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학번 신입생들의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이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예비대학’ 프로그램이 지난 1월 3일(월)부터 2월 25일(금)까지 성황리에 진행됐다. 예비대학은 입학 전 신입생들에게 학교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고 동기·선배들과 교류할 기회를 제공하는 학생처의 새내기대학과 연계한 CORE 프로그램, 대학 기초교과목을 미리 학습할 수 있는 디딤돌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CORE 프로그램 , 먼저 입학한 선배들에게 듣고 배우는 대학생활
새내기대학의 일환으로 진행된 CORE 프로그램은 1~2월 중 총 5회에 걸쳐 온·오프라인을 병행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대면 행사는 각 차수 당 신입생 250명의 신청을 받아 진행됐고, 신청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일부 프로그램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입시 일정에 따라 수시 합격생들은 1~3회 차에, 정시 합격생들은 4~5회 차에 주로 참가했다. 각 회 별로 1부는 명사강연, 2부는 학부생 멘토링으로 구성되었다.
명사강연은 신입생들이 각 분야에서 성공을 이룬 서울대 출신 명사들에게 대학 생활의 비전 설계와 목표 설정에 관한 조언을 들을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강연진은 △노정혜 교수(생명과학부) △안상일 대표(하이퍼커넥트) △오세정 총장 △최인철 교수(심리학과) △송기영 창업자(수아랩) 5명으로, 새내기대학 각 차수당 1~2명의 강연자가 나섰다.
새내기대학 1회차·5회차에 ‘열일하는 전문가로 살기’를 주제로 강연을 맡은 노정혜 교수는 “여러 가지 일을 한다는 의미에서의 ‘열일’”이라는 비유를 통해 신입생들에게 사회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전문가로 성장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노 교수는 대학 시절 수업, 동아리, 독서 등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미생물 분야에 관한 관심을 구체화한 경험을 언급하며 “대학 생활을 새로운 배움과 만남의 기회로 활용하여 능동성, 끈기, 소통능력 등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한 역량을 갖추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를 졸업한 안상일 대표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어느 과거 신입생의 인생 후기’를 주제로 새내기대학 1회차·3회차에 강연을 맡았다. 그는 창업 동아리, 인턴 활동 등 대학 시절 진로 탐색을 위해 노력한 자신의 경험을 전하며 “신입생 시기에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여 자신의 강점을 찾고, 그것을 발전시키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안 대표의 강연을 들은 박소연 학생(산업공학과·22)은 “창업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창업에 성공한 선배의 경험이 앞으로의 목표설정에 큰 도움이 됐다”고 후기를 전했다.
오세정 총장, 최인철 교수, 송기영 창업자는 각각 △미래 인재상 △it factor △수아랩 창업 스토리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학부생 멘토링은 신입생들이 학부생 선배에게 학교생활 전반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를 얻고 다양한 전공의 학우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새내기대학에서 미리 선발된 재학생 멘토 2명과 22학번 새내기 10여 명이 한 조로 맺어져 진행됐다. 첫 순서인 ‘멘토와의 시간’은 조별로 강의실에 모여 자기소개, 초성 퀴즈 등의 활동을 하는 일정으로, 이를 통해 새내기들은 멘토들로부터 동아리, 수강신청 등 각종 대학생활 팁을 얻고 학교생활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이어진 ‘팀 파워프로그램’은 캠퍼스 곳곳을 돌아다니며 조별 미션을 수행하는 일정으로, 새내기들이 복잡한 학교 지리를 익히고 조원들과 한층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도왔다. 역시 학부생 멘토링에 참여한 박소연 학생은 “음대, 인문대, 미대, 의대 등 다양한 전공의 동기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어 좋았다”며 “멘티들이 서로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준 멘토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디딤돌 프로그램, 미리 만나보는 서울대 수업
디딤돌 프로그램은 신입생들의 기초학업 수준 편차를 줄이고, 입학 전 대학 교육을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개설됐으며, 과목별 학습 목표를 이해하는 ‘인트로 강연’과 과목별 핵심 개념을 학습하는 ‘온라인 코어콘텐츠’로 나뉘어 진행됐다.
지난 1월 3일(월) 유튜브와 줌(Zoom)으로 진행된 인트로 강연에서는 △김두철 교수(물리·천문학부) △김홍종 교수(수리과학부) △이병민 교수(영어교육과) △변해선 부교수(기초교육원)가 물리, 수학, 영어, 컴퓨팅 각 교과목을 학습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에는 정시 합격생들을 고려하여 1월과 2월, 2차례로 나뉘어 신입생들의 신청을 받아 △글쓰기 △영어 △수학 △물리 △컴퓨팅 과목에 대한 수업을 제공하는 온라인 코어콘텐츠가 진행됐다. 모든 수업은 실시간 줌으로 진행됐으며, 수업 이후에는 수강생들이 문제 풀이, 토론, 실습 등을 진행하는 조교 세션에 참가하여 학습한 내용의 내실을 다졌다. 글쓰기 수업에서는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 등 다양한 고전을 읽고 ‘서사’, ‘묘사’ 등의 방식을 활용하여 직접 글을 작성한 뒤, 사전 신청을 한 학생들은 글쓰기 전문 튜터로부터 피드백을 제공받았다. 영어 수업은 말하기 실습으로 구성된 ‘발음 클리닉’, ‘텝스 특강’ 등으로 진행됐다.
기초교육원에 따르면, 이번 디딤돌 프로그램의 수강생 평균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52점으로 나타났다. 디딤돌 프로그램에서 수학 과목을 수강한 권민서 학생(기계공학부·22)은 “수업 중 문제가 오래 안 풀리면 내가 서울대에 잘못 입학한 것은 아닌지 우울해지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고민하니 끝에는 답이 나오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며 “어려운 문제를 두고 끈질기게 고민해본 경험이 지금 전공과목으로 미적분학을 공부할 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예비대학을 기획한 기초교육원 이희원 연구교수(학습지원부)는 “예비대학에 참여한 신입생들에게는 교육 이수증을 발급해주거나, 졸업 요건 중 기초교과목 이수 항목을 면제해주는 등 신입생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예비대학에 대한 계획을 전했다. 처음으로 실시된 예비대학이 대학 생활과 학업에 대한 신입생들의 막연함을 해소해주는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낸 만큼, 다음 해 신입생들의 많은 참여가 기대된다.
서울대 학생기자
김대환(농경제사회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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