트에게 유의미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는데, “현상의 맥락을 확인하고, 앞으로 어떤 액션을 취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마련하는 데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영의 측면에서는 “일하는 척할 필요가 없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며, “전체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해 회사에 주인 의식을 가지고 책임감 있게 일하도록 한다”라고 밝혔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조성문 대표와의 만남은 학생들이 커리어에 대한 영감과 도전을 풍부하게 얻을 수 있는 자리였다.

조성문 대표의 강연(좌), 열정으로 가득했던 질의응답 시간(우)
조성문 대표의 강연(좌), 열정으로 가득했던 질의응답 시간(우)

설레는 기업 탐방, 꿈을 싹틔운 시간

6월 25일(화)~26일(수)에는 기업 탐방 일정이 있었다. 첫날 오전, 프로그램 참가자 중 절반 정도의 인원은 사우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제넨텍(Genentech)에 다녀왔다. 1976년에 설립된 제넨텍은 생명공학자 보이어(Herbert Boyer)와 벤처 캐피털리스트 스완슨(Robert A. Swanson)이 함께 창업했으며, 현재는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Roche)의 자회사로서 연구·개발을 비중 있게 이어가고 있다. 학생들은 먼저 현지 직원의 안내로 회사 캠퍼스를 둘러봤다. 건물 외벽 곳곳에는 제넨텍의 제품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사진이 걸려 있었는데, 이로써 사원들이 느낄 사명감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한국인 재직자와의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됐다. 주로 기초 연구, 임상 연구, 치료제 개발과 같은 R&D 직무에 있는 선배 과학자들이었다. 이들의 소개에 의하면 제넨텍은 연구와 관련된 소통과 협업이 활발하고, 논문도 많이 출판한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또한 지역 공동체에 봉사하는 프로그램, 환자와 직접 만나 대화하는 행사 등으로 좋은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동물 실험의 윤리적 우려에 대해서는 “엄격한 원칙에 따라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최소한으로 진행하고 있다”라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으며, AI 기술의 발전이 신약 개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묻는 질문에는 “인공지능 예측 알고리즘이 향상되면서 연구 생산성이 높아지고 있다”라는 점이 주요하게 언급됐다. 이외에도 구체적인 연구 과정과 커리어 준비에 대해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김윤성 학생(첨단융합학부·24)은 “(박사님들과의 만남이)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데에 큰 도움이 됐다”라며 “100번 중 1번이라는 작은 확률을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자세를 배워야겠다”라는 다짐을 전했다.

Genentech캠퍼스 투어
Genentech캠퍼스 투어

이튿날에도 학생들은 구글(Google), 아마존(Amazon), 메타(Meta) 외 다양한 기관에 방문했다. 소그룹별로 재직자 멘토들과 함께 업무·복지 시설을 견학하고, 회사 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구글코리아를 거쳐 현재 웨이모(Waymo) 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태희 동문(컴퓨터공학부·12)은 "여러 사내 동아리,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회사의 지원을 받았다"라며, 한편 “(재택근무를 했던) 코로나 시기에는 한국어를 잊어버릴 뻔했다”라고 말해 학생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다.

Google 캠퍼스 탐방
Google 캠퍼스 탐방

첨단융합학부는 이처럼 학생들이 교내에서 지식적 전문성을 쌓는 데에 머무르지 않고, 다채로운 방식의 교육을 통해 창의적으로 미래를 열어가는 것을 지향한다. 이번 ‘SNUTI to Silicon Valley’ 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질문인 “What’s your impact on the world?(당신이 세상에 끼칠 영향력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됐기를 바라본다. 본 프로그램은 다가올 겨울방학(2025년 1월)에도 예정돼 있다.

더보기>> 성장과 도약을 준비하는 시간 - SNUTI to Silicon Valley (2)

서울대학교 학생기자
최하영(언어학과)
harongeee@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