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학대학은 소비자학과, 아동가족학과, 식품영양학과, 의류학과로 이뤄져 있다. 구성원들은 222동을 거점으로, 의식주를 비롯한 인간의 삶을 섬세하게 연구한다. ‘생활과학대학 Academic Festival’은 4개 학과 간 학술적 교류를 촉진하고 단과대 내 연대감을 제고하고자 작년부터 시행된 행사다. 올해 가을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 ▲학과 심포지엄 및 패션쇼 ▲생활과학대학 동문 CEO 리더십 특강 ▲대학원생 포스터 전시 등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학문과 삶, 뜻깊은 도전의 이야기
소비자학과, 아동가족학과, 식품영양학과는 이번 Academic Festival을 맞이해 심포지엄을 준비했다. 10명 이상의 학부생이 공동 수행한 연구를 직접 발표하는 행사로, 흥미로운 주제를 주도적으로 탐구하며 협력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먼저 소비자학과에서는 10월 12일(목) ‘갓생 사는 청년들, 갓생을 사다’라는 제목 아래, 젊은 세대의 ‘갓생’에 대한 동기 요인과 맥락을 다각적으로 분석했다. 식품영양학과 학생들은 11월 2일(목) ‘모두의 식단선택권 보장, 소외 없는 캠퍼스를 위한 첫걸음’ 발표를 통해 식이소수자, 식단선택권 등 의제들을 조명했다. 전체팀장 김정아 학생(식품영양학과‧21)은 “직접 비건, 무슬림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 큰 배움이 되었다”라며 “앞으로도 학내 식사에서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실현을 위해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할 것”이라는 다짐을 보였다.
아동가족학과 심포지엄은 11월 1일(수) ‘은혜 갚을 캥거루?: 부모 동거 미혼 성인의 부모 지원 인식 및 보답 의지’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전통적인 ‘효’의 개념을 넘어 성인 자녀의 ‘보답의지’를 새롭게 정의하고, 양적 연구와 질적 연구를 병행함으로써 여러 변인들을 살펴봤다. 설문에서는 자녀의 수혜 인식, 부모-자녀 관계 만족도, 어머니로부터의 정서적 지원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난 한편, 심층 면담에서는 더 많은 요소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인터뷰 과정에서 얻은 추억과 교훈이 활발하게 공유됐고, 일명 ‘캥거루족’의 의미에 한층 넓은 고민이 필요함도 논의됐다. 이번 심포지엄을 지도한 김경민 교수(아동가족학과)는 학생들의 우수한 발표에 찬사를 보내며, “연구 경험 전반에 걸쳐 배우고 느낀 바를 골고루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조언했다. 박혜준 아동가족학과 학과장은 “어느덧 27년째를 맞은 행사지만, 점점 풍성해지고 있다”라며 향후 심포지엄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한편, 학술적 이론과 실천의 만남을 강조한 동문 리더십 특강도 두 차례 마련됐다. 10월 24일(화)에 개최된 첫 특강에는 박수경 듀오정보(주) 대표이사(가정관리학과‧84)가 초청됐다. 그는 학부 졸업 후 소비자학과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은 뒤 기업계로 진출했다. ‘소통, 협력, 공감하며 함께 성장하는 리더’를 주제로 지혜를 나눴는데, 학생들에게 “받는 것보다 조금 더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당부했다. 10월 31일(화)에 진행된 2차 특강에는 이은정 라인플러스 대표이사(의류학과‧90)가 모교를 방문했다. 그는 ‘성장의 태도’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며, 겸손한 호기심을 중요한 기본기로 꼽았다. 또한 “거시적인 꿈이 없더라도 괜찮으니, 순간이 모여 인생을 만든다는 믿음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라”라고 권했다. 강연 이후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을까’라는 한 학생의 질문에, “조직의 리더는 타고난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개인적 차원에서는 우리 모두 자기 인생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라는 격려의 말을 건넸다.
반짝이는 지성과 감각으로 내딛는 발걸음
생활과학대 구성원의 정성이 담긴 행사는 강연장 바깥에서도 풍성하게 이어졌다. 10월 11일(수) 저녁에는 제42회 의류학과 패션쇼가 개최돼 서울대학교 정문 앞 공간이 들뜬 관객들로 가득 메워졌다. 이번 패션쇼의 제목은 ‘서울, SEOUL’로, 서울의 다양한 시공간에서의 무수한 감상을 주제로 9개의 스테이지가 마련됐다. 각 무대에는 젊은이들의 개성, 도시의 화려함과 고단함, 한국적 아름다움과 열정이 담겼다. 서울의 난개발 현상을 묘사하거나 지속가능한 소재를 제안하는 등, 사회적 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을 시도하는 작품들도 있었다. 학생들의 뛰어난 예술혼에 감탄과 응원이 쏟아졌다.
올해 Academic Festival의 대미를 장식한 이벤트는 대학원생 포스터 발표였다. 대학원생들의 다양한 연구활동을 공유함으로써 학부생들이 학문후속세대로서 진로 선택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획됐다고 한다. 10월 30일(월)부터 5일간 총 42팀이 최신 연구 성과를 생활대 1층 로비에 전시했다. 우수 포스터 투표도 진행됐다. 최우수 포스터로는 조은선 학생(소비자학과‧박사과정 수료) 외 8인의 ‘소비자니즈를 반영한 음성인식 AI 서비스 기술개발 우선순위 도출’이 선정됐다. 우수상은 2개 팀(이현경, 정차홍), 장려상은 3개 팀(길주현, 신혜용, 심영호)에 돌아갔다. 생활대의 여러 학문 분야에 대해 구체적으로 교류하는 장으로서, 모든 참가자 및 방문자에게 알찬 배움의 기회가 됐다.
이번 ‘2023 생활과학대학 Academic Festival’에서는 생활과학대 구성원들의 훌륭한 학문적 태도와 성취를 확인하고, 서로 화합하는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다. 생활과학대학장 이유리 교수(의류학과)는 “팬데믹 이후 다양한 대면 행사의 필요성을 절감하여, 생활대인으로서의 전문성과 자부심을 드높이고자 본 행사를 마련했다”라고 설명하며, “한마음으로 참여해 주신 학생, 교수, 직원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내년에도 더욱 풍성한 모습으로 만날 것을 약속드린다”라는 인사를 남겼다. 인간이 더 나은 생활을 영위할 방법을 깊이 탐구하는 이들의 여정이 계속해서 따뜻한 성장의 이야기들로 채워지길 바라본다.
서울대학교 학생기자
최하영(언어학과)
harongeee@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