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심한 소통, 따듯한 환대를 이루다
2020년 3월, 신입생 입학식이 연기되고 수업마저 온라인 강의로 대체된 초유의 학기. 2월 초 진행된 새내기 오리엔테이션은 20학번 신입생들이 함께 모여 담소를 나눌 수 있던 유일한 공식 행사가 됐다. 새내기 오리엔테이션은 학교 소개부터 팀빌딩 프로그램, 캠퍼스 투어까지 종일 이루어지며, 총 3회 일정으로 꾸려진다. 이를 위해 본부 학생지원과, 멘토단이 주축이 되어 5개월간의 준비 과정을 거친다. 올해 멘토단은 어떤 마음으로 새내기 오리엔테이션을 준비했을까. “대학 생활하면서 인프라 구축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는데, 새내기 OT는 학교생활 하면서 유일하게 다른 학과 친구를 알아갈 수 있는 자연스러운 기회잖아요. 무엇보다도 학교에서 직접 챙겨준다는 느낌을 받는 건 이때뿐이에요. 그래서 이번 새내기 OT에 참석하는 새내기들은 따듯한 환대와 서로에 대한 친밀감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멘토단은 먼저 새내기를 위한 구체적인 매뉴얼을 만들어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재학생 멘토들에게 전달했다. 행사가 열리는 문화관 대강당으로 오는 길부터 프로그램이 끝나고 뒤풀이가 마무리될 때까지 모든 새내기들을 세심하게 관리하기 위함이었다. 또 멘토단은 한겨울에 드넓은 캠퍼스를 걸어야 하는 새내기들의 고충에 공감하고, 꼭대기부터 정문까지 왕복 운영되는 버스를 배치해 처음 학교에 발 딛는 새내기들이 더 편안하게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이끌었다.
올바른 사회적 가치를 담아내다
멘토단은 3회에 걸친 오리엔테이션 사이에 익명의 피드백을 진행하며 새내기 OT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애썼다. 1차 오리엔테이션의 피드백을 2차에 적용하며 작은 문제도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기에 마지막 행사에 더욱 기대가 모였다. 그런데 3차 오리엔테이션을 앞두고 코로나19 감염이 국내로 확산됐다. 당시 국내 확진자는 10명 남짓으로 많지 않았지만, 2천여 명의 새내기가 참여하는 행사를 총괄하는 멘토단에게는 책임감 있는 결단이 필요했다. “오래 준비하고 노력한 만큼 아쉬움이 정말 컸어요. 평소 성격이라면 강행했겠지만, 서울대 새내기 OT의 사회적 의미를 생각하면 그럴 수 없었죠. 3차 새내기 OT를 기다렸던 900명의 새내기가 너무 안타까워서 선물 900개를 모두 포장해 발송했어요.” 게다가 이번 새내기 OT에서는 행사의 꽃이라고 불릴 만큼 매년 인기 있던 풍선 날리기 행사가 폐지됐다. 멘토단 차원에서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해 풍선 날리기 행사를 과감하게 없애고, 컬러 폭죽으로 대체 행사를 마련한 것. 매년 한 아름 풍선을 들고 예쁜 사진을 남겼던 멘토들에게는 미안했지만, 서울대학교 새내기 OT의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도 긍정적인 일이었다. 새내기 OT의 준비부터 시작, 그 끝까지 새내기를 향한 선배들의 넘치는 애정과 따듯한 환대의 마음은, 얼굴을 마주하지 못한 채 집에서 아쉬움을 달래는 20학번 신입생 모두에게 은은한 위로와 감동으로 닿을 것이다.