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L 시범사업운영단(이하 운영단) 주관 ‘LnL 시범사업 학생 공청회’가 6월 4일(화) 28동에서 열렸다. 운영단은 2022년 10월부터 생활(Living)과 배움(Learning)을 함께 하는 공동체를 구현하고자 LnL 시범사업을 진행해왔다. 이번 공청회는 그간의 성과를 토대로 LnL 시범사업의 비전과 방향성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자 개최됐다. ▲LnL 시범사업 성과 및 활동 현황 ▲2025년 LnL 확대 계획(안) ▲학생들이 바라는 점 순으로 발표가 진행됐고, 끝으로 학내 구성원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학문의 지평을 넓히는 여정과 미래를 향한 도약
LnL 시범사업은 다양한 전공과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거주하며 전인교육과 융합교육을 통해 미래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자 시작되었다. 이러한 취지에 비추어 그동안 LnL 시범사업의 활동 현황을 소개하는 운영단 김경미 전담교수의 발표가 첫 순서로 있었다. LnL 시범사업의 프로그램은 크게 교과와 비교과로 나뉘어 운영된다. 교과 프로그램은 1학기에 ‘관악 모둠강좌’, 2학기에 ‘학생 자율 세미나’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로써 학생들의 공동체 의식과 학문적 성장을 동시에 도모하며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하나의 관심사를 탐구하는 다학제적 연계를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비교과 프로그램으로는 영화 관람, 요리 프로그램, 세미나실 꾸미기 활동, 유도 및 호신술 프로그램, 다양성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또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한 미술 전시회나 인터뷰를 통한 책자 제작 등 다양한 창의적 활동도 지원한다.
김경미 전담교수에 이어 이정민 교수(경제학부)의 LnL 시범사업 성과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이정민 교수는 23학번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작위 통제 실험 방식을 통해 시범사업의 성과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LnL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복수전공, 부전공, 연계전공을 계획하는 비율이 그렇지 않았던 학생들보다 15%포인트 더 높았으며, 타 전공 학생들과의 친밀도도 더 높았다. 이정민 교수는 “LnL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다양한 학문적 관심과 넓은 시각을 가지게 되었음을 의미한다”라며 “다양한 전공을 학습함으로써 학생들은 더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되며, 이는 미래사회에서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업 성취도와 인지적 태도, 성격 등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등록금과 장학금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이에 대해 이정민 교수는 “LnL 프로그램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추적 조사가 필요하다”라며 “LnL 프로그램이 서울대학교 전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다양한 측면에서의 연구와 분석이 계속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LnL 시범사업의 날개를 펼쳐라: 확대계획과 중장기 비전
운영단 최정권 운영단장은 2025년 LnL 시범사업의 확대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LnL 시범사업은 2023년 272명의 학부생을 시작으로 2024년에는 456명의 학부생으로 확대되었다. 최 단장은 “운영단은 제한된 소수의 학생만이 아닌 되도록 많은 학생이 LnL을 경험하고 함께하기 위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5년 LnL 확대 계획은 세 가지 안으로 나뉜다. ▲1안은 사업을 919C동까지 확대하여 약 200명의 학생을 추가로 수용하는 안이다. 이는 현재 운영 중인 919D동과 유사한 환경을 제공하여 확장 시 운영이 수월하고, 또한 중장기적으로 919동 전체를 LnL 대상동으로 할 경우 지속성 있는 확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919C동은 학부생들이 선호하는 건물로, 이곳을 LnL로 전환하면 기존 학생들의 선택권이 제한될 수 있다. ▲2안은 사업을 925동과 926동까지 확대하여 약 300명의 학생을 추가로 수용하는 안이다. 이 경우 다양한 학생 생활관 건물을 활용하여 LnL 시범사업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샤워 시설과 화장실의 공용 사용 문제로 남녀 동시 선발이 어려우며, 기존 입주 학생들의 조기 퇴거가 필요할 수 있다. 또한 동 내 공용공간 부재로 LnL 교육에 어려움을 갖고 있다는 단점이 있다. ▲3안은 LnL의 현재 구조를 유지하며, 확장을 하지 않는 안이다. 이는 기존의 제한된 학생들만 LnL의 혜택을 누리게 되어, 더 많은 학생이 LnL을 경험하지 못하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학생들의 목소리로 그리는 개선의 길
총학생회 직무대행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는 더 나은 LnL 시범사업이 되기 위한 학생들의 의견을 공유했다. 먼저 LnL 사업의 운영과 관련하여 “학생들이 LnL 프로그램의 목적과 중요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홍보가 필요하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상시로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고 의결 기구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차원의 정비가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교과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학생들이 다양한 관심사를 반영할 수 있도록 강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으면 좋겠다.”, “강연 이후 진행되는 프로그램에서 라포(rapport) 형성을 위해 토론 활동을 활성화하고 체계적인 구조가 제공되었으면 좋겠다.”, “학생 자율 세미나의 지도교수 확보 방식을 개선하여 의미 있는 세미나들이 더 많이 개설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연석회의 측은 비교과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소규모 조직의 단발성 행사 참여를 반복적으로 제시하여 생활 공동체를 형성하고 학생들의 참여율이 향상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목소리에 대하여 운영단은 “충분히 고민하고 반영하여 LnL이라는 곳이 공동체로서의 다양한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장소로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학생들과 운영단 사이에서 LnL 사업의 미래와 비전에 대한 건설적인 토론의 장이 펼쳐졌다. 거주자의 성별 비율 및 재학생‧신입생 비율이 어떻게 조정되는지, 기존 학생 편의시설 및 공용공간은 어떻게 재조정될 계획인지, LnL 사업의 확대에 대한 학교와 학생의 관점 차이는 무엇인지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운영단은 거주권에 대한 학생들의 질문에는 “중장기적으로 총 거주 수를 늘려 주거 문제를 겪고 있는 지방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라고 답하며 “사업이 신입생을 대상으로 확대됨에 따라 줄어드는 사업 대상 재학생의 수에 대해서는 BTL 생활관(Build Transfer Lease, 학생기숙사 재건축 임대형 민자사업)이나 글로벌 생활관을 재정비하여 사실을 확보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LnL 시범사업 학생 공청회는 LnL 시범사업이 보여준 성과와 나아갈 방향성에 대한 운영단과 구성원의 의견을 공유할 수 있었던 소중한 자리였다. 운영단 최정권 단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공청회를 통해 LnL의 확대 방향성과 개선점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받을 수 있었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아울러 “학생들과 우리 구성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LnL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항상 고민하고 있다”라며 “LnL에 대해서 많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발전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서울대학교 학생기자
전송배(간호학과)
thrxprcs@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