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5일(수), 2024학년도 두 번째 ‘On the Lounge: 총장과의 대화(이하 온더라운지)’가 관정도서관 양두석홀에서 진행되었다. 2023년에 4차례 개최된 데 이어 올해 첫 번째 온더라운지는 지난 4월 24일 배리어프리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학생지원과와 총학생회 직무대행(중앙집행위원회), 중앙방송동아리 SUB가 주관한 이번 온더라운지의 주제는 ‘캠퍼스 인프라’였다. 13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한 사전 주제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교통 ▲공간 및 시설 ▲기타(1, 2 외 다른 인프라 관련 질의)로 소주제가 나뉘어 질의응답이 이루어졌다. 유홍림 총장을 비롯하여 학생처장, 학생부처장, 기획처장, 시설관리국장 등 학교 운영에 기여하고 있는 다양한 관계자들이 참여해 학생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오가기 쉬운 캠퍼스를 위해: 캠퍼스 내 교통 인프라에 대한 논의
먼저, ‘교통 인프라’를 주제로 다루면서 셔틀버스 배차간격 문제와 퍼스널 모빌리티(PM) 개선사업 등에 대한 질의가 오갔다. 총학생회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진행한 교통총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제는 셔틀버스 운영이었다. 현재 셔틀버스는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는 3-4분 간격으로 운행되지만, 11시부터 15시까지는 배차 간격이 10분으로 길어진다. 이는 아침 통학 시간에 비해 오후에는 셔틀을 이용하는 학생이 적기 때문이다. 많은 학생은 개인 시간표에 따라 오후에 셔틀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아 배차 간격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했다. 또한 야간 셔틀버스의 수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에 질의 학생은 “셔틀버스 배차 간격을 줄이고 셔틀 수를 늘려주기를 희망한다”라고 전했다. 유홍림 총장은 “셔틀버스 배차 간격은 총수요와 이용 시간을 고려해 결정된 것”이라며, “작년과 재작년에 비해 꾸준히 배차를 늘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 총장은 학생 수요가 가장 많은 아침 시간대에는 최대한 많은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설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용 범위 내에서 오후 시간대 배차 간격 조정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으로는 퍼스널 모빌리티(PM) 관련 개선사업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총학생회에서 약 8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많은 학생이 PM의 무작위적인 주차, 도로 통행 시 인도와 차도 중 주행 도로 선택 기준의 모호함이라는 두 가지 큰 문제가 있다고 언급하였다. 유홍림 총장은 PM 이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언급하며 PM 이용자도 많은 부분에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 예시로 “PM 이용자가 순환도로를 사용하면 순환도로의 한 편이 주차공간이기 때문에 안전 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며, 인도를 이용하면 PM 이용자와 보행자 간의 충돌 문제가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그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따라서 좁거나 이동량이 많은 구역에서는 보행자 전용도로로 제한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라고 제안하였다. 또한 “관리가 잘 되지 않아 주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PM 업체의 관리를 강화하고 해당 업체에 제약을 가할 수도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유 총장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PM 이용자들이 지켜야 하는 규칙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키는 것임을 강조했다. 끝으로 “보행자와 PM 이용자 간의 상호 이해가 필요하며, 학생들 사이에서 자체적으로 진행된 논의를 시설관리국장 등 학교 측에 알려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도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안전하고 즐거운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캠퍼스 내 공간 및 시설 인프라에 대한 논의
이어서, 관정도서관의 공식 폐관 시간인 23시 이후에 소등을 시작해 학생들이 도서관을 나갈 때까지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유홍림 총장은 “당연히 조정할 수 있다”라고 답하며 엘리베이터 활용 시스템을 개선해 고층 학생들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소등 시간 역시 늦추자고 제안했다. 추가로 관정도서관 폐관 시간이 23시로 정해진 경위에 대해 “경비 문제와 캠퍼스 내 야간 안전 문제로 인해 23시에 폐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다음으로 향후 변화에 따른 공간 조정 계획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내년부터는 학부대학이 신설되면서 여러 단과대에서 인원 조정이 있을 예정이다. 질의자는 이에 따른 광역학생들을 위한 공간 확보 문제와 협소한 공간으로 인한 갈등 해결 방안에 대해 물었다. 유 총장은 “여러 비교과 활동과 캠퍼스 활동에 필요한 공간 재구성과 확충을 위해 TF팀을 구성하여 도서관, 잔디광장, 학생회관 등의 공간을 중심으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기획처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논의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본관 도서관 리모델링을 통해 관정도서관의 라운지처럼 학생들의 커먼스(Commons) 활동이 가능한 공간을 형성할 계획이다. 또한, 유 총장은 “캠퍼스 내의 활동 형태와 공간의 재구조화가 함께 연결되어야 한다”라며, “개별 단과대별로 운영되는 공간 외에도 여러 건물에 오픈 스페이스와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첨단융합학부 1층의 라운지처럼 기존 건물들을 재건축하여 열린 공간을 확충하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끝으로 유 총장은 미래지향적인 학습 환경 구축을 위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흡연 관련 민원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질의자는 서울대 내 흡연 부스가 미사용 및 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비흡연자와 흡연자가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위해 흡연 공간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홍림 총장은 “흡연 부스 설치에 대한 구성원들 사이의 의견이 분분하다”라고 답변을 시작하였다. 흡연 부스를 설치하면 해당 부스 주변 민원이 많아 설치와 철거를 반복하게 되어 이 문제가 쉽게 해결되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추가적로 금연 교육 강화와 금연 캠퍼스 조성 등의 대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 만족스러운 캠퍼스 생활을 위하여: 기타 인프라에 대한 논의 및 추가 질의응답
기타 인프라에 관한 질의로 먼저 운동시설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질문자는 파편화된 헬스장 지점들을 하나의 컨트롤타워를 두고 통합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유 총장은 “각 건물별 헬스 피트니스 시설은 해당 운영 주체에 따라 운영 실태가 다르다”라고 현재 피트니스 시설의 운영 방식을 설명했다. “그러나 학생들이 전체 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스포츠진흥원 등 담당 기관을 중심으로 통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답했다. 사설 캠퍼스 투어로 인해 학생들이 학생 식당 이용 등에서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사설 캠퍼스 투어를 법적으로 규제하기는 어렵지만, 학생 식당 등의 시설 이용에서 학생들에게 피해가 되는 부분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사설 업체에 안내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대형 버스의 무허가 주차와 관련해서도 통제 방안을 찾고 있으며, 식사 가격 차등 부과 방안과 외부인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명확히 표시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유홍림 총장은 학생들이 캠퍼스 생활과 교육 환경에서 느끼는 아쉬움과 불편을 공유하는 것이 이 자리의 취지라고 밝혔다. 유 총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캠퍼스 생활에 더 만족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한 “인프라는 단지 생활의 편의시설이나 도구적인 부분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라며 “힐링 캠퍼스와 같은 다양한 캠퍼스에서 관계, 배움, 경험을 얻으며 성장하고, 학교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떠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캠퍼스 인프라 개선의 최종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유홍림 총장의 당부처럼, 앞으로도 학생들이 여러 제안사항을 학생회를 비롯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직접 공유하여 함께 캠퍼스 인프라를 개선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서울대학교 학생기자
우현지(지리학과)
miah01@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