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한 곳에 기술재능기부를 실천하다
서울역에서 ktx 열차를 타고 1시간 반,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가 자리하고 있다. 거문금당사랑봉사회는 이곳 평창캠퍼스의 시설관리팀을 주축으로 지역주민들을 위해 활동하는 봉사회다. 2018년에 발대식을 가진 봉사회지만, 처음부터 봉사회의 골격을 갖췄던 것은 아니었다. 어느 날, 평창캠퍼스 직원이 동네로 내려가 밥을 먹다 그 가게의 전등 상태가 좋지 않은 걸 발견했다. 몇 명의 직원들이 다시 들러서 가게의 전등을 수리해주고 지역 주민과 좋은 관계를 맺은 것이 지금의 거문금당사랑봉사회가 됐다. “다른 농촌 지역도 비슷할 텐데 지역의 어르신들이 거주하시는 집이 모두 오래됐어요. 전기, 난방, 소방의 문제로 조그맣게 계속 불이 나요. 우리가 한 번씩 점검만 해드려도 지역 주민분들이 조금 더 안전하게 생활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3년이 지난 지금, 자발적으로 한두 명씩 모이면서 봉사회 회원은 50명이 넘었다. 그동안 여러 집에 찾아가 편의를 해결해준 덕에 거문금당사랑봉사회를 향한 지역 주민의 호응은 대단하다. 사랑받는 봉사회의 비결은 ‘꼭 필요한 곳에 실천하는 봉사’. 그들은 지역의 이장님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찾아가 안전 점검을 하고 노후화된 형광등을 LED 등으로 교체해줬다. 소화기가 필요한 집에는 소화기를 비치해주고, 작년엔 유독 습한 날씨로 힘들어하는 가구에 제습기를 사서 전하기도 했다. “농촌이다 보니 형식적인 봉사보다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봉사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벽은 허물어지고 동료애는 깊어진다
거문금당사랑봉사회의 단원들에게 지역에서 봉사하면서 지역주민과 기억에 남는 일이 없는지 물었다. 전기공사하러 방문한 집의 고추밭에 비료를 뿌린 일, 등을 교체하러 갔다가 감자를 캔 일 등, 이야기에서 지역 주민과의 친밀함이 느껴졌다. “산 중턱에 집이 하나 있었어요. 다른 집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전기, 소방 쪽에서 열악했죠. 저희의 기술로 그 집에 무언가를 해줄 수 있다는 게 뿌듯했어요.” 거문금당사랑봉사회는 주로 전기팀, 소방팀, 기계팀에서 두 명 정도 팀을 이뤄 봉사를 나간다. 봉사를 나간 팀원의 업무는 캠퍼스에 남아있는 다른 팀원이 도맡아 해결하는 식이다. “캠퍼스에서는 다른 팀과 함께 일하는 업무가 없어요. 그런데 봉사회로 나가면 팀의 구분이 사라지고 그냥 거문금당사랑봉사회죠. 자기 기술의 벽이 허물어지고 협력하는 경험을 하게 돼요. 그리고 무엇보다 봉사할 때 제 자리를 채워주는 다른 동료에게 고맙죠.” 봉사회에게 봉사의 어려움은 없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역주민들에게 현물을 전달할 때 느끼는 재정적인 부분이라고 했다. “마을회관에서 많은 어르신이 끼니를 해결하세요. 마을회관에 더 많은 쌀과 간식을 전해드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재정적인 한계가 있죠.” 봉사회는 코로나19로 작년부터 재능기부보다는 지역 주민과 평창캠퍼스 내 코로나19 방역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도 평창캠퍼스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다른 캠퍼스와도 함께 협력해서 봉사하는 시간이 생기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