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hat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OpenAI에서 개발한 ChatGPT는 큰 규모의 데이터를 학습해 사용자의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는 대화형 인공지능(AI) 언어 모델이다. 기존 인공지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킨 ChatGPT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공존에 물음을 던졌다. 기초교육원은 지난 3월 24일(금) 기초교육원(61동) 320호에서 〈채팅으로 배우는 새로운 경험, ChatGPT와 함께하는 학교생활〉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개최했다. 이번 특강은 이준환(언론정보학과) 교수의 강의와 차익종(기초교육원) 교수 주도의 토론으로 구성되어 ChatGPT의 활용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다.
ChatGPT와 익숙해지는 시간
이준환 교수는 강연 주제가 ChatGPT인 만큼 준비과정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ChatGPT는 강의 제목과 목차, 심지어는 이를 조합한 슬라이드 순서까지 스스로 생성했고, 강의는 실제 해당 순서에 따라 진행됐다. 강의는 ChatGPT의 기본 정보와 기능 소개로 시작됐다. ChatGPT 기능의 바탕이라 할 수 있는 GPT 언어 모델과 문장 생성 방법도 소개됐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인 GPT는 단어 조합 뒤에 이어질 단어를 예측하는 방식으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하여 단어 간의 관계를 추론한다. 사용자가 질문을 입력하면, ChatGPT는 텍스트를 토큰화*하고 언어 모델이 처리할 수 있는 숫자 형태로 변환한다. 이후 GPT는 학습된 지식을 통해 이어질 토큰을 순차적으로 예측하고 질문에 가장 적합한 형태의 조합을 다시 텍스트로 변환해 대답한다.
다음으로, 이 교수는 ChatGPT가 가진 기능을 ▲자료탐색 ▲문법 교정과 표현 개선 ▲자료 번역과 요약 ▲글쓰기 지원 등 학교 교육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제시했다. 우선 ChatGPT는 특정 주제 관련 고려 사항들을 논리적으로 구조화하여 제시해주기 때문에 글쓰기나 프로그래밍 과정에서 아이디어의 시작점으로 아주 훌륭하다고 전망했다. 특히 “글쓰기가 약한 학생들은 문장력 자체보다는 생각의 구조를 만드는 능력이 약한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ChatGPT의 도움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ChatGPT에게 긍정적인 평가자, 부정적인 평가자의 역할을 동시에 부여해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하는 방식도 아이디어 구체화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ChatGPT가 학습 과정뿐 아니라 학습평가에 활용될 수 있는 방안도 소개했다. 글의 완성도 혹은 코딩 코드의 정확성 등을 기준으로 제시하고 평가받을 제출물을 입력하면, ChatGPT는 기준에 맞춰 점수를 부여하거나 세밀한 피드백을 제시한다. 이 교수는 강의를 마무리하며, “ChatGPT의 교육적 활용도를 높이려면 입력하는 프롬프트(Prompt)**의 수준이 높아져야한다”며, 대학에서도 이러한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이 필요할 것이라 전망했다.
ChatGPT의 내일을 묻다
강의 다음으로는 차익종 교수가 준비한 "ChatGPT와 글쓰기" 주제의 토론과 신청자들의 사전 질문에 두 교수가 답하는 시간이 차례로 이어졌다. 우선 차익종 교수는 현재 학내뿐만 아니라 ChatGPT의 윤리적 활용에 대한 학계의 관심이 굉장히 높다며, ChatGPT가 교육 현장에서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지 물었다. 이준환 교수는 최근 인공지능이 생성하는 자료를 전적으로 믿는 자세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은 기반하는 자료의 질적 성격을 엄밀히 판단하지 못해 학생들은 정보를 의심하고 분별하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익종 교수 또한, “우리가 활용하는 인공지능의 원리와 구성 요소, 그리고 인간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는 인공지능 리터러시가 미래 중요한 역량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비판적인 자세를 강조했다. ChatGPT가 창의력과 공감과 같은 영역에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준환 교수는 “창의력은 많이 보고, 듣고, 베낄수록 향상되는 능력”이라며, “방대한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ChatGPT의 확장성이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글쓰기 수업을 담당하는 차익종 교수에게는 ChatGPT를 글쓰기에 활용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차 교수는 글쓰기가 단지 결과가 아니라 배움을 이뤄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말하며, 단순히 ChatGPT를 활용해 글쓰기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글을 구조화하고 정리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ChatGPT와 일자리, ChatGPT를 활용한 수업 설계와 같은 질문들이 이어지며 활발한 분위기 속에서 토론이 진행됐다.
학교 현장에서도 ChatGPT를 어떻게 활용하고 무분별한 활용을 경계할지 많은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이번 특강과 토론은 ChatGPT로 대표되는 인공지능과 대학 생활 사이 적절한 균형점을 모색했다.
*토큰화: 입력된 텍스트를 언어 모델이 처리할 수 있는 토큰 단위로 나누는 과정을 의미
**프롬프트: 생성 인공지능 분야에서 거대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로부터 응답을 생성하기 위한 입력값을 의미
서울대학교 학생기자
김규연(정치외교학부)
rbdus7522@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