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현실에서 체감하기 어려운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의 삶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매개이다. 서울대학교 다양성위원회는 매년 연례행사를 통해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돌아볼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 10월 6일(수) 다양성위원회 유튜브 채널 생중계로 개최된 추천도서 북 콘서트 역시 그 일환이다. 이번 행사는 상반기에 열린 다양성위원회의 추천도서전 전시 도서였던 〈절박한 삶〉의 공동 저자 전주람 작가와 곽상인 작가를 초청해 진행됐다.
추천도서전과 북 콘서트, 다양성 고민의 계기가 되다
다양성위원회는 지난 2019년부터 매년 다양성에 관한 도서들을 학내 구성원들에게 소개하는 ‘다양성을 읽다’ 행사를 진행해왔다. 5월 21일인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 5월 20일부터 6월 18일까지 중앙도서관 2층 북카페에서 진행된 추천도서전이 대표적이다. 이 전시를 위해 다양성위원회는 사전에 서울대 구성원을 대상으로 각자가 꼽은 다양성 관련 도서에 관한 감상과 도서 추천 이유를 담은 추천사를 공모했다. 41권의 추천도서가 선정되어 추천사와 함께 추천도서전에서 전시됐다. 추천 도서 중 일부 도서에 대해서는 저자 북 콘서트가 진행되어 저자의 생각을 직접 들을 기회도 마련된다. 올해는 지난 6월 3일 인터뷰집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을 대상으로, 10월 6일 인터뷰집 〈절박한 삶〉을 대상으로 두 차례의 북 콘서트가 진행됐다. 배유경 책임전문위원(다양성위원회)은 “다양성위원회가 아니라 구성원들이 직접 도서를 추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라며 “북 콘서트는 선정된 도서를 다시 한 번 알리고 저자와 독자가 함께 다양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라고 전했다.
〈절박한 삶〉, 북한 이탈 여성의 삶에 한 발짝 다가가기
지난 10월 6일(수) 유튜브 생중계로 열렸던 북 콘서트 도서 〈절박한 삶〉은 탈북 여성 다섯 명의 인터뷰를 담은 책으로, 남한에서 살아가는 북한 이주 여성들의 실제 삶의 모습을 보다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게 한다. 북 콘서트에서는 공동 저자인 전주람 작가와 곽상인 작가를 초청하여 책에 대한 의견과 질문을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전주람 작가는 현재 서울시립대 심리상담학과에서, 곽상인 작가는 서울시립대 교양교육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전주람 작가는 “본래 전공은 가족학인데, 우연히 이전 직장 상사였던 복지관 관장에게 제안을 받아 북한 이주민 사업 보고서를 엮다가 북한 이주민 몇 분을 만나게 됐다. 그 과정에서 북한 이주 여성들이 어떤 사람일까, 정착 과정에서 이분들의 마음에 어떤 심리사회적자원이 있었을까 호기심이 생겨 다섯 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또한 곽상인 작가는 “전주람 작가에게 책을 엮는 과정을 도와달라고 부탁받았다. 수많은 자료를 어떻게 하면 의미 있는 기록 문학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다”고 출간 과정을 밝혔다.
〈절박한 삶〉을 추천한 윤슬기 학생(환경계획학과·석사과정)은 “절박한 심정으로 북한을 떠나와 남한 사회의 언저리에서 전전긍긍, 하지만 꿋꿋이 새로운 삶을 일구어가는 북한 이주 여성들. ‘절박한 삶’은 그녀들에게 머물던 우리의 차가운 시선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고맙고 또 의미 있는 책”이라며 추천사를 썼다. 이번 북 콘서트에 참여한 윤슬기 학생은 “전주람 작가님께서 우연한 계기로 북한 연구를 하고 그게 학술적인 차원에서 더 나아가 책을 통해 대중과도 만나게 된 과정들이 환경학을 전공하면서 북한 연구를 시작하게 된 저에게도 큰 영감이 됐다”고 답했다.
이처럼 다양성위원회는 북 콘서트를 포함해 추천사 공모전, 추천도서전 등 책을 통해 다양성에 관해 생각해볼 기회를 다수 제공하고 있다. 배 책임전문위원은 “바쁘더라도 가끔은 앞만 보지 않고 옆을 보는 일이 필요한데, ‘다양성을 읽다’가 학생들에게는 그러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참여를 독려했다. 바쁜 나날이지만, 기회가 된다면 여러 ‘다양성을 읽다’ 행사에 참여하며 잠시나마 옆을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대학교 다양성위원회 : https://diversity.snu.ac.kr/
서울대학교 학생기자
강유진(동양사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