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문화원과 단과대별 상담소 등 학내의 많은 기관에서는 인간관계 고민과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내 구성원들을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학생들이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이와는 별개로 특별하게 학부생들로만 구성된 동아리가 있다. 매 학기 정기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학내 구성원의 건강한 삶을 위해 힘쓰고 있는 학생심리건강지원단(이하 ‘학심단’)을 만나보자.
오늘의 마음 약 처방해 드립니다
지난 2015년 자살 예방 활동을 목적으로 설립된 대학생활문화원 산하 동아리 학심단은 심리 건강 지원이라는 폭넓은 목표를 정립하며 2019년 지금의 학생심리건강지원단으로 바뀌었다. 학심단은 매년 2월과 8월 학부 또는 대학원에 재학 중인 단원을 새롭게 선발하며, 한 기수당 25명의 단원으로 구성돼있다. 학심단은 매 학기에 한 번씩 심리 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동시에 학내 구성원의 마음을 돌아보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으며, SNS를 활용해 학내구성원을 위한 응원 문구 작성 등의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그동안 인스타그램 계정(@snumentalcare)을 통해 주로 활동하던 학심단은 접근성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5월부터 적절한 심리학적 용어를 이야기와 함께 소개하는 정기 간행물을 스누 메일을 활용해 ‘학心레터’로 공유하고 있다.
이번 1학기에 활동한 학심단 14기는 번아웃이나 분리불안 등 구성원 모두가 일상적으로 겪을 수 있는 심리적 문제들을 설명한 ‘삶이 처음인 샤내기에게’, 그리고 단원들의 격려 글과 추천 음악 목록이 담긴 ‘DJ 학심의 心플리’ 두 가지 간행물을 매주 발행했다. 지난 3월에는 인스타그램으로 학생들의 고민을 응모받아 응원의 글귀를 게시하는 ‘떨어지는 꽃잎을 잡으면’ 팝업 이벤트도 진행했다. 이번 활동 중 학심단원들이 가장 노력을 기울인 것은 2년 만의 대면 프로젝트인 ‘돌아온 마음약국’이었다. 행사는 문화관 앞에 설치된 부스에서 학내구성원들이 직접 종이에 자신의 마음속 내재된 부정적 감정을 적고 나를 위한 응원 문구 및 비타민과 초콜릿 등의 간식 약을 처방하며 마음을 치유하도록 했다. 5월 25일과 26일 양일간 진행한 행사는 총 300개의 마음 약이 조기 소진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학심단 활동을 통해 변화한 일상
이번 학기를 끝으로 지난 2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14기 단장 최인서 학생(서양화과·18)은 학심단을 통해 본인의 일상이 크게 변화했다고 전했다. 개인적으로 내면의 상처를 겪고 치유했던 경험을 해본 만큼 다른 학우들을 깊이 이해하리라는 마음에 동아리에 가입하게 된 그는 타인의 행복을 챙기는 과정이 자신에게도 많은 치유가 되었다고 활동 소감을 전했다. 특히 이번 돌아온 마음약국 행사에서 준비부터 본 행사까지의 전 과정을 총괄한 그는 참여 학우들과 직접 소통하며 본인의 마음 건강에 대해 돌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심단은 오는 8월, 새로운 15기 단원을 선발해 학교에서 ‘힐링’을 느끼는 순간을 공유하는 팝업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하루 동안 느낀 감정이나 본인의 강점과 가치관을 기록하는 마음일기 템플릿을 무료 배부할 예정이다. 최인서 씨는 학심단이 지금처럼 서로에게 선순환적인 역할을 하는 따뜻한 단체로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장 짙은 어둠도 가장 흐린 빛에 사라진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는 “구성원들의 마음에 슬픔이 있을 때 학심단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진 못하겠지만 잠깐이라도 웃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학심단 활동을 통해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학교를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리쿠르팅에 대한 홍보를 덧붙였다.
마음 건강은 균형 잡힌 삶을 위해서 필수적이다. 학심단은 학내 구성원이 마음 건강에 관심을 둘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매 학기 머리를 맞대고 있다. 학심단의 정기 간행물과 프로젝트들이 구성원 모두에게 소소한 위로와 함께 더 밝은 하루를 시작할 용기를 가져다주길 바란다.
서울대 학생기자
남나리(수학교육과)
narista00@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