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은 등 근육에서 나온다’라는 어느 작가의 말처럼 즐겁고 알찬 대학 생활에 건강관리는 빼놓을 수 없다. 서울대학교 보건진료소는 1957년 이래로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서울대 구성원의 건강관리와 보건향상에 힘써왔다. 2013년도부터는 학생건강검진을 대폭 확대하여 학부와 대학원 재학생뿐만 아니라 휴학생까지도 보건진료소에서 연 1회 무료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체성분 검사부터 혈액검사까지 구석구석 살펴보는 나의 건강 상태
서울대학교 학생건강검진은 사전 온라인 예약과 건강 설문이 필수이다. 보건진료소 홈페이지를 방문해 가능한 날짜와 시간 중 원하는 시간대를 고르면 검진의 첫 단계인 건강 설문으로 넘어간다. 식사 및 운동 습관과 같은 일반건강에 대한 설문은 물론이고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정신건강에 대한 설문도 광범위하게 이루어진다. 본격적인 검진은 혈압과 시력 측정에서부터 시작된다. 혈압 측정의 경우 격한 움직임이 있으면 정확히 측정되지 않으므로 측정 전 10분가량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기본적인 신체 계측 후 세부 검사의 첫 순서는 흉부 방사선 검사이다. 방사선이 상반신을 투과하므로 탈의실에서 금속이나 플라스틱을 제거하고 검사를 받는다. 다음 체성분 검사에서는 전문 기기(Inbody 770)를 사용해 부위별 체질량 지수와 체수분까지 세부 항목의 검진이 가능하다. 체성분 검사를 마치면 검사실 바깥의 도우미들이 소변검사 시트를 배부하며 검사 방법을 안내한다. 근거리에 화장실이 위치하기에 제출이 편리하다. 소변검사에서는 요산이나 공복 혈당 등을 검사해 신장 기능 및 당뇨 여부를 알 수 있다면 마지막 혈액검사를 통해서는 혈중콜레스테롤 농도 등을 알 수 있다. 검사의 총 소요 시간은 1시간 반 내외이며 검사 결과는 7-10일 이후 보건진료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상세 검사결과지에는 공복 혈당, 간염 항체 형성 여부 등 전문적인 항목들이 수치로 자세히 나타나 있다. 비의료인들을 위해 각 항목의 검진 결과가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되어 있으므로 누구나 자신의 결과를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치료 못지않게 중요한 주기적 건강경보기
이처럼 무료 건강검진을 상시 받을 수 있음에도 여전히 많은 구성원은 보건진료소를 학내 응급시설로만 생각한다. 실제로 보건소를 방문하는 구성원 중 대부분이 가볍게는 벌에 쏘이거나 손가락에 가시가 박혀서, 심하게는 실험 중에 화학 물질에 노출되는 등의 예기치 못한 사고로 보건소를 찾고 있다. 특히 학부생과 같은 청년층은 젊은 나이를 과신해 피로가 심해지거나 소화가 어렵다거나 하는 등 눈에 띄는 불편함이 없을 시엔 건강검진을 위해 보건진료소를 자주 찾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위험한 생각이다. 박형준(보건진료소 가정의학과) 교수는 “실제로 관찰해보니 젊은 층에서도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라며 단순히 어리다고 안심하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이어 박 교수는 최근 코로나 상황의 지속으로 운동도 쉽지 않고 친구들과의 술자리 대신 ‘혼술’이나 야식 섭취 등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으로 생활하는 사람이 늘고 있음을 지적했다. 동시에 그는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심지어는 당뇨병에 걸려도 별다른 증상을 못 느끼는 경우도 많으므로 건강검진에서 이를 진단받고 뒤늦게 놀라는 구성원들도 늘고 있다“라며 우려했다. 박 교수는 질병을 조기 발견하여 진행을 막고 예방하는 것이 발병 후 관리보다 더 유익함을 설명하면서 “화재 뒤 불을 신속하게 잘 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손실된 생명과 재산은 돌이키기 힘들다. 화재 예방을 위해 가스 밸브나 전열기를 확인하듯 신체 및 정신건강 상태도 정기적으로 확인하여 문제 여부를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정기적인 건강검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보건진료소는 이비인후과, 피부과, 정형외과 등 총 9개의 전문 진료과목들의 협업을 통해 건강검진 외에도 금연 치료나 독감, 간염 등의 예방접종을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구성원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도 가까운 거리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도 물론 무시할 수 없는 메리트이다. 서울대학교 보건진료소는 구성원에게 무료 진료 및 처방전 발행(일부 진료과목 제외)하여 의료복지 향상을 도모한다. 새 학기를 맞아 서울대학교 보건진료소 홈페이지를 방문해 나의 건강 신호등을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대 학생기자
이채연(국어국문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